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구속한데 이어, PD수첩 이춘근 피디를 어제 긴급체포했다. 군홧발을 앞세워 언론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했던, 다시 떠올리기조차 몸서리쳐지는 군사정권 시절의 악몽이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 다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정권이 지금 우리 언론인들에게 씌우려는 죄목은 다름 아닌 괘씸죄다. YTN 노종면 위원장은‘정권의 나팔수’가 되길 거부했을 뿐이고, 이춘근 PD는 국민들에게 한-미 쇠고기협상의 문제점을 알리려 했을 뿐이다. 그들이 아무리‘업무방해’나‘명예훼손’같은 법률적인 용어로 꾸미려 해도,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권의 하수인이길 거부하는, 양심을 지켜내려는 사람들에 대한 비겁하고 끔찍한 테러다.   정녕 역사가 두렵지 않은가? 이 정권은 권력에 복종하는 주구들을 앞세워 어두웠던 지난 세월 거리에 흩뿌려진 젊은 피로 피워냈던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다시 무참히 짓밟으려 하고 있다. 일말의‘양식’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미 법원은 MBC PD 수첩의 보도에 대해 명예훼손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놓았고, 형사사건 수사를 맡았던 부장검사는 법 논리에 반한 지시를 못 이겨 사표를 던졌다. 하긴 그들은 촛불을 든 시민에게도, 자신의 견해를 인터넷을 통해 밝힌 청년에게도 삶의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으려 애썼던 우리 이웃에게조차 서슬 퍼런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우리는 안다. 그들이 무참히 휘두른 몽둥이는 진실의 편에 서고자 하는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고 멍들게 할 것임을. 그러나 우리는 또한 잘 알고 있다.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힘없이 흘러내리고 말지만, 서서히 그리고 도도히 저 바다로 향하는 푸른 물길이 있음을.   우리는 요구한다. 이 정권이 언론인들에 대해 가하고 있는 무자비한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또한 그들은 언론을 장악해, 권력의 하수인으로 부리려는 허황된 망상을 지금 당장 포기해야 한다. 역사는 누구도 거꾸로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바로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마지막까지 진실을 외칠 것이다. 2009년 3월 26일 문  화  방  송  기  자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