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이글은 이곳 자유게시판에 로또에 관해 의견을 올려주신 강경태님의 글에 대한 답글로 쓰여진 것입니다.) 제가 로또에 대한 관심을 갖게된 건 지난해 가을부텁니다. 사실 지난 9년 동안 취재전선에서 복권에 관한 꾸준한 아이템을 취재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봄에는 최규선씨와 관련해 타이거풀즈도 취재했었죠. 타이거풀즈 역시 복권으로서 자신이 직접 숫자를 고른다는 의미에서 일종의 로또라고 볼수 있죠. 그런 와중에 전격적인 로또의 출현은 탐사기자로서의 제 식욕을 돋구는 이슈였습니다. 로또... 로또에 대한 자료가 제 취재파일에 쌓일수록 그것은 단지 로또라는 신종 복표에 제한된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반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테면 기존에 복표를 발행하던 정부 산하 부처들이 연합군 식으로 뭉쳐서 수익성이 높은 로또를 만들자고 작당한 자체도 우습지만, 그 보다 무서운 것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로또의 매주 판매고와 또 은행과 판매점 마다 길게 늘어선 줄 -  바로 우리 욕망의 길이(length)입니다. 물론 언론에서 로또 자체의 문제도 지적해야겠죠. 하지만 그것은 결국 로또의 논리를 키워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수익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라. 원자재는 국산을 써라. 뭐 이정도겠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언론이 백날 그런 하부적인 문제를 거론해봤자 당사자들은 오히려 눈감짝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로또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효과적일까. 보다 문제에 근접할 수 있을까. 지난주 일요일 밤 조영남씨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날은 마침 그와 절친한 후배인 이경실씨가 남편의 구타로 인근 병원에 입원한 날이어서 조영남씨 옆에 있었던 저는 이경실씨의 구타 사건을 고스란히 특종할 수 있었죠. 조영남씨는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로또 복권이 한주에 수천억원어치가 팔려나가는 나라. 그것을 구입하는 수백만의 사람들. 이 나라에서 나는 못할게 없겠구나."라고 말이죠. 물신과 한탕주의에 쏠리는 맹목적 다중에 대한 안타까움을 자괴적으로 표현한 말이었고, 저 역시 그의 자괴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한탄일뿐 로또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못했습니다.     조영남씨와 둘도 없는 친구인 도올 김용옥씨는 얼마전 문화일보 지면을 통해 로또 열풍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주에 수천억원 어치 로또를 구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2235억원의 대북 송금을 문제삼는 것은 반통일적'이라는게 요지였죠. 결국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지만 감정적으로 일견 받아들일 수도 있는 문제제기라고 생각합니다. 로또 해법을 찾던 제게 눈에 탁 띄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국민일보 김지방 기자가 '하나님은 로또 원치 않는다'는 제목으로 쓴 기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로또문제의 해법은 건강한 자본주의 정신의 회복을 통해서면 모색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정직,근면,절제'라는 기독교의 세가지 삶의 원리를 통해 불로소득을 인정하지 않는 청교도적 삶을 구현하는 것. 그것만이 로또 광풍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지방 기자는 기사 후미에 친절하게도 잠언 귀절을 인용해 두었더군요. 맹목적 자본주의를 반성하는 제3의 길로 모두가 부자가 되는 민주적 합의체로서의 경제질서를 기대해봅니다.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언 30장 8,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