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대지위에 눈이 뿌려집니다. 사람들의 가슴은 냉장고가 되어갑니다. 그러나 그 굳어진 가슴을 녹여주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한 시대를 뜨거운 가슴과 굳게 선 발로 뛰는 인간 이상호였습니다. 자신이 선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다른 이의 가슴을 녹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아니, 아내와 어린 두 자식을 팽개치더라도 죽어가는 사람의 목소리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목숨마져도 내 던진 채 사명감으로 달려가는 사람, 그것이 바로 인간 이상호의 정신 이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고발한다" 이 한권의 책을 마지막 덮는 내 눈가엔 잔잔한 이슬이 맺혔답니다. 그 진한 감동과 속 깊은 인간사랑이 내 가슴에 물결쳤기 때문입니다. 그래,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적어도 자신이 태어난 이 세상과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비록 시사매거진 2580 취재중 만난 인연이지만 이땅에 당당히 서서 어두운 구석을 파헤치며 자신의 몫을 다하는 정의의 가슴을 지닌 이상호 기자를 만난것은 내 인생의 행복이었습니다. 감동의 눈물을 가졌으면서도 강한 의식의 소유자. 정의로 뭉친 사나이면서도 약한자에게 눈물로 다가갈 줄 아는 모습. 예리한 판단력과 끝까지 파고드는 끈기. 자신의 의식에서 옳다고 생각되는 일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가진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사람. 그는 정녕 이 땅에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정신을 가진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젠 그가 없는 세상은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만큼 썩어 냄새나는 구석을 찾아 자신의 모든것을 내 던질 이상호 기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당신은 정녕 우리 모두의 눈인 것 입니다. (작가 박순애, "찔레꽃 그여자", "푸른솔 붉은집"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