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17년 다니던 공중파 떠나 인터넷 자회사로 옮겨왔습니다. 어디서든 취재만 할 수 있다면 좋은 거지.. 맘속으로 위로해봤지만 인사가 나자 서운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렇게 시작한 신생 인터넷 매체 생활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마이크 내려놓고 대신 스마트폰 들고 촬영 나갈 때마다, 조금 어색했고 때로 창피했습니다.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다시 취재할 수 있어서요. MB 정부하 언론자유는 80년대 수준으로 급속히 회귀하고 있었습니다. 공중파의 비판 기능은 구조적으로 억압되고 있었고, 기자 개인의 투지를 기대하기에 조직문화가 크게 위축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어느 정부 하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이 통제되고 말았습니다. ‘삼성X파일’ 보도 이후, 조직의 패륜아로 낙인찍힌 저에게 다시 취재 기회가 주어질리는 만무해 보였습니다. <손바닥뉴스>는 그런 저에게 천금 같은 기회였습니다. 어렵게 스태프들이 모였습니다. 모두 초심으로 뛰었습니다. 1000명? 아니 100명이라도 봐줄까? 두렵기만 하던 첫방송은 나꼼수 정봉주 전 의원의 출연 덕분에 대박이 났습니다. 무려 2백만이 시청해주셨습니다. ‘박명수쑈’ ‘박은지,원자연쑈’ 등 손바닥의 다른 예능프로그램들도 호조의 출발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났습니다. 세계 최초로 시도된 인터렉티브 스마트 방송의 실험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스마트TV 시대 대안 컨텐츠로 부상한 ‘손바닥TV’는 2백억원대 투자를 약속받는 등 상업화의 가능성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손바닥뉴스>를 ‘제2의 나꼼수’로 규정한 것입니다. 첫방송에 정봉주 전 의원이 출연한게 못마땅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전두환 황제 경호실태와 삼성 이건희 일가의 부도덕성을 연속 고발한게 부담스러웠던 것이겠죠. MBC C&I로 낙하된 전영배 사장의 행동은 신속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만이었으니까요. 과감했습니다. 단 한차례 모니터도 해본 적 없는 <손바닥뉴스> 폐지방침을 밝히더군요. 후안무치했습니다. 죄없는 타부문 임원에게 프로그램 폐지의 총대를 메게 하더군요. 몰인정했습니다. 시청자에게 인사라도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BBK 속보와 파이시티 르뽀’ 등 보도 예정 아이템이 알려진 뒤, 마지막 방송 조차 불허하더군요. 명백한 언론탄압이었습니다. 폐지하는데 아무런 이유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재철, 전영배 복식조는 환상이었습니다. 공중파에 이어 이제 인터넷 까지 초토화시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 정녕 오늘 이땅의 우리는, 손바닥 만큼의 소통할 공간도 가질 수 없단 말입니까!   신생 인터넷 방송을 한분한분의 손바닥 위로 소중하게 올려주신 시청자 여러분.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자던 1:1 쌍방향 소통의 약속 지켜내겠습니다. 공중파의 권위를 허물고 새롭게 탄생한 인터렉티브 스마트 미디어의 약속 잊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전영배 사장의 무지와 독선에 저항하려 합니다. 이제 또다시 절벽에 서는 마음입니다. 지난 8년전 삼성X파일을 보도할 당시 그랬던 것처럼. 두려움 가운데 나아갑니다. <손바닥뉴스>가 없어졌으니 사측은 광고영업을 해보라고 합니다. 천만에요. <손바닥뉴스>가 없으면 하늘에 대고라도 소리칠겁니다. 카메라를 막으면 핸드폰으로 찍을 겁니다. 노트북을 끄면 손바닥에라도 쓸겁니다. 언론자유 포기하지 않을겁니다. 다만 시청자 여러분 만을 믿고 나아갑니다. 절벽 아래 어둠 속에서 일으켜 세워주실 분이 시청자분들 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제 두 눈 질끈 감고 한발 앞으로 내밉니다. 비록 손바닥 만큼이라도, 포기할 수 없는 자유.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손바닥뉴스를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