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호 기자님께 저는 지금까지 이기자님의 고발뉴스를 관심을 갖고 봐 온 시청자 중에 한 사람으로, 일산동구 마두동에 사는 40대 중반의 일산 주민입니다. 최근에 고양시에서는 식사동에서 한류우드를 잇는 경전철을 세우기로 하고 2010년에는 착공한다는 신문보도(동아일보3월7일자)가 있었습니다. 실은 훨씬 전에 아내에게서 고양시에 의뢰받은 조사원들이 경전철 건설예정지 주변의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명목 하에 주변 아파트 주민(주로 가정주부)에게 설문을 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내는 그 조사원에게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이미 결정된 것이니 반대해도 소용이 없다고 하고는 돌아갔다고 합니다. 실제 이 계획은 공론화되지도 공청회가 열린 적도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그 조사원의 방문 역시, 주민의 의사를 진지하게 반영하기 위함이 아니라, 경전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행정적 자료확보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뒤가 뒤바뀐 것 같습니다만,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산시가 세계에서 살기 좋은 10대 도시에 선정되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2년 전에 우연히 일산에 들른 후 이곳이 좋아 이사를 왔습니다. 일산을 대표하는 것은 호수공원이지만, 아파트 주변에 잘 가꾸어진 공원이 많고, 수 많은 사람들이 호수공원이나 기타 주변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어린이들은 해말게 뛰어 놀고, 노인들은 지친 심신을 정자에 기대고 계십니다. 이사오기 전 서초동에서 전세를 살았는데, 그곳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던, 정돈되고 여유있는 도시계획과 공원조성 등을 비롯하여 어린이들이 자라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 일산에는 조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호수공원-마두역-백마역에 이르는 일련의 공원들은 넓은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확트여 있으며 일체 차가 다닐 수 없으며, 여유있는 공간과 잘 가꾸어진 수목, 조각, 정자, 벤치, 운동코스 등은 주변의 아파트 단지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호수공원도 있지만 이와 같은 공원들의 조성으로 인하여 일산이 살기 좋고 쾌적한 세계10대 도시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도시환경이 노태우정권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 지나친 생각일까요? 그런데 고양시는 이 '백마역-마두역-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공원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식사동에서 한류우드까지 경전철을 세운다고 합니다. 그 주된 이유는 식사동 주변지역 사람들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한류우두에 모여들 인파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매우 환경파괴적이며 비경제적이며 비논리적인 발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혹 현 고양시장과 건설업체 사이에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왜냐하면, (1)일산신도시 자체는 비교적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중앙차선제를 주민의 합의 없이 만들기 전까지는 지금보다 훨씬 넓은 차로와 인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식사동 주변지역과 일산 사이의 교통문제를 해소하고, 일산-의정부 간의 원할한 소통을 원한다면, 이들 지역으로부터 일산 신도시 경계지역까지의 도로를 더 정비하고, 외곽순환도로의 완공을 서두는 것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될 것입니다. 일산 신도시 내부에 해당하는 '백마역-마두역-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공원에 딸랑 짧은 경전철 하나를 세우는 것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2) 한류우드에 많은 사람을 유치하기 위한다면 서울의 강남, 강서, 강동, 강북의 사람들과 그 경기도 남부 지역 등 우리나라의 중부 및 남부지방의 사람들이 보다 용이하게 한류우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경전철 건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꼭 필요한 수단이라면, 위치상으로 이런 지역들과 한류우드가 연결될 수 있는 장차 개발예정지역에 그것을 세워야 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계획은 그와는 정반대방향으로 세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애당초 이런 경전철건설로 많은 인파를 유치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3)또한 경전철건설비용에 상당한 주민의 혈세가 들어갈텐데,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경전철을 이용하겠는가, 과연 경제적 타당성은 있는가, 하는 것들은 제대로 계산해 보았는지도 의문입니다. 식사동 주변의 사람들이 '전부' '매일' 한류우드에 놀러오지도 않을 뿐더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주민들의 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과연 식사동 주변 지역 주민들의 이용만으로 경제적 타산이 맞을까요? (4)식사동 주변지역의 주민들이 경전철건설과 주변 도로정비 중 무엇을 선호할까요? 저는 경전철은 아닐 것으로 봅니다. (5) 이전의 전임시장들이 애써서 가꾸어 왔고 막대한 세금이 지원되었고 지금도 일산신도시의 존재가치인 아름다운 호수공원과 '백제역-마두역-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공원지대 및 기타 도시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다시 복구하기 어려울 것 입니다. 어떤 대통령 후보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서울-부산 간의 운하를 만들겠다고 해서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당장 제가 살고 있고, 저와 일산 구민, 고양시 시민이 사랑하는, 다른 지역 사람들도 아끼는,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하는 아름다운 일산의 도시환경이 이대로 훼손되는 것을 그대로 좌시해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에 걱정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고양시장과 시공무원들은, 무지한 것인지, 사욕이 많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일단 파괴되거나 훼손된 환경은 그것이 자연환경이 되었건 도시환경이 되었건 다시 되돌이키기가 어렵다는 점과 진정한 주민의 이익, 일산의 발전이 무엇인가를 망각한 채, 경전철건설을 대단한 일인 것처럼 일간지에 홍보까지 하고 있고, 동아일보도 무비판적으로 이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주민의 혈세는 진정으로 주민과 어려운 이웃, 아름답고 살기좋은 도시건설을 위해 쓰여져야 합니다.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고 더 출세하기 위해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파괴하고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경전철건설에 쓰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우리의 도시환경을 지키고 싶습니다. 지금 방관하고 있으면 결국 몇 년 후에 우리 모두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막상 도시환경파괴를 초래한 장본인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여전히 떵떵거리며 그 파괴를 자신들의 업적으로 포장하고 국민들을 속이겠지요. 만약 이런 생각이 지나친 이기주의라면 지적해 주십시오. 두서없이 장황하게 늘어놓아 미안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저만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고양시가 너무도 조용히 은근슬쩍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일산주민의 대다수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제보가 이기자님에 의해 다루어진다면 이는 일산 주민들의 진정한 토론과 참여의 장을 여는 단초가 될 수 있고, 늦기 전에 도시공원파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도와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