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의 하루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컴퓨터를 켜면서 시작됩니다. 인터넷으로 막 올라온 방송, 신문 기사들을 검색해 오늘의 '고발뉴스'를 선정합니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신문을 읽다가 mbc 피디에 대한 영장청구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었습니다. mbc의 스타 피디로 유명한 분이셨죠. 착찹했습니다. 뭐랄까요. 복잡한 생각들이 끊이지 않고 교차하더군요. 이부분은 좀 더 생각이 정리되면 찬찬히 이야기 나누기로하죠. 다시 서핑을 계속합니다. 어느 매체인지 최규선씨가 보석을 신청했다는 기사를 썼더군요. 1심 선고 이전에 한차례 보석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또 다시 신청한 것이었습니다. 한쪽눈의 백내장이 심하다더군요. 죄를 떠나서 그의 건강과 쾌유를 기원합니다. 한쪽 눈이 상하면 다른 쪽 눈도 쉽게 상한다고 들었습니다. 좁아져만가는 한쪽 눈의 시야만큼 커져만 갈 그의 좌절과 상심에 인간적 연민을 느낍니다.   문득 그의 아들 생각이 났습니다. 최규선씨의 첫번째 부인 사이에 태어난 그의 장남은 이제 18살입니다. 그 역시 이번에 수능시험을 봤습니다. 며칠전 그가 회사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돈이 없어 학원 한번 제대로 다니지 못한 그의 아들은 다행이도 제법 좋은 점수를 받았더군요. 그런데 돈이 없어 대학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부르튼 아이의 입술 사이로 당장 집안 생활비가 없다는 말이 새어나왔습니다. 가난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고 당당히 말하는 그를 보며 작은, 아주 작은 안도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몸져 누워있다는 말을 건네며 그의 눈에 물기가 스쳤습니다. 분명 그는 아직 아이였습니다. 주위에 상의할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찾아온 그에게 저는 과연 무슨 말을 할수 있었을까요. 그저 그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아버지를 면회해 보려했지만 그의 아버지 최규선씨는 '그런 아들 없다'며 면회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뭐라 말해줘야할까... 담대하라고 그에게 했습니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저 또한 노력을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그 아이에게 거짓을 말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저는 믿습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한 곳이라고 말입니다. 옥중의 최규선씨가 한쪽눈의 시야를 회복하길 다시 한번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굳게 닫힌 그의 한쪽 가슴도 그만큼 넓게 열리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여러분, 올해 크리스마스엔 눈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