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억 비자금 구속 ● 앵커： 지난해 ９월 자이툰부대에 납품된 차량용 방탄제품 납품 과정에 비리의혹이 있었다는 보도 기억하시는지요. 문제의 군납업체 전 대표가 ４８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결국 구속됐습니다.  박찬정 기자입니다. ● 기자： 작년 ９월 ＭＢＣ는 자이툰부대에 납품된 지프차와 트럭 등에 사용된 방탄판이 불에 쉽게 타는 등 성능에 문제가 있다며 납품과정에서의 비리의혹을 제기했습니다. ● 이상호 기자 (뉴스서비스 '사실은' , 2004년 9월) "납품능력이 부족한 Ｋ(=이번에 문제된 회사임)사가 무리하게 전체 물량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라고 보는 견해도 적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Ｋ사가 독점 납품권을 따낸 과정도 석연치가 않았습니다." ● 기자： 보도가 있은 뒤 검찰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갔고 결국 이 업체 전 대표 ６４살 김 모씨를 구속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９９년부터 작년 １월까지 위장업체에 외주를 주거나 거래업체에 물품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 모두 ４８억 ８０００여 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성된 비자금 일부는 김 씨 명의의 유상증자대금과 무료신문투자자금으로 사용됐지만 검찰은 비자금 상당액이 로비 자금으로 활용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군납 과정에서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 등 산하기관에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ＭＢＣ뉴스 박찬정입니다. -------------------------------------------------------- 자이툰부대 방탄헬멧 납품한다며 46억원 빼돌려 [노컷뉴스 2005-12-04 09:36]        자이툰부대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4일 방탄헬멧 등을 생산하는 업체 전 대표 김모씨(64)를 회삿돈으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위장업체를 통해 외주를 준 것처럼 장부를 꾸민 뒷거래대금 명목으로 약속어음을 발행해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지난 96년부터 작년 1월까지 모두 46억6000여만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이 돈을 개인 명의의 유상 증자 대금과 무가지 투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해 10월 자이툰부대의 방탄판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CBS사회부 박재석 기자 pjs0864@cbs.co.kr ---------------------------------------------------------- [ [Re]군납제도 개선만이 대안이다! ] [2004년 10월 8일, 사실은 보도내용중 뉴스A/S] 이라크 현지에서 사용될 우리군 방탄장비의 문제점과 함께 사실은...팀이 제기했던 것은 납품과정의 비리 의혹,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침묵하던 언론들이 드디어 입을 열었는데... 국방부의 주장을 충실히 담은 이번 근거의 주장은 지난 9월 24일 국방부가 실시한 공개실험, 그런데 국방부가 리허설까지 했다는 이 실험은 과연 얼마나 믿을만한 것인가. - 외피를 뜯어내서 다시 부착시켰다. 장비문제와 제도보완을 서둘러야 할 이때에 왜 국방부는 같은 실험을 반복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전 세 차례의 국방부 실험과 별 다르지도 않은 결과를 놓고 승리, 패배 운운하는 언론의 저의는 무엇일까.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언론, 그 나무나 제대로 보고 있는지 구멍 뚫린 방탄논쟁을 뉴스 애프터 서비스 해드립니다. ⊙ 이상호 기자  : 국방부와 일부 언론들은 국방부가 이겼다, MBC가 졌다 보도를 합니다. 가을철 운동회도 아니고 도대체 누가 뭘 이겼다는 것인지 아마 혼동스러운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사실은...