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싸이트 http://cafe.daum.net/kjmem 펀글> 1. <고대일문 이정민> 학교를 떠난지 1년가량 됩니다. 마지막 학기 수업을 듣던 작년 1학기에도 교수님들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전공 하나가 없어진다는 가시적인 결과가 들리고 보니 허탈한 느낌이 듭니다. 입학했을때 일문과 학생인 것이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인문학이 안팔리는 시대에도 인문학도의 자랑스러움을 알려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미 그 자랑은 교수님들의 분쟁과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많이 빛바랜 상태입니다. 누가 잘못했던 간에, 그리고 그 처리를 어떻게 하든 간에 대부분의 학부학생들과 관계없는(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소송건을 수업시간을 할애하며 상세히 전하시던 그 때에 참 부끄러웠습니다. 이제 졸업을 한 마당에 더이상 학업 외적의 요소, 과내의 분쟁과 사후처리에 대한 환멸로 일문과 졸업생이라는 자긍심을 소멸하고 싶지 않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자긍심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인생이 걸리게 됐기에 더 그렇습니다. 교수님들의 소송여부에는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때문에 소송을 중단하시라고 서명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공 하나가 폐지돼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33명의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소송 승패와 관련없이 교수님들이 스스로 스승이기를, 그리고 인문학자이기를 포기하시는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학생들의 인생과 향학열은 교수님들의 소송과 명예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더이상 일문과의 이름을 교수님들로 인해 부끄러워해야할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고려대 92학번 조준환 후배로부터 일문과의 사정을 듣게 된 92학번입니다. 일문과 소속이 아니기에 겉으로 표출된 갈등의 기저에 어떠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는지 뚜렷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전공 폐쇄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다는 것 은 지극히 '몰'상식적인 접근법입니다. 잘잘못은 정확히 따져야 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고 더 나쁜 가해자와 그보다 덜 나쁜 가해자가 있다면 딱 그만큼의 책임을 추궁하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갑작스레 논점을 일탈해서 전공을 폐쇄한다? 특정 교수의 전공 과목이니 그 교수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 전공과목 까지 폐쇄해야 하는 겁니까? 그렇다면 그 전공과목을 선택해 학위과정 에 있는 학생들은 어쩌라는겁니까? 일단 지금 전공중인 학생들에게는 피해를 안가게 하고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끝인 겁니까? 이들에게는 피해가 없다는 말입니까? 이들을 학문적 미아로 만들지는 마십시오. 우리 사회의 고등교육 현실 을 외면한 채로 그들에게는 피해가 없다고 기만하지 마십시오. 사실, 교수들의 갈등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엄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묵과할 수 없군요. 더불어 학생들 상호간에 반목과 갈등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그 일차적 책임을 교수들에게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소송을 중단하시라는 말씀은 안하겠습니다. 다만 학생들의 인생을 담보 로 하지는 마십시오. 학생 스스로의 결정이 아닌 외부 환경의 압력으로 인해 인생의 진로를 변경해야 하는 당혹스런 감정을 느끼지는 말게 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까지 피해가 간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스승에게 있습니다. 3. 고대일문 93 공원영 교수들끼리 소송을 하던 말던, 그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옷을 벗기기 위해서 33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문화전공폐쇄결정은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한 인간의 잘못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잔인한 희생을 동반하는 보복극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느낍니다. 4. 고대일문 박정윤 이런 큰 일이 우리 일문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조차 모르고 있었던 제가 감히 뭐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겠읍니까만... 다른건 다 차치하고라도 사랑스런 제자들 생각을 한번만 더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습니다... 스승님께서 다투시면서 던진 돌 하나가 잘못 날라와 제자들이 죽어갑니다... 제발... 제자들을 한번만 더 생각해 주시길... 5. 전파92 박재현 공대생이 보기에도 일본 문화를 공부하는 전공을 없애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문화를 모르고 어떻게 언어를 공부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잘 안되는 군요. 그간의 상황이야 어떻든 일이 잘 해결되어서 학교망신당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6. 고대정치외교학과 대학원 고승연 고려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고승연입니다. 인터넷과 대자보 등을 통해 일문과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게되었습니다. 일문과의 구성원이 아닌 저로써는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자격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고려대 대학원이라는 학문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써 '전공폐쇄'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난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분명 짚고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문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에 관심 을 갖고, 연구활동을 하고자 진학한 많은 학생들 중 몇몇 학생이 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로 인해서 맛보게될 좌절감은 물론 실제 연구활동 자체가 중단되는 현실적 피해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잘못도 없이 당혹스러운 사태에 엮여 자신들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신들의 전망들을 송두리째 빼앗길 위기에 처한 학생들의 입장을 최대한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그들의 학문에 대한 노력과 전망을 그 소중한 열정들을 빼앗을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발 대승적 관점에서, 대한민국 일문학계를 이끌던(그렇게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고대 일문과의 발전과 더 중요하게 그 소중한 구성원인 학생들의 입장과 미래를 위해 이번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전공폐쇄라는 사태에 대해서 학생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들이 다시금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7. 컴퓨터학과 93 이석기 저는 컴퓨터학과 93학번 졸업생 이석기 입니다. 대학 졸업 후 현재 다른 학교에서 대학원 생활을 계속 하고 있는 학생이기도 하구요. 친구를 통해 우연히 일문과의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교수님들 간에 작은 문제로 인한 약간의 의견충돌 정도인 줄로만 알고 결국 원만히 해결되리라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보니 법정다툼까지 갔다더군요. 제가 있는 이 곳에서조차(학교, 학과 모두 다릅니다) 고대 일문과의 최근 사건들이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고대 졸업생으로서 다른 학교 출신들이 고대에 대해 좋은 얘기 하는 것만 듣고 싶지, '그 학교 왜 그러냐...웃기지도 않는다...' 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거 듣고 있으려니, 괜히 제가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물론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타과생으로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저 역시도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어떤 이유에서건 죄없는 학생들이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쪼록 원만한 사태의 해결을 기원하며, 무엇보다 아무 죄없는 학생들을 보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