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이런 곳에라도 의견을 올려 봅니다. 여러분은 화장실에 가면 무엇을 보고 좋은 화장실인지 판단하십니까? 깨끗한지, 세면대에 물기가 없는지, 꽃이나 나무가 있는지, 화장지는 잘 채워져 있는지, 바닥에 쓰레기는 없는지.... 저도 처음엔 그런 기준이었고,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는 지금은 기준이 달라졌답니다. 올 4월 워커힐호텔에 가족과 함께 쇼를 보러갔었죠. 시간이 남아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아이가 기저귀에 '응가'를 해서 부랴부랴 화장실로 뛰었습니다. 그러나 그 특급 호텔 로비 화장실에는 기저귀교환대가 없었습니다.  -_- 하는 수 없이 아이를 세워놓고 기저귀를 갈 수 밖에 없었죠. 기저귀를 갈고 나와 인포메이션에 있는 남자직원에게 이 호텔에 기저귀를 갈만한 곳이 있냐고 하니까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준비해 주시면 좋겠는데요"했더니 그냥 예~ 하더군요. 집에 돌아와 워커힐호텔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에 의견메일을 보냈지만 한달이 다되도록 아무런 연락도 답변도 없었고 다시 한번 메일을 보냈지만 그냥 묵묵무답이었습니다. 호텔은 잠자러만 가는 곳이 아닌 것을, 똥기저귀 차지 않는 어른들만 가는 곳이 아닌 것을, 상류층만 이용하는 곳이 아닌 것을 그들은 왜 모를까요. 얼마전 코엑스몰에 갔었습니다. 이제 제 아이는 기저귀를 떼었습니다만, "엄마, 쉬" 하면 얼른 안고 화장실로 뛰어야 한답니다. 쉬를 한다고 해서 화장실로 뛰어갔으나...... 사람들은 10명 정도가 일렬로 줄을 서있고, 제 아이는 쉬를 참을 수 없고.... 발을 동동구르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 아이가 소변마렵다고 하니까 저를 얼른 남자화장실옆 장애인용 화장실로 안내해 주고 사용법도 알려주시더라구요. (정말 고마우신 분이세요) 그곳엔 기저귀 교환대도 있더군요. 생각해 보니 워커힐호텔엔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었는지?  생각나지 않더군요. 특급호텔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라도 있으면 특급호텔이 여인숙으로 바뀐답니까? 호텔을 대리석으로 장식하고 세계최고의 W급 호텔로 만들면 뭐합니까, 아이를 차가운 대리석위에 눕혀 기저귀를 갈아야 할 상황인것을... 방송국에서 우리나라 유명 호텔들의 화장실 실태를 조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