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오후 7시 경 광화문에서 반전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와 지하철 통로사이에서 경찰 한 부대와 시민 몇 명이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과 거길 지나가던 시민들이 그 상황을 보고 의아해 하자 대치하고 계시던 한 분이 우리에게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저희들은 반전시위를 하고 돌아가는 대학생입니다. 집에 가려고 여기 있는 출구를 통해 버스를 타려고 했습니다. 처음 출구에 도착했을 때는 의경 스무 명 정도가 앉아있었습니다. 두어 명의 행인이 의경들이 앉아있는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그 출구를 오르려는 순간에 거기 있던 경찰들이 길을 막아버렸습니다. 갑자기 길을 막아서 왜 길을 막느냐고 따졌습니다. 일행이 많은 것도 아니고 반전 시위 때 쓰던 피켓 세 개를 들었을 뿐인데 길을 막아서 어이가 없더군요. 그런데 ‘왜 길을 막느냐’에 대한 부대 지휘관의 대답이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들을 막기 위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우리 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요?’ 라고 묻자 피켓을 들고 있고 집회를 참가 하고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런 대답에 점점 언성이 높아지고 “지금은 집회를 하려고 가는게 아니라 단지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이쪽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라는 말에 그 지휘관은 “못나가니까 못나간다.” 라는 식의 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이렇게 실랑이가 벌어지자 여러분들께서 모이게 된 것입니다.” 거기에 모인 약 40 명의 행인들이 설명을 듣고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경찰의 태도가 너무 황당해서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경찰 측은 방패를 들고 투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세 개 소대의 병력을 보충하여 출구를 완전히 막아버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비디오카메라를 든 한 경찰이 경찰과 대치한 시민들을 촬영하였습니다. 경찰은 시민을 범죄자 취급하고, 비인격적으로 대한 것에 대한 사과와 요구들을 무시한 체 방패만 꼿꼿하게 세우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쯤 되니 그 지휘관은 의경 뒤로 빠졌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항의와 사과 요구, 그리고 시민들의 얼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돌려 달라는 요구를 계속 했습니다. 그런데 그 지휘관은 사과는커녕 확성기를 입에 대더니 “319 부대 힘내라(인내해)” 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답변에 화가 난 몇몇 앞에 계시던 분들이 전경과 물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까지 빚어졌습니다. 이러한 폭력적 사태까지 빚어지자 우리 시민 측 에서는 물리적 대응은 바른 방법이 아니란 소리가 나왔고 그 때부터 약 1시간 30분가량 전혀 물리적인 대응 없는 ‘비폭력 무저항’ 시위가 계속 되었습니다. 우리는 ‘개똥벌레, 퐁당퐁당, 아리랑’ 등의 노래를 부르고 ‘기차놀이’를 하며 전혀 폭력적이지 않은 즐거운 시위를 하였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시민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한 경찰 지휘관의 사과와 시민들의 얼굴을 촬영한 비디오를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휘관은 끝까지 우리의 요구를 무시한 체 309 부대와 교대를 하고 홀연히 도망가 버렸습니다. 우리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끝까지 사과를 받아내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헤어졌습니다. (지금 DAUM 에 ‘교보문고앞’ 이라는 커뮤니티를 개설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http://cafe.daum.net/kyobo0329) 다시 한 벌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경찰과 싸우기 위해 조직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각자 길을 가던 아주 평범한 시민일 뿐입니다. 이러한 시민들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경찰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경찰입니까?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는 끝까지 사과를 받아낼 것입니다. 함께합시다. 다음까페 ‘교보문고앞’ http://cafe.daum.net/kyobo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