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언론학회장의 <조선> 인터뷰 유감 [주장] 언론정보학회와의 '신문법 공동세미나'를 제안함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장) 교수의 언론학회 회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아울러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강조했다는 '대화'와 '소통'을 훌륭하게 실천에 옮길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믿는다. <조선일보> 10월 11일자에서 김 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부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 이것은 내 나름의 '대화'와 '소통'의 방식이다. "서로 이데올로기가 다른 학자끼리도 대화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가야 한다"고 했으니 그 일환으로 생각해주면 고맙겠다. 김 회장은 지난해의 신문법 논의에 대해 "학술적 논의의 장이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일부의 논의는 학문적 대화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학자마다 세계관에 따라 보는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학문적 기반과 논리에 따라 패러다임의 비교를 해야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사회과학적 방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언론관련 법률의 제정은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학회가 할 일은 학술적 논의를 통해 가능한 한 옳고 그름을 가려주어야 한다. 정치권과 언론계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은 공정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문은 현실과 유리된 신선놀음이 아니다. 사회과학적 방법을 논하기 전에 사회과학이란 게 무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언론학회 회원들은 편파적으로 일방을 옹호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 앞장섰다. 예를 들어 서울대 양승목 교수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올 9월 12일 '신문법과 언론개혁'이란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과 공익성'을 규정한 신문법 제4, 5조와 '자료신고' 및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규정한 제16, 17조는 위헌 논란 가능성이 있다"며 "한 신문 내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신문이라는 매체 특성에 맞지 않으며 이렇게 될 경우 신문간의 차이가 없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조중동'의 주장을 대변하는 것이다. 위헌 논란은 조중동이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신문법 제4, 5조와 제16, 17조가 불요불급한 조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헌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리고 언론학자라면 왜 그런 조항을 시민단체가 고집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조중동이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방기했는지, 그리고 신문 여론시장을 얼마나 '개판(改版) 오분 전'으로 만들었는지 모른대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한 신문 내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신문이라는 매체 특성에 맞지 않으며 이렇게 될 경우 신문 간의 차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의견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독자의 선택에 맡기는 게 옳다. 그러나 신문법 제4, 5조는 강제 규정이 아니다. 왜 '강요'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또 임상원 고려대 명예교수(언론학부)는 "언론사는 공적 기관이 아닌데도 상법상 허용된 범위를 넘어 자료를 요구하는 건 과잉요구"라고 비판했다(<중앙> 2005년 7월 28일자)고 한다. 임 교수는 조중동이 발행부수를 속이고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엄청난 액수의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모를까? 그들은 반성도 하지 않는다. 이런 사례들은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언론학회 회원들은 편파적으로 옳고 그름을 가렸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잘못이 아니라 곡학아세하며 편파적으로 기우는 게 잘못이다. 이건 세계관의 문제도 아니다. 학자가 세속적 이해관계에 물들어 있다는 사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 회장은 언론학회의 활동에 대해 "어려운 정치·사회적 환경 속에서도 학자 집단으로서의 양심과 의식을 갖고 위상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평했다고 한다. 이건 언론학자 김영석 개인에 대한 자평일 수는 있어도 언론학회의 모습은 아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탄핵방송 보고서만 해도 학자 집단으로서의 양심을 망각한 불공정 보고서였다. 탄핵방송이 불공정했던 게 아니라, 아무리 뜯어보아도 보고서 자체가 불공정했다. 군사정권 치하의 학회 모습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을 것이다. 김 회장은 언론학회의 어두운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학회를 진정으로 양심적인 학자 집단으로 변신시켜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신문법에 대해 그토록 강조를 했으니 우리 언론정보학회와 공동세미나를 열 것을 제의한다. 학술적 논의의 장을 통해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김동민; 교수,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