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대필 작가입니다.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한 분과 공동 작업도 해봤습니다. 번역도 몇 편 했고요. 하지만 온라인에서 쓸 때 대충 씁니다. 그래서인지 덩덩덩 님이 쓰신 본문의 논리가 참 엉성하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대필 작가로서 하나 덧붙이자면, 이른바 얼굴 마담에 불과한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과 몇 번의 대화를 나눠보고, 한 줄 글을 받고, 그 사람과 느낌을 공유한 것은 대필 작업에 엄청난 '영감'을 줍니다. 대필자는 그런 '영감'을 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집필 기계'가 될 수도 있답니다. 그만큼 기획자가 '물어온' 필자가 주는 영감은 책에 있어 핵심적입니다. 그 영역에서, 나름의 고통어린 수련을 통해 얻은 영감이란 거 결코 무시 못합니다. 한국일보 기자께서 '몇 줄의 메모'에 불과하다고 사자후를 토하신 거 보고,  가소롭더군요. 저는 그 몇 줄의 메모가 얼마나 소중했는 지 모르는데 말이죠. 그걸 가지고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누고 또 집필 하니까요. 영감을 얻고요...... 개인적인 바람으론 더 많은 양의 원소스를 줬으면 하지만, 현실적으로 글쓰기 훈련을 별로 받을 기회가 없는 척박한(!) 한국적 현실은 인정하려 합니다. 저는 이번 사태 보면서, 좀 현실적인 제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대필자들이 바라는 건, 정지영 씨나 한젬마 씨에 대한 비난이 아니랍니다. 데 온통 거기에만 초점이 맞춰지더군요. 솔직히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글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나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심지어는 미국의 유명작가 스펜서 존슨 같은 사람도 자기 이름으로만 책을 내지만 공동 집필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책의 퀄리티가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선물> <선택> 같은 책들 비교해보시길. 그리고 <마시멜로 이야기>를 호아킴 데 포사다가 썼을까요? 그 사람 그렇게 한가하게 원고 쓸 여력 있는 사람 아닙니다. 저자 프로필만 보셔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컨설팅 일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거든요.^^) 또한 현대의 출판 환경에서 저자란 감독과 비슷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편집자는 프로듀서가 되어가고 있지요. 대필자는 퀄리티 높은 책을 내기 위해서 세계 어디에서나 꼭 필요한 '분업 생산 체계'의 중요한 구성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교정-교열자 하고 대필자를 부디 구별하시기 바랍니다. 정지영 씨나 한젬마 씨에 대한 욕들 그만 하시기 바랍니다. 출판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정지영 씨가 한 거 없이 좀 오버가 심했던 것이지만 한젬마 씨는 전 분명 다르다고 봅니다. 한국적 출판 현실에서 매우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부디 예쁘고 나름 잘 나가서 욕먹는 '된장년 신드롬'의 피해자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대필자의 저작권리에 초점을 맞춰주셨으면 한다는 게 요지입니다. 저자가 직접 쓴 감사의 말에 명확히 표기가 되고 원고지 몇 매당 얼마 식의 헐값 대우를 개선하는 게 (저는 다행히 인세 조건입니다, 출판계의 '귀~한' 남자라서 받는 특혜죠) 문제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잘가는 사이트에서 공감 되길래(개인적으로) 퍼왔습니다. '백작지미' 라는 닉네임을 가지신 분의 글인데 추천을 많이 받아 공지사항 다음으로 올라가 있더군요..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