의 보도취지는 전장의 장병들에게 보다 안전한 방탄장구를 보급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취재팀은 우리나라 군납제도가 너무도 불투명하고 또한 독점적인 원리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수 차례에 걸쳐서 구체적으로 고발해드렸습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장비의 품질이나 제도를 개선하기는커녕 몇 차례 실험을 반복하면서 자신들이 승자라고 억지주장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겼다고 주장한 실험은 사실은 취재결과 아주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4일 육군사관학교 실내사격장 앞, 오후 2시 반부터 국방부가 주관하는 사격실험이 열리기로 한 것입니다. 군장성 십 여 명과 국방부 관계자, 출입기자 등 1백 여 명이 이미 빽빽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당초 이날 실험은 국회의 권고에 따라 열린 것으로 국방부는 문제를 제기한 사실은... 측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실험 조건들을 사전에 협의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취재팀에게 단 한 차례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행사장엔 국회의원도 세 명이나 자리를 했는데요. 모두 이라크 파병을 적극 주도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었습니다. 실험이 시작되기 직전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들에 대해 사실은... 측에서는 검증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동조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 이대로 들어가시면서 여기 자리해주신 귀한 시간 내주신 의원님들께서 국방부의 거짓된 말에 속아넘어가실 우려가 대단히 큽니다. 여태까지 세 차례에 걸쳐서 국방부가 실험을 했거든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중대한 실험상의 계수가 있습니다. 실랑이 과정에서 취재팀은 실험 전 날 사격 연습에 쓰인 방탄 장구들을 찾아낼 수가 있었습니다. 공개실험을 하겠다면서 뒤로는 리허설까지 했던 것입니다. ⊙ 김희재 대령 / 육사 교수  : 저희들이 말입니다. 저희들이 사전에 어제 실험을 했습니다. 상부는 M16에 완전탄 풀탄에 다 완전탄으로 15m 사격을 했고, 하부는 AK58로 사격을 했습니다. 탄속측정기 등 주요실험 장비는 문제의 방탄업체인 K사로부터 빌려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헬멧 실험 시작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라크 파병군에게 지급된 헬멧을 가지고 실험하겠다는 국방부, 하지만 정작 국방부가 가져온 헬멧은 파병군에게 지급된 E사의 헬멧이 아니라 문제인 K사의 헬멧이었습니다. 더구나 이 헬멧은 그동안 실험에 사용돼왔던 제품의 일련번호 007번보다 늦은 008번으로 서로가 다른 헬멧이었습니다. 외형부터도 분명 달랐습니다. 취재 결과 이 제품은 본래 자이툰 부대용으로 만들었다가 반품이 되자 다시 보강을 거쳐서 국내용으로 납품이 된 제품이었습니다. - 무게를 재기 전에... 1사단에서 가지고 온 것 맞습니까? ⊙ 헬멧 개발자  : 맞아요. - 1사단에 언제 납품된 것입니까?   그건 모르겠습니다. 납품된 것은... 실험결과는 이전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파편탄은 막았고 권총 탄에는 크게 함몰됐습니다. 사실은...팀의 보도대로였습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M16 사격결과는 한국군 헬멧이 미군 헬멧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실험에 사용된 미군 헬멧은 어떤 제품일까, 이라크 현지에 미군들이 쓰고 있는 요즘 헬멧일까? 아니었습니다. 국방부가 비교실험에 사용한 미군 헬멧의 노트 번호를 미국 현지에 확인해본 결과 최소한 21년 전에 만들어진 구형 미군 헬멧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데이브 스테픈 / Sioux(헬멧제조사) 마케팅 매니저  : '83'은 헬멧이 만들어진 해, 또는 헬멧 납품계약이 체결된 연도를 의미한다.   21년 된 미군 구형헬멧과 최신형 한국 헬멧으로 비교실험을 한 것입니다. 미군 헬멧의 제조회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장이라도 반박 실험을 벌이겠다는 기세입니다. ⊙ 데이브 스테픈 / Sioux(헬멧제조사) 마케팅 매니저  : 정말로 자체적으로 실험해야 할 필요를 강하게 느낀다. 우리도 자체 방탄 실험장을 가지고 있다. 