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신강균의 사실은... 프로와 이상호 기자님의 고발 뉴스를 자주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잠시 그곳에 들렀다가, 이기자님의 메일 주소를 보고, 용기내서 LG 정유 사태에 대해 몇가지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노조원 집 문 앞에 배신자란 글귀를 붙인 사진과, 평균 연봉 7000만원이 넘는 노조원들의 파업 기사, 강성 노조로 인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안과 경제적 손실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조금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사는 주민으로서, 솔직한 느낌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지와, 친척, 주위 대부분의 사람들이  LG 정유, 석유, 화학...호남석유 등 여천 공단에 근무하고 계십니다.)   이번 LG 정유 파업에 대해 여수(여천)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입니다. 이곳에서 조차 명분없는 파업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여천 공단 중에서 LG 정유는 단연 임금 수준도 높고, 복지 혜택도 잘되어 있습니다. 쉬쉬하지만 연말에 성과급으로 500~ 700만원을 준적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 5일 근무제와 맞물려 임금 인상에 관한 파업에, 시민들도 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35년만에 공장의 불을 끈건, 노조측이 아니라 회사측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히려 노조측에서 당황한 기색이 높습니다. 이번 참에 더이상 물러설수 없다는 회사측의 단호한 결정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매년 벌어지는 파업에서, 더 이상 노조측에 끌려다닐수 없다는 이유때문이라는.... 하여간 이번 사태로, LG를 제외한 한화, 호남 석유는 노사간의 협상이 별 진통없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곳(여천 공단) 노조의 이중성과 차별에 관해서입니다. 몇년 전에 여수와 통합되어 지금은 같은 여수로 불리지만, 여천은 여수와는 전혀 다른 곳입니다. 여천 공단의 배후 계획 도시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지역 근로자의 출신지를 비율로 살펴보면 거의 타지역 출신입니다. 또한 학력, 수입, 소비 수준, 직업 등이 여수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따라서, 애향심이나, 여수의 복지차원의 공공기금 조성, 비정규 노동자의 처우개선 등은 허울뿐인 명목입니다.     단적인 예로, 여천 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자나, 하청업체 직원들에 대한 처우나 태도를 보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그들은 대부분 정식 직원이나 대기업 직원들의 임금에 1/3 수준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고, 복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부분이 실제 여수 주민입니다. 그들이 하는 파업은, 방송과 언론, 시민 등 어느 누구하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거대 회사에 맞서 파업을 해보지만, 그들의 요구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럴때 정규 직원들이 보이는 태도를 보면, 참 무섭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자신들은 회사로 부터 평균 연봉 7000만원과, 사택, 자녀 학비, 병원 진료비까지 제공받으면서도, 비정규 노동자와 하청업체 직원들에 대해 무관심을 넘어, 너희들때문에 우리가 피해보잖아, 귀찮잖아.라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정규직 사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00만원의 뇌물을 주고 자식을 회사에 입사시키려는 아버지가 구속되었고, 이와 비슷한 사건이 2-3차례 더 있었습니다. 그리고 취업난이 심각해지자, 자식에게 직장을 계승하기 위해 회사와 협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은, 회사의 실수나, 사고로 인해 근로자가 상해, 사망했을 경우, 유족들이 대신 자식을 회사에 입사시켜 달라는 요구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LG 사태를 보면서 참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림, LG, 롯데 등 대기업들이 IMF 당시, 호황인 석유, 화학 회사에서 벌어들인 돈을 다른 계열사의 손실을 매꾸기 위해서 사용하는 일들이 이런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매년 몇백억씩 흑자를 내는 정유, 석유화학 직원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번 돈에  대해 회사가 성과급과 보상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서 그 돈이 쓰이는 것에 분개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그러한 실랑이가 몇년 동안 계속되어 왔고, 이번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외국 바이어 들은 수입선을 바꿔 중국 등 다른 지역의 석유회사들과 거래를 하게 되었고, 대외적인 신뢰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 결과 IMF 때도 끄덕없었던 여천 공단에서는 생산량 감소와 함께 강성 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파업자제를 하는 분위기가 유지되었고, 그 기세에 눌려, 열악한 비정규 노동자와 하청업체 노조들의 파업 목소리도 묻히게 되었습니다.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루어 지는 때가 언제나 오려는지.... 착잡한 마음에 이상호 기자님께 메일 남겼습니다. 딱히 고발이라기 보다는, 나중에 노사 파업에 관한 기사를 다루실때, 작은 예로 삼으셔도 좋을거 같아서요. 그럼, 더운 여름 건강하십시요. (주: 제 개인메일 news@leesangho.com으로 받은 글입니다. 여수순천 지역에서 사회과학 공부를 하고 계신 분의 글인데, 노동운동 본질에 대한 문제의식이 필요한 요즘 한번 되새겨봐야할 내용 같아 이곳에 옮겨놓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