MBC노조, 회사 편성정책에 일침…"비용대비 수익이 유일한 가치인가" 정은경 기자 ( pensidre@mediatoday.co.kr)   "회사는 새해 경영전략 회의를 통해 매출, 경쟁력, 영업이익, 공공성 등 4개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회사는 지금 경쟁력 1위라는 가시적 성과 외에 무엇 하나 책임 있게 실천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KBS <뉴스9> 시청률을 앞서는 경향을 보이는 등 MBC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경영진의 편성철학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상훈)는 지난 30일 발행된 노보 '편제민실위 보고 2006년 결산'에서 "매출과 경쟁력, 영업이익 등 상업적 잣대가 공영성을 옥죄는 형국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3월 '고비용 저효율' 프로그램 구조조정? MBC는 오는 3월초 있을 프로그램 부분조정에서 <베스트극장> <김동률의 포유> <두뇌발전소 Q> 등을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 프로그램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MBC본부는 "최근 경쟁력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비용 대비 수익이라는 시장의 우상에서 한 발 벗어난다면 본사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표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베스트극장>의 경우 신구세대를 막론하고 PD들에게는 창의성의 실험장이었으며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으로 큰 역할을 한 바 있고, <김동률의 포유>는 재즈, 록, 포크, 블루스 등 수준 높은 대중음악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두뇌발전소 Q>는 신설 당시 자화자찬도 했듯이 새로운 개념의 과학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수익' 외에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MBC본부는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문화적 다양성, 실험성, 공익성 등 여러 요소를 배제한 채 철저히 비용과 수익이라는 두 단어로만 평가하겠다는 것은 공영방송 경영진으로서 너무도 몰상식한 인식의 발로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드라마 편성 타사 압도…'공영방송 MBC' 정체성 흔들려 MBC본부가 1월 셋째주(15~21일) 방송 3사 편성표를 조사한 결과 드라마 편성 횟수 및 시간에서도 MBC는 타사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편수로 따지면 MBC 27편, KBS2와 SBS 26편, KBS1 22편 순이고, 편성 시간으로 따져도 MBC 1595분, SBS 1530분, KBS2 1420분, KBS1 970분 순으로 MBC가 가장 많았다. MBC본부는 "최근 방송계 안팎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드라마 과다 편성이 본사에서 비롯됐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라마국 구성원들 역시 무리한 편성으로 인한 프로그램 질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고효율' 프로그램으로의 집중이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지역방송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MBC본부는 "본사 프라임 타임의 주요 시간이 드라마와 예능 위주로 편성되면서 공영방송 MBC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며 "경영진은 차제에 교양물과 지역방송물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