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업 31% '학벌' 채용기준 활용 (2/23/2003) 취직할때는 학벌이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일단 취직하고 나면 학벌의 중요성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 홍영란 연구위원이 기업의 직원채용 및 승진에 학벌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홍 연구위원은 이 연구에서 100개 주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채택한 채용.인사평가 기준을 분석하고, 이들 기업 종사자 5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23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중 31%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1차 서류전형기준에 '학력'을 포함시켜 출신대학에 따라 가중치를 주는 방법으로 서울대와 연.고대 등 이른바 '명문대'를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대는 서류전형 100점 만점중 '학력' 항목에 20∼40점을 배점하고 대학을 4등급으로 구분, '명문대'는 1.0, 서울 소재 유명대는 0.9, 서울 소재 기타대와 지방국립대는 0.8, 지방 소재대는 0.7의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홍 연구위원은 "'학력'에 40점을 배점한 기업의 경우 '명문대'와 지방소재 대학출신 사이에 최고 12점의 차이가 나게 된다"며 "이는 학벌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 기업 종사자들(5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채용시 회사가 학벌을 중시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중시한다'는 응답은 38.7%에 달했으나 `중시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23.4%에 그쳤다. 명문대 출신일 경우 가산점을 주느냐는 질문에서도 `그렇다'는 응답이 37.1%로`그렇지 않다(32.0%)'는 쪽보다 많았고, 명문대 출신만 입사지원을 할 수 있다는 대답도 13%나 돼 채용시 학벌에 따른 차별대우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조사대상 100개 기업중 학력이나 학벌을 인사평가 기준으로 명시한 회사는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입사후에는 학벌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설문조사에서 승진시 학벌을 중시한다는 답은 14.4%로 중시하지 않는다(45.6%)보다 훨씬 적었고, 이동배치의 경우도 학벌을 중시한다는 답(13.4%)보다는 중시하지 않는다는 답(48.4%)이 훨씬 많았다. 홍 연구위원은 "학벌문제를 타파하려면 입사지원서의 학력란을 없애야 한다"며"학벌폐해의 근원은 입시인 만큼 수능성적에 의해 입학이 결정되는 대학선발제도를개선하고 대학의 특성화와 지방대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