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언론과의 투쟁 진보언론과 함께 하자” 창간 5주년 맞는 민중의소리 대표 윤원석씨 최한성 (marunnamu01@dailyseop.com)기자 인터넷언론 ‘민중의소리’가 15일로 창간 5주년을 맞는다.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소외된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인터넷이란 미지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5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것이다. 전 사회적으로 개혁과 진보라는 열망이 뜨겁게 분출되기 시작하던 때에 탄생한 ‘민중의소리’는 그동안 기성 언론이 외면해온 음지를 찾아다니며 민중의 삶을 전해왔다. 또한 자주와 통일의 물꼬를 트는 데에도 일정하게 기여해왔다. 11일 오전 인터뷰를 위해 ‘민중의소리’ 편집국을 찾았을 때 윤원석 대표는 이와 같은 자사의 역할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인터넷언론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민중과 연관된 다양한 화두를 던지며 성장해온 지난날을 조심스럽게 평가한 것이다. “‘민중의소리’는 노동자와 농민을 포함한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에 반영시켜왔습니다. 그리고 이전까지는 언급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여겨왔던 반미의 대중화도 이끌어 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저희의 문제인식에 공감했고, 함께 분노해주셨습니다.” 실제로 ‘민중의소리’는 지난 2002년 신효순·심미선 양 사건을 밀착취재해 국민들에게 알렸으며, 2003년엔 제도권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멕시코 칸쿤을 찾아 농민운동가 이경해 씨의 자살소식을 생생하게 전했다. 또한, 각종 노동자집회 등에도 기자들을 파견해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생생하게 전달해왔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은 언론노조가 주는 ‘민주언론상’과 언론인권센터가 수여하는 ‘언론인권상’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윤원석 대표는 ‘민중의소리’가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민중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도권 언론이 소외된 계층의 목소리를 외면하거나,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색깔론 등으로 맞받아칠 때 ‘민중의소리’는 기본에 충실해 보도를 해왔다는 것이다. “노동운동 등을 좌절시키려는 제도권 언론의 시도가 끊임없이 있어 왔지 않습니까. 이 때 우리는 사실 전체를 그냥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어떤 분들은 아예 ‘진실에 대해서 알려면 민중의소리를 보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웃음) 자본의 영향력에 지배당하지 않겠다 윤 대표는 ‘민중의소리’가 앞으로 집중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핵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등을 꼽았다. 그리고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통일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며 관련 사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목에서 ‘민중의소리’가 당면 현안에 집중하는 데 필요한 여력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이에 대한 질문을 들은 후 “재정문제는 (해결하기) 참으로 어렵다”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털어놓았다. 회사 재정의 상당부분을 후원금에 의존하는데, 여기서 활동비 명목으로 월 20만원씩을 나눠주는 게 고작일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나마도 창간 초기에 비하면 나아진 것이라고 한다. 윤 대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재정문재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신문법 개정에 따른 정부 지원과 후원회원 확충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향후 출판사업이나 배너광고 유치 등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뜻임을 밝혔다. “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본의 영향력은 철저히 경계하려고 합니다. 그래야만 자본에 구속되지 않은 기사다운 기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의 월급을 민중들이 주신 후원금으로 충당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매체가 민중들로부터 더 많은 인정을 받을수록 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리라고 봅니다.” 그는 이 말 끝에 소속 기자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주위에서 들리는 이런저런 말들, 다시 말해 ‘월급도 안 나오는 회사에 왜 계속 다니느냐’는 얘기에도 불구하고, 민중들을 위하겠다는 창간정신 하나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뛰고 있는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 것이다. 인터뷰가 막바지에 이를 무렵,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볼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그래야만 ‘민중의소리’의 외연도 보다 넓어지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덧붙여봤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충분히 그럴 의사가 있다”며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다만, 아직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다 담아내기에도 역량이 부족한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다양한 민중의 목소리를 전하게 되더라도 우리의 기조를 지켜야 할 문제에 대해선 사설과 논평을 통해 분명한 우리만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기자협회장이기도 한 그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어떤 매체를 경쟁상대로 놓고 활동하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질문을 받은 윤 대표는 잠시 얼굴에 엷은 미소를 지은 뒤 “먼저 데일리서프라이즈를 잡은 다음 오마이뉴스까지 뛰어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나서 이내 진지한 표정을 되찾은 채 말을 이어갔다. “사실 진보진영에 속하는 매체들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의의 경쟁을 하는 가운데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수구·보수언론과 맞섰을 때는 힘을 합쳐서 싸워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에 다양한 형태의 연대를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윤원석 대표는 이 말을 마친 뒤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나서 ‘희망’을 화두로 꺼내들며 ‘민중의소리’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5년동안 힘든 고비도 있었지만 “앞으로 민중 속으로 더 깊게 파고들면서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사랑을 받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을 기자는 유심히 바라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진실 가득’, ‘거짓 없음’이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