이어 벌어진 방탄복 관통실험, 국방부는 이번엔 총알속도를 밝히지 않고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총알속도는 관통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총알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관통실험의 아주 필수적입니다. - 이거 속도... ⊙ 국방부 관계자  : 속도 측정은 안 했습니다. - 속도 측정을 안 하면 어떻게 해요. 이것을... 이거 왜 속도 측정을 안 했어요? ⊙ 김희재 대령 / 육사 교수  : 그거는 완전탄... 완전탄 쏘는데 속도 측정을 어떻게 합니까? - 그래도 800m/s 이 정도 나와야 되는 거 아닙니까.   총알을 추진시키는 화약을 장약이라고 하는데요. 실험실에서는 통상 이 장약을 덜어내서 속도를 낮추는 일이 많다고 K사의 내부 제보자는 취재진에게 귀띔해주었습니다. - AK 같은 경우도 장약 조절할 수 있습니까? (AK)탄도 분리할 수 있어요? ⊙ K사 내부제보자  : 그럼요. 그렇게 할 수 있지요. 회사 내에서 장약 조절하고 이런 것은 AK탄 위주로 되어 있죠. M16도 되고 AK도 되고 다 됩니다. 이 날 실험을 기획한 국방부의 내부문서입니다. 이 문서 역시 AK 소총의 장약을 잘 조절할 것을 지시해두고 있습니다. 실험 후 방탄복에 삽입된 방탄판을 꺼내보니 총알이 방탄판을 뚫고 절반이 넘게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또한 방탄판을 뚫은 총알은 방탄복 안 감에 이미 큰 구멍을 낸 상태였습니다. 인체를 가정해 만든 점토판에는 커다란 함몰이 생겼습니다. 함몰된 구멍 안으로 방탄복 안 감이 튀어 있었습니다. 함몰 정도는 한 눈에도 살상 최대 허용치인 43mm에 육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방탄복을 직접 제작해 납품한 업자까지도 이 정도면 사실상 관통된 것으로 본다고 취재진에게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 해당 방탄복 제작업자  : 예, 이거 상으로는 뚫린 거 아니겠습니까? 내가 개인적으로 보면 뚫린 거다 이 말이지. 거기 (관통여부)에 관한 것은 그쪽에 있는 전문가에게 확인을 해야 돼. 하지만 국방부 측은 실험결과에 대해 더 이상 정밀측정을 해볼 겨를조차 주지 않고 서둘러 방탄복이 총알을 막아냈다고 발표했습니다. ⊙ 김희재 대령 / 육사 교수  : 이와 같이 방탄복은 관통이 안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차량용 방탄재에 대한 실험에서도 방탄재가 불에 잘 타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어서 위험하다는 사실은...팀의 지적을 무시했습니다. 내연성능의 실험을 측정하기 위한 연소 실험 대신 대뜸 실탄 사격 실험을 계속했습니다. 물론 탄알의 무게나 속도, 거리, 온도 등 필요한 조건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 사격 전에 시편의 진정성에 대해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막무가내로 사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 남대연 / 국방부 대변인  : 저 안에 다 국회의원님들도 얘기하셨잖아. - 뭐라고요? 무게를 다 재면 다 확인... - 국회의원들이 다 맞습니까? 그럼 국회의원을 안 믿으실 거예요?   - 국회의원이라고 신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밀하게 챙겨야지요. 이처럼 헬멧을 만든 당사자가 그것도 몰래 리허설까지 거쳐서 내놓은 실험 결과를 믿으라는 것은 아무래도 억지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방부의 발표를 국방부 일부 출입기자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그대로 기사로 써줬습니다. 조선일보 등의 매체는 그동안 침묵해온 것과는 달리 실험 다음 날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MBC가 졌다며 국방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국방부의 입장을 보도해온 케이블 뉴스 YTN도 돌발영상과 주요뉴스 등을 총동원해 국산 헬멧이 더 우수한 게 확실한 만큼 YTN이 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 YTN 뉴스 / 9월 25일  : MBC 신강균의 사실은 팀의 이 같은 브리핑 보도태도에 도 불구하고 국산 방탄헬멧을 둘러싼 공방은 YTN 돌발영상이 보도한 것처럼 사실은 사실대로 국산 헬멧의 승리로 결론이 났습니다. 파병을 앞장서서 주도해온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 국방부 대변인의 인터뷰도 빠짐 없이 실어줬습니다. ⊙ YTN 뉴스 / 9월 25일  (송영신 의원)  : 이 헬멧으로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은 뭐냐하면 최소한 미군이 그들이 내보내는 병사의 안전수준만큼은 우리도 지켜줄 수 있는 수준의 방탄모다. 