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 때 그 사람들>에 대한 법원의 ‘골 때리는’ 판결로 한국이 시끄럽다. 일반인들이 문제 삼으면 ‘별 문제없다’고 하고, 유력정치인이나 그 친척이 문제 삼으면 ‘문제가 엄청나다’고 판결하는 한국의 법원. 그런 법원을 아직도 기대하는 한국민이 참 불쌍하다. 한번씩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한국의 검사와 판사들이 과연 제정신인가, 도대체 이들의 머리 속은 무엇으로 채워졌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아차,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된다. 이들이 틀림없이 명예훼손 운운하며 ‘법률 지식’을 동원해서 괴롭일수도 있으니까. ‘한국의 검사와 판사’를 ‘일부 한국의 검사와 판사’로 정정한다. ‘관습헌법’을 유행시킨 것이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다. 졸지에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잊혀져 가던 ‘도올 김용옥’을 불세출의 스타로 만들어주며,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수 천 만원의 ‘자발적 원고료’를 듬뿍 안겨주었던 헌법재판소. 그들이 검사출신이요 판사출신의 헌법재판관들이었다. 윗물이 이 모양이니 아랫물이야 더 이상 뭘 기대하겠냐마는 이들이 흐려놓은 구정물은 일반인들이 그대로 마셔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도사리고 있다. 최근 <공공의 적 2>가 또 한번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며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좋은 검사 나쁜 부자’의 이분법적 구도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한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검찰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웅변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유력 정치인’의 전화 한 통으로 수사가 중단되고, 선배 검사가 만든 술자리에서 ‘거래’하고, 범인과 현직 검사 사이에서 선배 검사는 ‘브로커’ 짓을 한다. 한데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장면을 크게 관심두지 않는다. ‘원래 검사들이나 변호사하는 검사 출신들은 다 그렇게 해 먹는 것 아냐!’하는 심리가 저변에 깔리면서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검사들도 이런 것에 별로 불쾌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연합뉴스 1월19일자 기사를 보면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다. ...시사회는 이후 송광수 검찰총장의 마련한 회식자리로 연결됐고 폭탄주 술자리가 이어졌다. 술자리에는 "저런 정의로운 검사는 표창을 내려야 한다", "검사(설경구)와 공공의 적(정준호)이 서로 역할이 바뀐 것 아니냐" 혹은 "공공의 적에게 술을 따라주면 (법에) 걸리는 것 아냐?"는 식의 칭찬과 농담이 오갔다... 자신들의 조직을 그렇게 신랄하게 ‘조졌는데’도 불구하고 ‘칭찬과 농담’만 오갔단다.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 없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검찰’이다. 판사는 또 어떤가. 길게 이야기할 필요 없이 대법원의 꼬락서니를 보면 판사를 판단할 수 있겠다. ‘춘천지법 법관등 전보’ 팔은 안으로 굽는다? KBS [뉴스광장] 2004.12.04 ...대법원이 최근 물의를 일으킨 춘천지법의 이 모 판사에 대해 전보조치를 하는 수준에서 사건을 마무리해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춘천 룸살롱 향응사건과 관련해 룸살롱 업주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나 기각했던 춘천지법 이 모 판사도 영월지원으로 전보조치됐습니다. 이 판사는 김 모 변호사와 수차례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등 법관윤리강령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지만 대법원은 징계위원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해당 지역에서 더 이상 공정한 판결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돼 전보조치를 내린 것이지 징계차원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대법원은 또 지난해 2월 춘천지법에 근무할 당시 문제의 룸살롱으로 변호사 등을 불러내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된 서울중앙지법 김 모 판사에 대해서는 법원장을 통해 서면 경고조치하는 데 그쳤습니다.... 하기야 이들 판검사들이 이 사회에 기여한 공로는 크다. 특히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것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미신’인지를 온 국민들에게 가르쳐 준 것은 한국의 ‘사법부가 이룬 최대의 공로’이며 한국 교육계를 질타한 ‘최고의 풍자’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이들이 올 해 들어서만도 ‘기막힌 풍자’를 여러 차례 선 보이는데, 대표적인 사건만 뽑아 보았다. 참으로 ‘웃기는 판검사들’이다. 그냥 읽어보고 즐기시라. 분노하지 말지어다. 그들의 수준만 확인하시라. 한국 검사의 자화상 ‘권영길 검찰’ 원심 구형량도 모르면서 “원심대로 구형” 촌극 [데일리서프라이즈] 2005.01.14 ...더 큰 문제는 검찰이 “형량을 원심대로 내려달라”고 말한 뒤에 일어났다. 이덕우 변호사는 담당 검사에게 “원심의 형량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고, 예리한 질문에 검사는 “확인해봐야 한다”며 얼버무리고 말았다. 원심의 형량이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원심대로 내려달라”고 주장한 담당검사의 발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무성의를 그대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B고교 오모교사, 검사학부모에 사건청탁 [프레시안] 2005.01.20 ...현직검사 아들의 답안지를 대리작성해 물의를 빚은 서울 B고교의 오모 교사가 답안지를 대리 작성해주기 전인 지난해 4월 자신이 연루된 한 소송과 관련, 해당 학생 부모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오모 교사는 사회과목뿐 아니라 국사, 수학 등의 성적 조작에도 광범위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 판사의 자화상 “무죄 입증할 증거 내놓으라니 기막힌 재판” 이철우 “터무니 없는 혐의…재판 걱정 전혀 안했다” 고백 [데일리서프라이즈] 2005.02.01 ...2심에서는 재판부가 검사에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 줄테니 당시 연설을 녹화한 테이프를 찾아오라’고 했지만 도무지 요지부동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이 의원측에서 테이프를 찾는다는 신문광고를 냈다는 것. 결국 ‘범행 증거는 필요 없고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 놓으라’는 식으로 ‘기막히고 희안한’ 재판이 되어버린 셈이다. “지나가는 몇 사람 붙잡아 놓고 ‘당신은 죄인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꼼짝없이 내가 무죄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이 너무 서글펐습니다. 4만 여명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이 정도인데 일반 국민들은 사법부 앞에서 얼마나 무력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군사정권때도 사법부가 검열 안했다” 정지영 감독 “‘그때 그사람들’ 사태 전영화인이 나설 것” [데일리서프라이즈] 2005.02.01 ...“영화를 법원에서 재단하는 것은 어느 나라 법에 있는 겁니까. 법원은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단을 하는 곳이지 영화 장면 삭제하는 곳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적인 근거가 있긴 한 것입니까.”... <그때 그 사람들>이 '사법부' 작품인가? 민언련, 사법부 판결 반박... "사법부는 왜 영등위 결정을 존중하지 않나"    [오마이뉴스] 2005.02.01 ...사법부가 '영화가 허구가 아닌, 실제라는 인식을 심어줄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다큐멘터리 부분을 삭제하라는 것은, "화가가 전체적인 구도를 설계하고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완성한 미술 작품의 어느 한 부분이 관람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특정 부분을 가리거나 잘라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논리"이자 "편집의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에 있어 명백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침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논평은 또 <그때 그 사람들>이 영화상영 여부를 결정하는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에서 이미 '15세 상영가'를 받은 영화라는 점을 지적하며, 사법부가 심의를 거친 영화에 대해 다시 '일부 장면 삭제' 판결을 내린 것은 "온전한 창작물에 대한 국민들의 볼 권리를 사법부가 제한하는 시대착오적인 검열 행위"라고 주장했다.... 양문석/ 언론학 박사, EBS 정책위원 (주: 데일리서프라이즈에 실린 글을 옮겨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