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제(20일)부로 서울시민에서 경기도민이 됐습니다. 전세계약하고 확정일자를 어디서 받느냐고 복덕방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글쎄 읍사무소에 가보라고 하더군요. 실감나데요. 이곳은 남양주하고도 와부읍에다가 덕소리입니다. 회사가 지척인 노량진에 살다가 천정부지 전세금 때문에 졸지에 서울에서 '축출'되고 보니 문득 섭섭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사를 오고 나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우선 저희 아파트는 아이들 방 베란다에서 키를 쫑긋 세우고 보면 도도히 흐르는 한강 상류가 '보자기' 만큼 펼쳐 보입니다. 또 부엌 베란다에서 바라보면 작은 언덕들이 펼쳐집니다. 공기도 맑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오랫만에 상쾌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출근길이 문제였습니다. 장장 회사까지 38킬로미터. 넉넉잡아 왕복 80킬로미텁니다. 출근길에는 그래도 시골길을 기분좋게 달렸습니다만 퇴근길에는 무려 2시간이 걸리더군요. 그게 좀 걱정입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 그동안 미뤄온 일어회화나 다시 도전해볼 작정입니다. 저희집 이삿날은 공교롭게도 대선(19일) 다음날이었습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집을 옮기다 보니 마치 제가 당선자라도 된 것 같은 주제넘은 착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의 와부읍민 생활에도 뭔가 새롭고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