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현재 고2의 꿈 많은 한 소년입니다. 중학교시절 잠을 아끼며 "사실은..."을 시청하면서 언론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자라는 꿈을 진지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기자가 되고 싶은 열정이 강합니다. 사실 KBS 기자가 되고싶거든요... 청와대를 출압하는 정치팀기자... 지금 내년에 있을 수능을 앞두고 참 불안 해요...공부도 잘안되고 머리도 많이 아파요... 수능으로 결정되는 미래에대해 불안 합니다... 기자님 께서는 이시기는 어떠하셨는지...그리고 어떠한 공부를 하셨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그리고 책도 좀 추천 해주셨으면... 언제나 이상호기자님의 그 용기에 존경을 표합니다. ============================================================ 답신: 안녕하세요. 이상호 기자입니다. 고2 때를 생각해보니까, 그때 저두 참 힘들었더랬어요. 자꾸 여기저기 아프고 책상에 앉으면 잠만오구 말이죠. 정말 힘들었던것 같네요. 말씀하신 것 처럼 시험에 대한 불확실성과 인생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들이 늘 엄습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후배 생각하니까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입시가 인생에 닥쳐올 시련의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어쩌면 '0'점 짜리 위안이되겠지만 그래도 사실입니다.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니 즐기는 수 밖에 없다 이겁니다.   어떻게 즐기느냐구요? 이를테면 국어공부를 위해서는 짬짬이 중-단편 소설들을 많이 읽으세요. 국어 시험에 일단 직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국문학사도 이해할 수 있지만, 여러 작가들의 경향이나 시대상, 문학적 기교도 배울 수 있습니다. 그 보다도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과 문학적 감수성도 키울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 생활하는데 너무도 중요하답니다. 기자는 건강한 상식을 지닌 생활인이어하거든요. 편벽한 관심은 기자에게 독입니다. 그러니 골고루 읽으세요. 정치, 사회,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로 책을 많이 읽으세요. 짧은 수상록이나, 조금은 무거운 사회과학 저작들.. 예를들면 자유론이나 사회계약론 나아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얇은 책들.. 이런것들 읽어두시면 내용은 생각이 가물가물하더라도 책표지는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 그게 큰 재산이 됩니다. 모르는 사안에 대해 그리 겁나지 않게되지요. 물론, 논술 시험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까.. 요는 눈앞의 시험을 단기적 억압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긴 인생을 싸워나가는데 좋은 예비 훈련이라고 생각하세요. 단지 좋은 성적 만을 내기 위해 공부하지 말고, 평생 도움이 될 것을 미리 준비해놓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긴 인생을 위한 준비..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겠지요? 만일 실수로 시험을 망치더라도 우리 후배 마음속에 있는 지식과 감성은 그대로 남아 다음 관문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보증수표로 남을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생각한다면, 어학이나 과학 지식 같은 것도 무의미하게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시험이 무서운 괴물이 아니라 우리 후배가 더 내실있는 준비를 갖춘 대기자가 되도록 격려하기 위한 장치라고 받아들여보세요. 자동차의 차선과도 같은 '고마운 강제' 말이죠. 그리고 아주 중요한게 하나 있습니다. 가급적 매일, 자주 일기를 쓰세요. 자신의 내면 감정에 대해서도 글로 풀어낼 수 있게 노력해보세요. 또한 자신을 둘러싼 특정 사안에 대해 좀 무거울 지라도 논리적인 생각을 담은 글도 써보세요. 자주 쓰는 만큼 내면의 실타래도 커져갑니다. 어때요. 그리고 함께 나눌만한 내용이 있으면 이곳 홈피 게시판에 한번 올려보세요. 그런 날들이 하루하루 쌓이면 우리 후배는 충분히 그대가 원하는 곳에 원했던 모습으로 살게 될 겁니다. 그럼.. 글 기다릴께요. 우선 무더위 부터 잘 이겨내기 바랍니다. 어때요? 이젠 아침 저녁으로 지낼만 하지않나요. 여의도에서 이상호 아저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