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를 만났다. 늘 그렇듯이 자라목을 하고 사람좋게 웃으며 인사하는 그의 얼굴에서 지친 모습을 발견하기란 쉽지않다. 그를 통해 알게된 기자생활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뉴스를 만드는일과 뉴스를 따라가는 일... 어느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는 때때로 뉴스를 만들고 때때로 뉴스를 따라가는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젠 사이트 운영과 책까지 내다니 그의 끊없는 일욕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그를 보면서 자주 만나지 않으리라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를 보면 내 생활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며 그의 호흡을 따라 붙지 못할 것만 같아 함께 뛰기도 전에 지쳐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오늘도 자정가까운 시간에 집이 아닌 회사로 향했다. 그래, 나는 이 사이트의 대문에 발이 그려진 이유를 알 것같다. 그는 보도자료를 받아 편하게 기사쓰는 기자가 아니다. 적어도 그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관계까지 직접 뛰어 다니며 확인하는 기자다. 그래서 결심했다. 기꺼이 그이 취재원 노릇(?)을 하리라 그가 날 좀 이용해도 상관없고 그가 날좀 버려둬도 상관없다 그가 물으면 답할 것이고 그가 묻기전에 말하리라 함께 뛰자고만 안한다면 기꺼이, 아주 기꺼이 그의 취재원이 되리라 생각한다. (탁현민, 아름다운재단 '살림꾼', 공익문화기획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