이 같은 국방부와 일부 언론의 공격으로 사실은...팀이 제기했던 방탄장구의 납품장구의 납품비리의혹은 어둠 속에 묻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청자들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YTN의 보도를 규탄하는 한편 MBC 측엔 고질적인 군납비리 척결에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시종일관 말 바꾸기에 바빴던 국방부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국방부의 거짓말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이툰 부대 장병과 가족들을 위해 어제 개통된 부대 홈페이지에는 파편 방호용에 불과한 실형헬멧이 권총은 물론 기관단총까지도 막아낼 수 있는 것처럼 버젓이 선전돼 있습니다. ⊙ 이상호 기자  : 지난 주 YTN 관련 보도 중에 연합뉴스 화면이 잠깐 나갔는데요. YTN과 연합뉴스는 서로 다른 언론기관입니다. 혼동 없으시기 바랍니다. ⊙ 신강균 기자  : 아무리 실험을 국방부 마음대로 한다지만 20년도 넘는 미군 헬멧을 가져다가 비교 실험을 하고 뚫렸는데도 안 뚫렸다고 발표하고 신문들은 저런 말을 그대로 받아쓰고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이상호 기자  : 비록 신문들은 저렇게들 기사를 썼지만 적지 않은 네티즌들께서는 저희 보도 취지를 지지하시면서 이번 기회가 군납제도 개선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 올려주셨습니다. 제보도 많았습니다. 특히 96년에 대간첩작전 당시에 헬멧이 뚫려서 사망하신 분 있죠? 이병희 중사님 한 분인 줄 알았는데 그 분 말고도 두 분이나 더 헬멧이 관통돼서 숨졌다 라고 유가족들께서 저희들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이분들은 우리 군의 안전문제에 대해서 MBC가 더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해오시기도 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그나저나 국방부가 저희 사실은...에게 소송을 건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사실입니까?   ⊙ 이상호 기자  : 국방부는 문제가 된 K사를 포함해서 방탄관련 군납업체들에게 앞으로 계속 장사를 하려면 MBC 사실은 팀에게 소송을 걸어라 라는 식으로 강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거래를 계속하려면 국방부 대신에 MBC에 대해서 소송을 내라, 이렇게 강요를 하고 있다? ⊙ 이상호 기자  : 네. ⊙ 신강균 기자  : 기가 막힌 얘기군요? 확인된 얘기입니까?   ⊙ 이상호 기자  : 네, 여러 군납 업체들로부터 제가 직접 들은 얘깁니다. ⊙ 신강균 기자  : 그동안 저희 사실은...의 보도는 이라크 현지 군인들의 안전문제를 짚어보고 그 이면에 군납비리 의혹을 제기했는데 자꾸 이런 군납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가 뭡니까? ⊙ 권희진 기자  : 근본적으로 제도적인 측면의 문제 같습니다. 바로 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 당시에 만들어진 독점적인 납품 제도 때문인데요. 당시엔 방위산업체를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소위 전문화 업체라는 것을 지정해줬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20년이 넘게 그대로 유지되면서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고 오히려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1983년,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은 방위산업의 과당경쟁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80여개 방산업체 가운데 35개 업체를 이른바 전문화 업체로 지정해 특혜를 부여해왔습니다. 지금껏 이들 업체들은 업계 내 경쟁 업체들에 비해 군납제품에 연구와 생산에 있어 우선권과 그에 따른 수의계약을 보장받아 왔습니다. 신형헬멧을 만든 K기업은 바로 그 대표적 업체입니다. 