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새벽 4시. 진한 어둠 속에서 안식을 찾은 대지는 신비로운 밤 하늘의 진실과 비로서 맞닿을 것만 같다. 머지않아 아침이 열리면 곧 하늘과 땅은 또다시 남처럼 갈려 제각기 헛된 추구를 열망할지도 모르지만. 조금전 오늘자(2/16) 방송 녹화를 마치고 꿈결같이 먼 88도로를 달려 남양주 우리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보고 싶던 친구를 만나듯 노트북을 켜고 고발뉴스 사이트를 마주한다. 지난 보름 남짓 오늘 방송을 위해 취재를 다니면서 마음은 온통 고발뉴스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본디 밥벌이 수단이 기자질이고 보면 취재는 철저해야할 일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몇날은 사이트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사실이다. 지금 제보란에는 익명을 포함해 여러 단체와 직군의 시민들로부터 답지한 귀중한 취재정보들이 쌓이고 있다. 그 사연들을 다 어떻게 처리할까. 걱정이 태산이다. 모두가 고발뉴스의 순수성과 싸움에 대한 의지를 믿고 보내주신 것들이다.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도록 취재하고 걸러서 다시 돌려보낼 것이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의견이나 공개 제보들도 마찬가지다. 본디 답변을 바라고 쓴 글들이 아닌 것도 많지만 그래도 답변하지 않는 것은 예의라고 볼 수 없다.   제보와 의견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우선이다. 잠을 더 줄여서라도 하나하나의 사연과 만나야겠지만 별도의 확인이나 취재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서 문제다. 내부고발을 활성화 하기 위한 '소금창고' (아름다운재단 내 '의인기금'의 하위전문기금)를 견고히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고발뉴스의 상근-비상근 간사제를 운용하기 위한 기초자금 확보도 절실하다. 이들 간사들이 고발뉴스의 살림꾼이 될 것이다. 고발뉴스에 대해 imbc나 mbc에서는 아직 관심이 없어보인다. 기자 하나하나의 특성적 기능에 매치된 홈페이지를 지원하지 않고서 도대체 어떻게 인터넷 시대 방송뉴스 컨텐츠 개발을 이야기 할 수 있단 말인가. 허- 참. 녹녹지 않은 고발뉴스 홈페이지 운영을 혼자 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 몇차례에 걸친 회사측에 대한 지원 요청이 거부되었기 때문이다. 기자 업무의 외연을 스스로 넓히고자 하는 조직원의 의지를 그들은 꺾고 있다. 그러면서도 회사는 지금 인터넷 뉴스 전담 부서를 만들겠다고 부산하다. 자신들이 하려고 하는 일의 의미를 회사는 제대로 알기나 하는지 정말 궁금할 때가 많다. 사내외적 격변기. 여의도엔 하루에도 수많은 화제거리가 던져진다. 이런 저런 대화는 결국 회사 문제로 귀착된다. 그럴때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선후배 동료들과 이야기가 깊어 질수록 담배만 더 피우게 된다. 그래서인지 돌아가는 길엔 속이 더부룩하다. '그래, 제 할일이나 잘하자.' 이런 생각이 든다. 내일의 변화를 위해 나를 준비해두는 수 밖에 없다. 내 안의 분규와 저항 만으로도 나는 또 얼마나 소진되고 있는가. 다음주는 고발뉴스에 중요한 한 시간이 될 거다. 본격적인 고발커뮤니티 조성을 위해 사이트 운영방식을 뉴스레터 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회원들에게 다가서는 고발뉴스로 거듭 나야한다.   회원들에게 역할이 분담되기 시작하는 주가 될 것이다. 적지 않은 회원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로 노력봉사해 줄 것을 다짐해 오고 있다. 그들은 저마다 생활속에서 작은 참여로 고발뉴스를 살찌우고 나아가 우리사회 투명성 제고에 실제로 기여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새벽 공기가 차다. 어둠속 창밖으로 손을 내밀면 검 묽게 물들 것만 같은 칠흑. 곧 깨어날 태양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서둘러 내일을 부팅하기 위해 노트북을 끄다. 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