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이 들어가는 가수는 사라지나?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가수 이승철이 데뷔 20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그 소식을 접하면서 이승철과 그의 노래에 환호했던 팬들은 행복하겠구나하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여전히 자신들의 청소년시절 그에게 환호했던 추억을 되새김질 해주는 가수가 건재하기 때문입니다. 전 이승철의 데뷔 20주년 기사를 보고 한마디 말이 떠 오릅니다. KBS 박해선 예능팀장의 말입니다. "10대때 좋아하던 대중가요는 평생을 가고 그 가수와 함께 나이들어가며 추억을 함께 한다"라는 말입니다. 이말이 요즘에도 적용이 될까요. 물론 10대때 좋아했던 대중가요는 가슴에 그리고 추억에 남았겠지만 함께 나이들어가는 가수는 부재할 겁니다. 왜냐하면 가수의 수명이 1년안팎이라는 각종 통계가 쏟아져 나오고 '하루살이 스타' '반짝 스타'라는 단명의 스타 가수들을 지칭하는 말들이 범람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70~8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이 미사리의 외곽에서 서울 중심부의 광장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비록 그들은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에 노출은 안됐지만 카페 등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 이 당시의 청소년, 대학시절을 보낸 이들과 함께 나이들어가며 때로는 추억을 때로는 힘든 현실에 위안을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게 했습니다. 김창완등 삼형제로 구성된 산울림이 최근 MBC수요예술무대에 선 것을 보면서 그시절에 추억을 반추하게 됐습니다. 가요와 가수의 위력은 상업적 이윤을 넘어서는 삶의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90년대 댄스 아이돌 스타에 환호하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10~20대들은 과연 세월과 함께 그들 옆에 있어줄 가수를 찾을 수 있을까요. 오로지 상업적 이유로, 음반이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한때 수많은 10대들에게 존재의미가 됐던 노래를 포기하고, 가수이기를 포기하는 연예인이 너무 많기 때문에 드는 의문입니다. 문화산업의 발달은 모든 것을 돈으로 환원시켜버리는 이윤제일주의를 심화시켰습니다. 그럴수록 문화상품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상실돼가구요. 최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획사의 이사가 방송에 나와 돈이 되는 음악만 추구한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대중음악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맞는 말이지요. 하지만 그 음악을 오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생각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창 잘 나갈때 아이돌 스타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지요. "저를 있게 해준 팬들을 사랑하고 가장 소중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그룹을 해체할 때나 노래를 포기하고 어색하기만 한 연기로 연예인의 수명을 연장하며 수입을 올릴때에는 그렇게 소중하게 여긴 팬들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를 합니다. 산업의 논리가 대중음악계를 휩쓸면서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승철처럼 함께 나이들어가는 가수가 점점 사라진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생각은 저만 하는 걸까요? (주: 배국남 선배, 선배만은 아닐겁니다. 평소 존경하는 연예전문기자 배국남 기자의 글에 우리사회가 좀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