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정/"남북간 위기제어장치 없어"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0/05/31 10: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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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제어장치 없어 치킨게임 불가피”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김기정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는 24일 전화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3개 부처의 대북제재 조치 발표로 “남북관계가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한 충돌로 치닫는 ‘비겁자 게임(chicken game)’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는 한반도의 긴장과 갈등을 관리할 주체나 제도, 규범이 전무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남북관계는 대화의 부재 수준이 아니라 기본적 소통구조도 사라지는 극한 대립구도가 이어질 것이다. 당분간 어느 누구도 양보하지 않고 충돌을 불사하는 ‘비겁자 게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구두적 비난뿐 아니라 (군사적) 행동으로 인한 우발적 갈등이 증폭되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다.”

-가령 어떤 식으로 남북간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남북 해운합의서에 따른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통항을 전면 불허하면, 그에 대한 북한의 행동이 어떨지 주의깊게 봐야 한다. 대북 선전방송을 하면, 북측 역시 유사한 대남선전이 불가피하다. 사소한 우발적 상황도 쉽게 행동을 수반하는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이번 위기를 관리할 주체나 제도, 규범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가령 1994년 위기는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관계 담판을 하기 위해 접근할 때, 한국이 그 진전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북한이 조금 위협을 준 것뿐이다. 지금은 북·미 양자관계 자체가 불투명한 국면에서 미국이 한국을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조만간 무력시위, 3차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나름의 방식으로 ‘행동’을 하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정치 영역 속에서 이를 제어할 효과적 장치가 없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동북아 정세가 매우 불안해졌다.

“오늘 정부 발표는 동북아가 신냉전적 구도로 갈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한국 정부의 북한 고립화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그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 중국이 다시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고, 그럴 경우 한·중 관계에 긴장과 파열이 드러날 수도 있다. 이에 비하면 지금까지 드러난 한·중간 외교적 갈등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중국이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나.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에 외교적 목표를 두고 있다. 만약 한국이 이번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을 등에 업고 긴장국면을 만드는 것으로 간주한다면, 한·중간 국익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서는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한국 정부의 기대와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다. 북한에 대한 고려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선 격랑이 지나간 후 북한을 다시 다자회담 틀 속에 유도하고 그 속에서 입장을 정하려 할 것이다.”

-이번 위기가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북한이 핵 관련 행동을 취할 경우 미국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관건이다. 부시 행정부 때와 비슷하게 북한이 핵, 미사일과 관련한 군사도발 조치를 취하면 다시 북핵 문제가 미국의 우선 순위로 떠오르고, 그래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하는 일이 벌어질 때까지는 이번 국면을 타개할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대단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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