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위암 말기 진단과 함께 '수술불가', '생존율 5% 미만'이라는 판정을 받았던 장진영씨. '남은 시간은 3개월 뿐'이라는 사형선고를 받고서 장진영씨측은 마지막으로 구당 선생에게 치료를 간청해왔다. '모든 암환자들에게 침뜸의 치료 효과를 알리자'는데 양측이 동의해, 임상 내용의 공개를 전제로 치료가 시작됐다. 오랜 치료 기간 중 구당 선생은 한 푼의 치료비도 받지 않았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2008년 9월 29일부터 88일간, 거의 매일 새벽마다 피를 말리는 치료가 이뤄졌다. 이미 환자의 배에는 복수가 그득했고, 시한폭탄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침뜸을 알리겠다며 94세의 노인 구당은 80년 임상 인생 전부를 건 도박에 뛰어든 것이다.   2008년 12월 22일. 숨죽여온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공개된 병원의 진단결과는 실로 '기적'에 가까웠다. 말기 암이 '위암 2기' 수준으로 호전된 것이었다. 하지만,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상당히 건강을 회복하게 되자 장진영씨는 병원의 침뜸시술 금지권고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진단 결과가 나오고 3일 뒤인 12월 25일을 마지막으로 장진영씨는 구당 선생의 침뜸 치료를 중단하게 된다.   다음날 장진영씨는 연인과 팔라우로 여행을 떠났고, 침뜸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만류하던 구당은 밤낮으로 진영씨의 안부를 물으며 초조해했다. 귀국 후 진영씨는 병원 치료에만 전념하게 되었고, 구당 선생과는 더 이상 전화 연락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병원의 제5차 항암제 투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진영씨는 전에 없던 복부 팽만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진영씨가 뒤늦게 구당 선생에게 치료를 부탁해왔다. 하지만, 이미 구토 증세가 심해 정상적인 진료는 이뤄지지 못했다. '구당 선생이 2월까지 장진영씨를 치료했으며, 침뜸 때문에 위에 탈이 생긴 것 같다'는 남편 김영균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침뜸 치료가 비과학적이라고 여긴 김영균씨는 구당 선생의 진료가 이뤄지던 세 달 동안 단 한 번도 치료 현장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 매니저에게 전화만 해봤어도 그 같은 중대한 실수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책, <마지막 선물>에 나오는 침뜸 관련 내용들은 그래서인지 거의 하나같이 사실과 동떨어져 있다. 아내가 숨진 뒤 얼마 안 돼 황망한 가운데 내놓은 책이다 보니 아무래도 기록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상곤 한의사와 한의사협회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의기양양하게 김영균씨의 책을 인용, '구당 선생이 장진영씨를 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엉터리 침뜸 치료를 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는 기존의 거짓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왔다. 구당 선생이 사실과 다르니 명예훼손을 그만 하라며 형사 고소까지 한 뒤였는데도 말이다. 성명을 담은 보도 자료가 배포됐고, 도하 언론 지면은 또 다시 구당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모양인지, 일간지에 구당 선생의 봉사 정신을 폄훼하는 하단 전면광고를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아예 도표까지 만들어 구당의 치료 내용을 사기극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여배우의 안타까운 죽음과 그를 사랑한 남편의 순애보를 어느 누구도 밥그릇 보위의 수단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