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그동안 업데가 좀 뜸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기사를 올릴까 고심하다가 오늘은 덜 무거운? 소재를 골라봤습니다. 기사의 완성도는 좀 떨어집니다. 하지만 '작은 호기심' - 서울 대공원의 사슴뿔은 어디로 갈까 - 으로 부터 어떻게 취재가 시작되는지, 즉 탐사보도 취재의 구동원리를 잘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모두 뜻있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ＡＮＣ▶ 오늘(97년 6월 28일) 카메라 출동에서는 서울 대공원에서 나오는 억대의 사슴뿔이 시중에 밀반출되고 있다는 의혹을 포함해, 사슴뿔을 둘러싼 대공원의 비리를 집중보도해드리겠습니다. 이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ＥＮＤ▶ 서울대공원에 사육중인 사슴은 16종으로 모두 2백두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매년 뿔이 자라는 수컷 사슴이 81마리입니다. 세계적인 희귀종 바라싱거 사슴이나, 현존하는 최대의 사슴인 와피티, 일명 엘크의 뿔은 20kg에 달할 정도로 커서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대공원측은 그런 관람객들 위해 되도록 뿔을 자르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ＩＮＴ▶ 서울 대공원 사육과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뿔을 자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취재결과 사실과 달랐습니다. 대공원측은 사슴뿔을 9월을 전후해 절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뿔이 한창 자라나는 5월에도 사슴뿔을 자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ＩＮＴ▶ 서울 대공원 동물관리과 "5월에도 자르는 경우가 있는게 사실이다." 또, 대공원측은 사슴 뿔과 피를 간편하게 얻을 수 있도록 녹용 절각장치를 다음달 도입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대공원에서 나오는 사슴뿔의 절각 시점이 9월이라서 최상품은 녹용은 아니더라도, KG당 시가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하품 녹용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ＩＮＴ▶ 한의사 "시가 2십만원선의 하품 녹용으로 충분히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럼, 어림잡아도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이 녹용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대공원에서 경매처분된 녹용은 128.7KG입니다. 이중에 뿔이 가장 큰 엘크가 절반을 넘습니다. (cg1)대공원에 따르면, 엘크 사슴뿔 50개의 무게는 84KG으로, 개당 평균 1.67KG입니다. (cg2)실제 엘크의 뿔 하나의 평균무게가 약 4KG인 점을 감안하면 개당 2KG이상씩으로 모두 백 14KG의 녹용이 흔적을 감쳤습니다. 다른 사슴뿔의 부족분까지 합치면, 대공원에서 어딘가로 자취를 감춘 녹용은 최소 수천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대공원측은 이같은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겉으로는 사슴뿔 경매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매사실이 일반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 경매에 나오는 뿔은 대공원측이 절각한 녹용이 아니라 겨울철 사슴에서 저절로 떨어져 나온 녹각이 대부분입니다. 대공원측은 그나마 이 녹각을 시가보다 3-4배 낮은 KG당 단돈 만원에 강남의 한의사 황모씨에게 낙찰시켰습니다. STAND-UP "황씨가 구입한 사슴뿔을 입수해 독한 술에 넣어봤습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굳었던 피가 우러나옵니다." ◀ＩＮＴ▶ 한의사 황씨 "다른 사람도 가짜로 만들어 넣으라고" 대공원측은 녹용이 어디로 갔는지, 왜 엉터리 입찰을 시행했는지도 답해야 하지만, 대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실망감도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