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대 일문과 대학원 일방적 전공 폐지, 대학원생들 반발   【서울=뉴시스】 가필사건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고려대학교 일문과 대학원 K교수의 일본문화전공이 학생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학교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폐지돼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고대 대학원위원회는 지난 4월께 일문과 교수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K교수가 지도교수로 있는 일본문화전공의 추가 신입생을 받지 않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공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과목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은 대책마련 없는 일방적인 전공폐지로 학습권이 침해 받는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에 앞서 지도교수인 K교수가 학교측으로부터 수업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아 한 학기 동안 정상적인 수업을 듣지 못해 휴학 등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전공폐지 때문에 지도교수가 아닌 다른 전공의 교수로부터 논문심사를 받아야 하고 취득학점이 남은 학생들은 커리큘럼 구성 등 남은 학사일정에 불안함을 표시했다. 또 석사과정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지만 전공폐지로 문화과정의 박사과정 이수가 어렵고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으면 그동안 축적된 일본문화전공의 자산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인 만큼 전공조정에 참여할 권한이 있음에도 사전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내린 학교측의 결정은 자신들을 소외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폐지와 관련해 해당 과목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학교측의 이같은 결정이 일문과 교수들 간의 권력다툼에서 비롯됐으며 이 때문에 애꿎은 학생들만 이 과정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문화를 전공했던 한 학생은 “이번 전공폐지 결정이 일문과 학회내의 갈등과 학교 내에서 파벌을 형성하고 있는 ‘K교수 죽이기’ 차원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교수를 학교에서 쫓아내려다 보니 해당교수가 담당하고 있는 문화과정이 억압 받게 되고 덩달아 상관도 없는 해당 전공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문화전공 대학원생들은 이에 따라 지난 3일 ‘일문과가 바로 서는 길’이라는 대자보에서 “교수들간의 대립이 전공폐지로 이어져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이 훼손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의 의견이 무시된 전공폐지 결정의 철회와 재논의를 요청했지만 학과장이 답변을 거부하고 집단행동 등에 대한 징계방침을 밝히며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도 교수인 K교수의 잘못과 전공폐지는 별개의 사안이므로 권위주의적인 학과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교수들과 대학원 관계자들이 함께 사태를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일문과 김충영 학과주임은 “전공폐지는 학생보호 차원에서 행해졌으며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기존 커리큘럼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공폐지가 교수들 사이의 권력다툼에 기인한다는 지적에 대해 “학과 교수들이 감정적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며 절차에 따라 냉정하게 내려진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화전공의 한 학생은 “지도교수인 K교수의 잘잘못은 해당교수에 대한 심사로 수습할 일이지 이를 전공폐지라는 방법으로 학생들이 책임 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학교측의 납득할 만한 전공폐지 이유가 없는 마당에 최소?석사과정의 학생들이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을 때까지 학교에서 행정적인 보장을 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전공폐지 결정이 내려지고 한참 뒤에야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폐지에 따른 학교측의 대책이 공개되지 않으면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K교수를 제외한 일문과 교수들은 K교수가 문화를 전공하지도 않았으며 자격이 부족한 사람과 논문심사와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등 수업을 파행적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일본문화전공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며 대학원 위원회에 해당과목의 폐지를 요청했다. 대학원위원회는 이에 따라 일문과 학과 주임 및 지도교수인 K교수를 불러 이야기를 들으려 했으나 K교수가 불참하고 지난 4월 3일 전공분야 폐지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투표를 통해 일본문화전공 폐지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