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주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에서 '병역특례'와 관련한 뉴스 A/S를 취재, 보도했던 이상호 기잡니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특히 이 시간에도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특례요원이라는 '주황' 글씨를 달고 이런저런 고생에 지쳐있을 시청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방송보도라는 것이 항시 예민한 문제를 시간적 제한 속에 다루다 보니 내용이 조금 많거나 조금 모자라도, 시청자 - 특히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드릴 수 있게 됩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취재담당자로서 제대로 챙기지 못한 부분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긴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10년을 고발기자로서 현장을 지키며 적지 않은 제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2580> 재직시 회사 선배들에게 옥고를 치루도록 했던 'PR비 고발' 때나, 연예인들이 무려 45일씩 출연을 거부했던 이른바 '연제협' 사태를 촉발한 '연예인 노예계약 고발' 때도 이번 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당시에는 제 기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그렇지 않았습니다. 분명 특례요원들이 느끼기에 제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느낄만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물론 방송 중 몇차례 '병역특례 제도의 취지는 존중되야하며 정당하게 특례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분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빽을 이용해 특례병이 된 뒤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곤 줄창 특례요원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습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제대로 된 방송이었다면, 노예적 특례계약에 묶여 살인적 노동현실에 방치되고 있는 수많은 특례요원들의 처지를 백일하에 드러냈어야했고, 또한 그런 현실 앞에 눈감고 있는 병무청을 고발했어야 합니다. 그런가하면, 특례요원들을 '정당한' 노동자로서 인정하기에 인색한 노동부의 정책부실도 충분히 문제삼았어야겠지요. 업체에 티오를 배분하고, 또 티오 배분 후 관리부실 그에 따른 티오 매매 등 제도상의 허점도 지적했어야합니다. 그럼 어떻해야 할까요? 가장 가까운 시일내에 어떤 식으로든 당사자인 특례요원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우리사회 합리성의 회복을 희구하는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후속보도가 이어져야할 겁니다. 스스로 보도한 내용을 반성하고 A/S하지 못하는 입으로 어떻게 언론개혁과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여러분의 프로그램, <사실은..>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다시한번 여러분을 잠시나마 실망시킨 부분 깊이 사과드리며, 시청자 여러분 가정에 두루 축복과 평화가 깃드는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럼... <추신> - 지난번 시화 공단의 K공업에서 근무하시다 작업중 다치고도 산재처리를 받지못해 절망하시던 특례요원들께 특히 죄송합니다. 상습적인 잔업과 조기출근으로 내몰리고 있는 님들의 현실이 대부분 특례요원들의 모습임을 저희는 압니다. - 님들의 파업 소식을 널리 알리려 기사도 쓰고 방송녹화까지도 했습니다만, 시간이 넘쳐 편집이 됐습니다. 정말 저 역시 아쉽습니다. 따지고 보면 방송 프로그램이란 사안의 중요성을 전달의 효율성을 매개로 시간속에 재배치 하는 작업입니다. - 당일날에는 엘지카드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꼭지와 '광우병' 소를 둘러싼 미국과 한국의 언론전쟁 등 중요한 사안이 꽉차 있었습니다. 혹시 저희 <사실은> 과 제작진을 조금이라도 신뢰하신다면, 제한된 시간에 보다 많은 사실을 제공하고자 했던 '눈먼' 소박함만을 탓해주십시오. 절대 다른 고려사항은 없었습니다. - 그밖에 저희 취재를 도와주신 보이지 않는 취재원들에게 사의를 표하며 이번에 방송되지 못한 부분은 가능한 가장 가까운 시일내 보도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