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한겨레 한토마에서 펌) 참 가슴이 아픕니다. 이렇게 선거를 치룰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아직도 이땅의 소위 개혁세력이라는 사람들의 힘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단 한번도 제대로 역사를 청산하거나 심판하지 못했던 우리의 자화상이 너무나 가슴아픕니다. 정동영 의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노대통령 생각이 났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얼마나 많이 우리는 설화에 시달렸습니까. 우리당이 무슨 입싼 놈들의 집합소가 아닐진대 유독 우리당만 온갖 설화에 시달린다는 것은 뭔가가 잘못 된것입니다. 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이 엉망이라는 증거입니다. 정책대결이 없다는 언론의 싸가지없는 비판에 욕을 퍼붓고 싶습니다. 정책 발표에는 1단 기사도 잘 할애하지 않으면서 온갖 말꼬리잡기에는 사설, 논단. 기사, 만평을 동원하는 그들은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합니다. 정동영 의장이 사퇴를 했습니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분통이 터지지만 참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분통이 터지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왜 우리는, 언제나 상식적이고 뭔가 잘못된 것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당해야 하는 겁니다. 멀리 친일파와 독립운동하신 분들의 후손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권을 탄압하고 손에 국민의 피를 덕지덕지 묻힌 독재자들과 그 쫄따구들은 언제나 뻔뻔스럽게 버티는데, 왜 이땅의 정의와 양심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당하고만 사는가 하는 것입니다. MBC가 <사실은…>에서 잘못된 인터뷰에 대한 책임을 물어 뉴스데스크에서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를 중징계했다고 합니다. 잘 한 일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 대체 1년 365일을 편파 왜곡하는 조선일보는 단 한번도 그 정도의 사과와 징계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 뻔뻔한 조선일보는 오늘도 여전히 방송이 정권의 나팔수니 뭐니 해가면서 반정부전단을 뿌리고 있는데, 방송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사과하고 관련자를 징계하고 있습니다. 우리당이 어렵다고 합니다. 한나라당이 1당이 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은 대단한 존재들입니다. 그 탄핵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하루 아침에 잠재운 것도 한나라당의 능력이라고 봐야 할까요? 탄핵 역풍을 맞고 잘못했다고 온갖 종교 사원을 찾아가 잘못했다고 빌고 삼보일배를 한 사람들이 뭘 잘못했냐는 말에는 대답을 안합니다. 이제는 슬슬 본심을 드러내놓고 상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 자기 텃밭의 사람들은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혼나야 합니다. 하지만 부잣집 아이는 번번히 넘어가고 가난한 집 아이만 혼나는 이런 세상은 뭔가가 이상합니다. 왜 우리는 언제나 덜 잘못한 놈보다는 목소리 큰 놈 이야기만 듣는 것인가요? 목소리 큰 놈들은 언론과 돈을 무기로 지난 50년간 마음껏 민심을 유린하고 현혹시켜 왔습니다. 단 한번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혁세력이 다수를 점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번이 정말 하늘이 내려 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그들의 화력에 속수무책당하는 실정입니다. 우리가 가진 무기는 단 하나 밖에 없습니다. 투표입니다. 이제 더 이상 친일한 놈이 독립운동 한 사람을 비웃지 못하는 세상, 고문한 놈이 고문당한 사람을 비웃지 못하는 세상, 탈세한 놈이 정직하게 소득을 신고하는 사람을 비웃지 못하는 세상, 10배 더 도둑질 한 놈이 10배 더 벌을 받는 세상, 국민을 무시하고 탄핵을 자행한 국회의원이 탄핵을 막았던 국회의원을 비웃지 못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역사에 단 한 번이라도 좀 더 나은 자, 좀 더 깨끗한 자, 좀 더 나은 정당이 성공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무기는 투표밖에 없습니다. 오는 4월 15일, 꼭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가난한 마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