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의 외주확대 정책은 1.방송권력의 독점견제 2.다양한 목소리의 방송접근강화 3.영상컨텐츠 산업기반확충 등의 이유로 일견 타당해보입니다. 저도 지난 11월 취재이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외주확대의 대원칙은 맞지만 원칙을 지켜낼 구체적인 시행 매뉴얼과 타임플랜이 없습니다. 보완책과 규제책이 전무한 가운데 방송컨텐츠를 저속한 시장의 논리에 그대로 투기해둔 것입니다. 그저 방송이 상업화돼 대중문화의 저질화로 내홍을 겪고 있는 몇몇국가의 사례를 거의 맹목적으로 뒤쫓고 있는 상탭니다. 그로인해 크게는 1.드라마 등의 상업화가 가속되고 2.영세 프로덕션 사이의 독과점과 탈법적 나눠먹기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방송사들은 앞다퉈 돈이 되는 드라마쪽의 외주비율만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방송이나 한국방송2의 경우 드라마 제작 전체물량의 절반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문화개혁 시민연대의 프로그램 실사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참조, WWW.CNCR.OR.KR) 이처럼, 드라마외주 비율은 급증하고 있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프로그램 장르별 쿼터가 없으니 정작 외주가 필요한 교양 쪽의 외주는 총량기준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외주드라마 제작권을 따낸 영세한 프로덕션들은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밤낮으로 협찬사를 물색하느라 여념이 없고 그들의 돈을 받아내기 위해 프로그램의 작품성을 희생해가며 협찬사의 간접광고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 창출에 고심합니다. 문제의 심각성이 이같은데도, 그동안 방송사 피디집단이나 노동조합들이 혹여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난을 받을까 우려해 그동안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탓에 폐해는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방송이 상업화의 극단으로 내몰리고 공익성과 공공성 마저 시장논리로 포기하면 민족의 내일은 없습니다. 그만큼 방송의 사회적 책무가 중차대하기 때문입니다. 다소 체감도가 떨어지는 주제일지 몰라도 광범위한 토론을 통해 목소리와 의지를 모아나가야합니다. 여러분들의 무관심 속에서 방송이 타락해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 자세한 내용은 2002년 11월 2580이 방영한 드라마 외주정책을 비판한 '드라마 없는 드라마'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오늘(12/24자 신문기사입니다.)                                          -- 방송 3社 외주제작 2%확대   방송위원회(위원장 강대인)는 23일 내년 1월1일부터 지상파 방송사의 외주제작 비율을 2% 확대하도록 통고했다. 이에 따라 KBS는 30%, MBC와 SBS는 35% 이상을 외주제작물로 편성해야한다. 한편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측은 24일 성명을 내고 “무조건적인외주 비율 확대는 지상파와 외주제작사의 공멸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를 중단하고, 지난 10년간 누적돼온 폐해와 부작용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