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생각을 매일 쓰고 싶었다. 매일 생각은 하니까.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쓸까 말까 망서리며 몇날을 보내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이런저런 현실적 제약을 넘어 컴퓨터 앞에 이르게 된다. 때론 오늘 처럼 취기에 이끌리기도 한다. 희망은 있는 것일까. 나 스스로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원하며 하루를 숨쉬는 사람이지만, 비주류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우리사회 정당한 희망의 구현을 기대해 보는 사람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참 멀리도 흘러 내려와 있다는 생각이다. 세상으로 부터 멀어져 이제 하루 만큼의 죽음을 준비해야할 시각. 새벽 두시. 핸드폰 외장 시계는 이제 낯익은 숫자를 가리키고 있다. 며칠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오늘도 그랬다. 사람들을 찾아 참 먼 길을 헤메다녔다. 구석구석 찾아 다닌 곳 마다 진정 대면하고 싶지 않은 우리사회의 나신이 부끄러운 상처를 드러내고 있었다. 어제도 오늘도. 가는 곳마다 우리사회가 내버린 희망들이 울고 있었다. 물난리로 자식을 죽이고 공사판을 전전하는 한 아버지도 만났다. 하루 아침에 삶의 모든 근거를 송두리째 상실한 그가 정부로 부터 받은 돈은 보상금 5백만원이 전부. 국민성금이 천3백억원도 넘게 걷혔다는 뉴스를 들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돈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성금은 그의 상처를 곪게하는 또 다른 이름의 고통이었다. 몇개의 산과 다리를 건너 도착한 또 다른 산속엔 국민성금으로 창고를 짓겠다며 구입해 놓은 부지가 있었다. 축구장 넓이의 7배가 넘는 창고 부지에는 창고는 커녕 고급 전원주택 부지조성이 완료된 채 공사가 중단돼 있다. 문득 피가 끓어오른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창고건축이 어려운 땅을 비싸게 구입해주고 뒷돈을 챙긴 구호협회의 간부는 구속됐단다. 지자체 건축담당은 창고를 지을 수 있는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한다. 희망은 있는가. 정녕 우리에게 정의는 존재하냐는 말이다. 고발기자를 자처하며 기자질을 절어온지 이제 9년차. 왜 이리도 세상은 '사악'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지. 의혹이 있는 곳을 파면 언제나 그곳엔 비리가 또아리 틀고 있었다. 오늘도 그런 고통스런 확인의 날들중 하나이고 말았다. 앙드레 김을 만났다. 아름다운 재단에 패션쇼 수익금을 기부했다. 대구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란다. 여력이 있으면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고 싶단다. 그의 의지가 그의 의상만큼 창백하다. 그에게 힘을... 우리의 '희망' 대통령이 흔들리고 있다. 덜떨어진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치도곤을 당하고 전격 스카웃된 장관은 곧 내몰릴 판이다. 국민을 만족시킬 만한 사람이 없단다. 누구를 내세워도 마찬가지란다. 아직 자리를 못잡고 있는 교육장관 후보감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입맛에 맞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한때. 욕된 세대가 모두 도태되야 새세상이 열릴 거라고 핏대를 세우던 친구가 있었다. 그들의 도태를 주장하던 우리 세대도 이제 서서히 도태되어 간다. 희망을 간직한 사람들이 그립다. 도저한 우리시대의 전도된 가치를 어찌할 것인지. 마음의 끝자락을 잡을 수 없는 오늘, 희망을 찾아 상호생각은 아마도 꿈속으로 이어질 것만 같다. 하지만 기적처럼 내일이 또 주어진다면 버릇처럼 나는 또 희망을 찾아나설 것을 안다. 진정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 것일까. (주: 정돈되지 않은 글, 부끄러워도 지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정말 가관이군요. 이번주 일요일 밤 9시 50분, 시사매거진 2580에서 국민성금의 실체를 고발하는 '그 돈이 어떤 돈인데' 편을 방송합니다. 많은 시청바랍니다. 희망 없는 시대, 바로 여러분들만이 희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