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보수화에 대한 방송계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곳 고발뉴스 홈페이지에도 많은 분들이 MBC의 보수화 경향에 대한 문제제기를 우려를 표시해주셨습니다. 특히 아이디 '네비게이터'님께서는 이같은 경향에 대한 저의 솔직한 의견을 물어오시기도 했는데요. 간단한 사안이 아닌 만큼 많은 그동안 고민과 함께 구체적 자료들를 모아왔습니다. 그러던중 급기야 오늘(9/19) 시사매거진 2580의 성명서까지 터져나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공영성을 무시한 사측의 일방적 편성정책에 항의하는 내용의 성명서인데요. 외형적으로는 단순한 사장의 편성정책에 대한 항의로 보이지만 사실 이 사건이야 말로 최근 벌어지고 있는 MBC내의 보수화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서 '보수화' 경향성은 대체로 일방적 '시장주의' 에 대한 신봉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방송계에서는 그러다보니 공익성 보다는 시청률을 강조하는 경향을 띠기 마련입니다. 바로 그들이야 말로 방송계 내의 보수주의자들입니다. 전사회적인 그들의 연합체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정치적 개혁을 막고 민족자결을 저해하는 수구적 집단인 것입니다.   관련된 자료가 입수되는 대로 또 제 생각이 보다 명확하게 정리되는대로 그때그때 이 글뒤에 새로운 글과 자료를 이어붙혀가며 논의를 전개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3. 9월 21일 MBC 뉴스데스크 여론조사 경위와 문제점 (취재중)      - 신당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대부분이 신당을 반대하며 또한 신당이 지역지배 정치구도를 오히려 심화시킬 것이라는 내용을 톱뉴스로 보도한 것에 대해... 2. MBC 구본홍 보도본부장의 IPI 총회참석 경위와 문제점      -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구본홍 본부장(이사)는 전현직 국내 언론사 간부들과 함께 잘스부르크 IPI 연례총회에 참석했으나, 뒤늦게 이미 비공개로 집행위원회가 문제의 '감시대상국' 여부를 결정한 사실을 알고 행사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귀국 직후 자신의 잘스부르크 행에 사회적 이목을 집중돼 있다는 점을 파악한 구 본부장은 이례적으로 기자협회와의 인터뷰(9월 24일자)에서 "한국 위원회가 일부 신문사(조선일보) 중심으로 사전에 아무런 동의절차를 구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IPI 한국위원회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면 회원으로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위원회측에 항의공문을 보내는 한편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으면 회원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 일견 납득이 갈수도 있을 법한 해명이나, 그렇다고 뒷맛이 개운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IPI라는 단체와 그 단체의 행적에 대해 모를리 없는 회사측이 무리하게 비싼 돈(참고로 IPI 총회는 돈을 내고 참가하는 행사로 일부 행사외에는 빽빽한 파티와 관광행사로 채워져있는 고급 사교모임의 성격을 띠고 있다)을 지출하면서까지 총회 참가를 결재했다는 점이 문제다. 물론 회사의 최고 결재권자가 이긍희 사장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 사실 최근 이긍희 사장은 본사를 내방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만남으로서 'MBC-조선일보' 사이의 기득권 연합을 재가동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산 적이 있다. 당시 회동은 최근 MBC가 일련의 보수회귀적 조짐을 보이는 과정에 이뤄진 것이어서 회사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구본홍 이사가 사실상 조선일보가 한국대표로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IPI 총회에 참석한 것 자체가 사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이 MBC내 상당수 양식있는 언론인들의 판단이다.   - 이와관련해, 오늘(10월8일자 기자협회보, 3면) 의미있는 기사를 만났다. '구본홍 본사 보도본부장이 IPI의 한국관련 결의문 채택에 반발해 지난 1일 IPI를 탈퇴했다'는 것이다. 구 본부장은 탈퇴의 변으로 "회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 IPI에 회원으로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다시한번 구 본부장의 용단을 환영한다. 이 기사는 또한 '본사 이긍희 사장 역시 회원 탈퇴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라고 적고 있는데, 이긍희 사장의 조속한 용단을 촉구한다. 눈 앞의 사소한 이익 보다는 공영방송의 대의를 따르는 것, 그 길이야 말로 MBC가 사는 길임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1. <성명서> 시사매거진 2580 결방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 오는 28일  시사매거진 2580이 또다시 결방되게 되었다. 지난 14일 추석 특집편성으로 결방된 지  2주일 만의 일이다.  이번 결방은 가수 나훈아씨의 공연 녹화중계가 그 이유이다.. 회사가 추진해온 나훈아씨의 평양공연이 무산되면서, 나씨에게 이에 대한 보상으로 서울 공연을 녹화중계 하기로 했고 나씨측에서  9시 뉴스데스크 직후의  시간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편성측의 설명이다. 2580제작진은 우선 이같은 편성 변경에 분노와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수 없음을 밝힌다.. 이는 단지 우리의 프로가 불방된다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그  결정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편성책임자의  무성의,무원칙, 무책임한 행태를 결코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첫째 ,이번 결정 과정에서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의 의사는 철저히 무시됐다.    프로그램 편성은 편성국의 고유 업무이기는 하나, 국간 협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편성이란 현장 제작진을 포함한 조직 전체 의사의 결집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같은 원칙이 왜 시사매거진 2580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도제작국에 시사매거진 2580의 결방 방침이 알려진 것은 9월 5일 박신서 편성국장의 전화 통고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두 달 전 나훈아씨의 평양공연이 무산된 직후 서울공연 중계와 그 방송시간까지 결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지난달 28일부터 나씨 공연중계가 방송시간을 명시해 예고되기까지 했다. 프로그램을 결방시키기로 결정한 한참 뒤에야 해당 부서에 일방적으로 통고하고 그것으로 사실상 끝이었다.   둘째, 교묘한 말바꾸기로 2580 제작진을 우롱 (결방에 대한 편성국의 설명도 진실성이 결여됐다. 9월 15일 편성회의 때 편성국장은 '임원들이 나훈아씨에게 방송시간에 대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16일 편성국 부국장은 노동조합 편제 민실위 간사에게 '공연 방송시간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른 설명을 했다. 이를 믿고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들은 연이은 결방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28일 보도 준비를 계속했지만, 어제 제주도에서 열린 편성회의에서 결과가 자명한 각 부문 국장들의 투표로 결방이 확정되고 말았다.) 우리는 불과 한달 전 보도제작국에서 만든 8.15 관련 다큐멘터리들이 정규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결방 반대로 편성 시간대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 자정을 넘겨 방영되는 것을 봤다. 왜 같은 회사에서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것인가?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아도 또 혹시 의견을 듣더라도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 편성국장의 방침인가? 우리는 지난 3월 이긍희 사장이 취임사에서 '실질주의'를 제창하며 "현장이 우선이라는 인식 하에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희망을 주는 경영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우리는 편성이 제작 부서에 장기 전략과 방향을 제시해주기 바라며, 최소한 좌절감을 주지는 않기를 소망한다. 이긍희 사장은 또 취임사에서 방송의 공익성은 우리에게 생래적으로 주어진 소명이라고 말했다. 바로 그 공익성의 수호를 위해 우리는 이번 사태를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최근 들어 점차 우려가 커지고 있는 편성 파행과 MBC 정체성 훼손의 일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은 이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한 박신서 편성국장의 합리적인 해명과 책임을 요구한다. 또한 이긍희 사장에 대해서도 경영 철학과 방송의 공익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단호한 조치를 요구한다. 2003. 9. 19.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