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미디어오늘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보내왔네요. 함께 즐기시지요. 2004년 겨울을 맞아 조선, 동아가 내놓은 야심작.. '쌍라이트'도 울고 갔다는 '뉴라이트'!!!) 조동, '원로'에서 '뉴라이트'로 선회   [온라인 기자칼럼] 가벼운, 너무도 가벼운 '뉴라이트'      이선민 기자 jasmin@mediatoday.co.kr    '뉴라이트'(new right)가 뜨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아·조선일보가 최근 창립한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를 부각시키며 '뉴라이트' 담론을 띄우고 있다. '최초의 ‘자생적 자유주의 세력' '합리적 자유주의 지향' '전향386' 등등. 동아·조선일보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신인류라도 탄행한 듯 하지만 그들은 하나도 새롭지 않다. '좌파' '반미친북'을 되뇌이는 그들은 생물학적 나이가 낮아졌을 뿐이지 기존 보수세력과 다르지 않다. <386, 과거청산 자격 없다>(동아 8월18일) <집권세력 '자학史觀' 문제있다>(동아 9월15일) <한국 左派의 도덕적 파산> (동아 11월17일) 등 '뉴라이트'의 상징인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가 동아일보에 기고했던 일련의 글들과 "386은 반미친북 사회주의였고 지금 386의 핵심 정체성은 반미친북"이라는 최홍재 운영위원의 발언은 (23일 자유주의연대 창립식에서) 그들의 입장을 잘 드러낸다.      ▲ 동아일보 11월18일자. '좌파' '주사파' 운운, 하나도 새롭지 않은 '뉴라이트' "자유주의는 다원주의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자기와 다른 생각을 용인하지 못하는 사람을 자유주의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 같은 측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사상의 자유, 사회주의정당 허용 문제 등에 대한 시각을 물어봤다"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가장 귀중하게 여기지만 그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양심적 병역 거부는 용납하기 힘들다고 본다. 사상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이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면 곤란하다. 즉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는 없애도 되지만 잠입, 탈출 등 구체적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은 제한해야 한다"(동아 11월23일자)라고 한 신지호 대표의 답변은 '자유주의연대'가 표방한 자유주의의 수준을 드러낸다. 그들은 '올드라이트'는 국가주의를 추구하고, 자신들은 자유주의를 추구한다며 '다름'을 강조하지만 좌파와는 거리가 먼 현 정부를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좌파'로 규정, 공격하고 여당 의원들을 '386주사파'라며 색깔론을 펼치는 등 '올드라이트'와 같은 행보를 걷고 있다. 노골적으로 쿠데타를 선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선 '올드라이트'와 다를지 모르나. 동아·조선, '원로'에서 '뉴라이트'로 선회 하지만 보수신문에게는 그들의 주장이 늙은 보수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는 큰 관심사가 아니다. 일단 현 정부와 여당에 반대하고, 국보법 폐지·사립학교법 개정 등 일련의 개혁움직임을 막아내는 세력이라면 올드라이트이건 뉴라이트이건 중요하지 않은 듯 하다. 그런데다 보수언론의 시선을 자극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뉴라이트'의 '과거'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심취하고 북한의 주체사상에 감동했다가 보수의 품으로 돌아온 이들의 과거는 최고의 상품이 아닐 수 없다. <원로 '시국선언' 외면하지 말라>(동아 9월10일 사설)에서 <'자유주의 486' 역할 중요하다>(동아 11월23일 사설)로, 국보법폐지 논의가 본격적으로 나오던 9월, 정계 종교계 언론계 '원로'들을 주목했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두 달 후 '뉴라이트'에 눈을 돌렸는데, 여기에는 '뉴라이트'의 과거가 큰 역할을 한 듯 하다. '원로'들이 5·6공에 가담한 정치적·도덕적 결함을 가졌다면 5·6공에 맞선(섰다)는 '뉴라이트'의 과거는 너무나 산뜻하다. 조선일보도 "기존의 우파가 상당수 과거 정권에의 '참여'때문에 도덕성 논란을 빚었던 것과 달리 이들은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조선 11월24일)며 '뉴라이트'의 과거를 높이 평가한다. '뉴라이트' 동아·조선에서 이단심문관 역할 근본적으로 '뉴라이트'가 '과거'를 빼고 '올드라이트'와 큰 차별점이 없으므로 동아·조선일보가 그들을 인용하는 방식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동아·조선일보는 '뉴라이트'의 과거에서 이단심문관의 자격을 찾아낸다. 동아·조선일보는 평생 반공을 정체성으로 삼아온 늙은 보수의 목소리를 대신할 수 있는, '주사파'였던, 그래서 진짜 주사파를 판별해낼 수 있(다)는 능력을 높이 사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를 색깔론으로 공격했던 조선일보는(<"전공노, 9월 노동자학교 1기 조합원 교육에 북 주체사상 포함됐다> 11월12일자 1면) '자유주의연대'를 동원해 전국공무원노조의 강연이 주체사상강연인지 아닌지를 판별하게 했다.      ▲ 조선일보 11월12일자. "본지(조선일보)는 유세환 국회 입법조사관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주체사상 전문가인 신지호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와 홍진표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정책실장에게 박세길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조직위원장의 글 원문과 김정일의 1982년작 논문 '주체사상에 대하여'의 비교를 의뢰했다."(<전공노 교재 "北 주체사상 논문과 상당부분 일치"> 조선 11월13일) 이들은 도덕교과서 논란 등에서도 한 몫을 한다.(<금성교과서 논란…균형감 부족… 잘못된 국가관 심어줄수도> 동아 10월6일) 이들의 '과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것은 이들 개인의 자유이지만, 이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과거를 고백·참회할 것을 강요한다. 신지호 대표는 <한국 좌파의 도덕적 파산>(11월17일 동아일보 칼럼)에서 "살인 강도 사기 등을 저지른 범죄자가 순순히 범죄사실을 시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한국 좌파 지식인은 일반 범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도덕적 파산'을 운운한다.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가자고 선언한, 현 정부의 과거사 청산을 비난했던 이들은 여당 '386' 의원과 일부 지식인을 공격하면서 과거를 실토할 것을 종용하는 자기모순을 저지르고 있다. 가벼운, 너무도 가벼운 "일각에선 그들을 "자유민주주의의 품으로 돌아온 '전향 386'"이라며 갈채를 보낸다. 이 전향자들은 현정권을 좌파정권으로 규정하고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낼 것을 다짐하고 있다. 과거 좌파사상 경도의 정도나 전향 동기는 알 수 없으나 그 신념과 주장은 나름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도 해봐서 아는데'라는 듯이 '전향'을 내세우는 것은 보기에 거북하다. 그런 부박한 전향보다는 차라리 전향서에 이름 석자 쓰기를 거부하다 북한으로 송환된 비전향장기수의 신념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거기에다 남북체제경쟁이 끝난 마당에 이들을 '전향' 귀순용사처럼 떠받드는 모습은 희극적이다."(11월24일 경향신문 여적 김철웅 논설위원) 자신의 '과거'를 파는, '과거'를 고백할 것을 강요하는 '뉴라이트'와 '뉴라이트'의 '과거'를 사는 보수언론은 너무도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