지난 20여 년 간 우리 군의 방탄헬멧은 물론 방탄복, 차량용 방탄재 등 주요 군수품을 독점 납품해온 이 회사는 간부진 대부분이 예비억 장성과 영관급 장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 십 억 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군납 관련 공무원들에게 무차별 로비를 벌여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지만 단 한 차례도 조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K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수많은 업체들은 그동안 국내시장은 사실상 포기한 채 해외시장 쪽에 눈을 돌려왔다고 입을 모읍니다. ⊙ 방탄장구 제조업체 관계자  : 저희 회사가 국산 신기술을 받고 방탄에 관한 것으로 특허를 받았습니다. 이거는 세계 최초입니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로비가) 아니면 안 된다 이 말입니다. 그게 가장 큰 일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공급된 방탄장구들의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된 것도 따지고 보면 전문화 업체에 대한 국방부의 특혜가 빚어낸 구조적인 문제였던 겁니다. 두 개 이상의 업체에서 양질의 물품을 조달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전문화 품목 지정을 해제해야 됩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금까지 대공화기 분야 등 11개 전문 분야에 대한 검토조차  없이 독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91년 첫 비행을 시작한 한국형 훈련기 KT1입니다. 항공분야 전문화 업체인 한국우주항공, 즉 KAI가 생산을 맡아 지금까지 85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부품수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창고에는 언제나 노는 비행기가 눈에 띕니다. 최근에는 한꺼번에 12대가 부속이 없어 창고에 처박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결과 이 역시 전문화에 따라 특정 부품업체가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습니다. ⊙ KAI (한국우주항공) 관계자  : 부품을 여기 KAI라는 항공기를 제작하는 업체에서 돈을 주고 살 수가 없고요. 어디에서 사느냐면 그 물건을 만든 원천업체, 그 조그만 부품들을 만든 업체가 있단 말이에요. 그 업체로부터만 사도록 되어 있어요. 법을 그렇게 만들어놨어요. 그러니까 조달이 잘 안 되죠. 전문업체로 지정된 한국 우주항공은 비행기, 헬기, 무인항공기 등 전 분야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같은 방산업체인 대한항공의 경우 전문업체로 지정되지 못하는 바람에 헬기 등 항공기를 이미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군납분야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대한항공 관계자  : 헬리콥터 같은 건 충분히 제조하고 할 수 있는데 많이 해왔고... 저희가 참여를 못 하니까 억울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이야기를 하죠. 취재팀이 입수한 국방부 내부자료에 따르면 전문화 지정업체들의 인력과 연구개발비 투자가 오히려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02년 기준으로 37개 전문화 및 계열 기업들 가운데 연구인력이 없는 회사가 무려 11개 사, 개발비를 아예 투자하지 않는 회사는 절반에 육박하는 15개 사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독점적 울타리 속에서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결국 제품의 성능 저하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겁니다. ⊙ 권희진 기자  : 국방부 역시 이 전문화 제도를 포함해 군납제도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획득관리청 신설을 꾀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군 안팎에 기득권층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투명한 군납제도를 통해서 장병들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진정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 이상호 기자  : 매년 7조원이 넘는 우리 군의 군납 시장은 그동안 언론분야의 성역이었고 또 취재의 맹점이었습니다. 군부독재취하 국방부의 잘못된 위세 탓이었을 겁니다. 이번 이라크 자이툰 부대의 파병 예산만 6천 4백 억 원이 넘습니다. 병사들의 안전과 예산 감시 차원에서 저희 뉴스 A/S 취재는 계속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