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97년에 작성된 기삽니다. 벌써 8년 전의 일이군요. 기사에는 안나오지만 보은에서 취재중 폭력배들에게 둘러싸여 야구방망이로 협박당하던 일이 새롭습니다. 간신히 도망에 성공해 마침 기다리고 있던 취재용 봉고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간발의 차 였지요. 속된 말로 영화 한편 찍었습니다. 보은을 벗어나고도 한참 동안 혹시나 그들이 쫓아올까 마음을 졸였지요. 그들은 경찰도 법도 안중에 없는 현역 폭력배들이었거든요. 그래도 그땐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며 일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때 죽지 않은게 참 다행'이라는 겁니다. 살다보니 세상은 싸워이겨내야할 싸움의 연속이더군요. 미구의 더 크고 중요한 싸움을 위해, 그래서 단 하나뿐인 그것 마저도 던져야할 그때를 위해 참고 기다려야하는 것이 인생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ＡＮＣ▶ 시중 가격보다 훨씬 싸게 물건을 파는 할인매장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이용해, 할인매장을 단기간 차려놓고, 납품받은 물건을 처분한 뒤, 달아나는 사기극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의 소도시를 중심으로 활개치고 있는 전문사기단은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나가고 있어, 납품업자들의 피해만 늘고 있습니다. 카메라출동, 이상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인구 4만명에 불과한 충북 보은군. 이곳에 보은마트라는 대형 할인점이 문을 연것은 지난 7월초 였습니다. 이 할인매장은 현금결재를 해준다며, 생필품 등 3억원대의 물건을 납품받았습니다. 그러나 납품업자들이 받은 것은 어음이었고, 그마저 업주가 개점 3주만에 부도를 내는 바람에 휴지조각이 돼버렸습니다. 업주는 물건을 판 현금을 챙긴 뒤, 종업원들의 임금조차 주지 않고 달아났습니다. ◀ＩＮＴ▶ 피해 납품업자/ 차보만씨 "장사를 못하게 되었으니 죽고싶은 심정이다." 달아난 업주의 사기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stand-up "지난 7월 보은 마크가 부도를 낸 자리엔 같은 이름의 또 다른 대형할인점이 버젓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 문을 연 할인점 구석구석엔 부도나기전 납품받았던 물건들이 아직도 여기저기 쌓여있습니다. 전 업주가 부도나기 전에, 팔다남은 물건의 소유권을 매장시설을 담당한 다른 사람에게 넘긴것입니다. ◀ＩＮＴ▶ 할인매장 관계자 "시설에 대한 것 공증했다고... 오픈하기 이전에..." 더욱이,물건들은 가압류한 물건들이 버젓이 매장에 진열되거나 심지어는 몰래 빼돌려지기까지 합니다. effect "여기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물품대금에 대한 부가세를 환급받기위해, 이미 세무서에 영수증 자료등을 제출해 놓기까지 했습니다. ◀ＩＮＴ▶ 고재갑씨/ 제일제당 영주대리점 "하루에 몇번씩 가짜 자료만들어 달라고 전화왔었다" 피해자들은 이런 점들을 들어 할인매장 업주 혼자서가 아닌 특정 사기조직에 의한 치밀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ＩＮＴ▶ 피해 납품업자 "로보트 사장이 3-4억 챙겨 도망갔다. 계획적인 것이다." 경기도 수원의 또 다른 할인매장. 전 사업자가 부도직전에 매장을 아예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바람에 납품업자들은 돈 받을 길이 막혀버렸습니다. ◀ＩＮＴ▶ 피해 납품업자 "내가 납품한 물건인데, 물건을 앞에 보면서도 어쩔수 없네.." 물건 값을 내라는 납품업자들의 요구에 새 업주는 자신도 속아서 인수했다는 말만 되풀이 할뿐입니다. ◀ＩＮＴ▶ 김00 사장/ 수원 제일마트 "인수할때 어떻게 채무관계를 다 확인할 수 있나?" 이 할인매장의 본사라는 곳에 가보아도, 전 사업주를 찾아 해결할 문제라고 책임을 떠넘깁니다. ◀ＩＮＴ▶ 할인매장 관계자 "여기 오면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나?" 잠적중인 원 사업주는 어음지급 기일을 모두 부도직후로 맞춰 놓고, 역시 세금환급을 위한 세무자료 제출을 마친 상태여서, 매우 치밀하게 사기극을 준비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ＩＮＴ▶ 유통사기 피해자 "모두가 사기꾼 같아서 앞으로는 일을 못하겠다" 이같은 유통사기 피해가 일어나는 곳은 주로 지방 소도시. 납품대금을 못 받아 해당지역의 자금난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현금을 챙기기 위해 보통 한, 두달 사이에 아주 싼 값으로 물건을 처분하기 때문에 지역상인들이 입는 피해도 매무 큽니다. ◀ＩＮＴ▶ 상인 "지역 서민들은 사기 유통업자들 왔다가면 죽는다고 보면된다." 지역경제를 파탄직전에 이르기 까지 피해를 주고 있는데도, 경찰은 유통사기에 대한 수사에 미온적입니다. ◀ＩＮＴ▶ 보은경찰서 수사간부   "계약당사자가 책임져야지..." 법적 제재를 교묘히 피해가며, 활개치는 유통사기단. 이들에 대한 별도의 조치가 없는한, 납품업자들의 피해는 늘어만 갈것입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