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3일, 사실은 보도 분> ⊙ 신강균 / 진행  : 지난 주 저희 사실은 방송을 통해 자이툰 부대에 지급된 헬멧이 권총 사격에도 무참히 함몰되는 실험 장면을 지켜보시고 많은 시청자 분께서 충격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국방부도 사실은...의 보도를 보고 놀라서 부랴부랴 실험을 하고 자신들의 실험결과는 사실은...의 실험과 다르다고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실험의 증거물, 즉 얼마나 함몰되고 관통됐는지 실험에 사용된 헬멧을 직접 보여달라는 요구에 대해서 전혀 응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 사실은...에서 제기한 자이툰 부대 방탄 헬멧의 문제점, 이에 즉각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국방부. - 아까 말씀하신 것 같이 충격을 흡수하는 겁니다. 국방부는 더 나아가 미군 헬멧보다 국산 헬멧이 더 우수하다는 실험결과까지 발표했는데... - 이게 어떻게 미군 헬멧이라고 했습니까? - USA라고 왜 써 놨습니까? - 그건 이게 아니로 다른 거라니까. 그러나 뚫린 것은 방탄 헬멧만이 아니었다. 지난주에 이어 뉴스 애프터 서비스 해드립니다. ⊙ 이상호 기자  : 아무리 안전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곳, 바로 전장터일 겁니다. 안전점검은 군의 사기를 올려서 결과적으로 전투력을 높여줄 것인데요. 자, 이 사진 보시죠. 이라크 서희·제마 부대의 경계조 모습입니다. 작업용으로 쓰이는 민간 트럭 위에 앉아 있는 장병들의 모습, 왠지 너무 허술해 보이지 않습니까? 방탄 장비는커녕 도색조차 되지 않은 이 트럭을 타고 우리 병력들은 이라크 위험지대를 누벼온 것입니다. 국방부는 이번 자이툰 부대에 처음으로 이 같은 방탄장구 일체를 지급을 했습니다. 국방부의 실험기준은 통과한 제품이라고 합니다만 무더운 이라크 현지에서 실제 총알에 피격 됐을 때 이 장비들이 우리 병사들을 지켜줄 수 있을지 취재를 해보니 무척 회의적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런 데도 국방부는 사실은... 팀에 이 같은 의뢰에 대해 사려 깊은 검토를 하기보다는 눈속임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96년 무장 간첩과의 교전에서 우리 군의 나일론 헬멧이 무장간첩이 쏜 총알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깜짝 놀란 국방부는 총알을 막아낼 수 있는 헬멧 개발에 착수했고 7년 만에 우리 군은 신형 헬멧을 내놨습니다. 신형 헬멧은 이라크 전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우선 지급됐는데요. 언론들은 앞다퉈서 신형 헬멧의 우수성을 대서특필했습니다. ⊙ 문화 / 03.12.18  : 군은 기존의 헬멧이 방탄력이 떨어지고 관자놀이와 뒷머리 부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최첨단 방탄 헬멧을 개발했다. ⊙ 중앙 / 03.12.19  : 미군들이 사용중인 헬멧보다 훨씬 성능이 좋을 것으로 평가된다. 미군 헬멧보다 뛰어나다는 신형 헬멧의 성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사실은 취재팀은 소총보다 파괴력이 약한 메그넘과 베레타 권총으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모두 신형 헬멧이 방어할 수 있다고 명시한 총기들입니다. 실탄은 실제 총알보다 속도와 관통력이 약한 스포츠탄을 사용했습니다. 헬멧은 뚫리지는 않았지만 크게 함몰됐습니다. 헬멧 내부 함몰 허용 치는 12mm, 관통력이 낮은 스포츠탄으로도 기준의 4배가 넘는 49mm가 함몰됐습니다. 머리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질 정도입니다. 그러나 같은 조건으로 시험한 미군 헬멧은 거의 함몰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실험내용이 보도된 지난 금요일, 국방부는 서둘러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습니다. 대뜸 신형헬멧은 총알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파편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김희재 대령 / 육군사관학교 교수  : 파편을 위험조건화 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모든 군용헬멧은 모두 다 파편을 대상으로 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미 지난해 말 신형헬멧이 권총에 대한 방탄능력이 있다고 언론에 밝힌 바가 있습니다. ⊙ MBC 뉴스데스크 / 03.12.24  : 국방부는 이라크에 파병되는 장병들의 안전을 위해서 최신형 헬멧과 방탄복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방탄 헬멧은 5m 거리에서 쏘는 권총탄알도 막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기자회견에서 권총 사격에 크게 함몰된 MBC 사실은...팀의 실험은 사실과 다르다, 매그넘 권총으로 헬멧을 쏴봤더니 신형 헬멧이 미군 헬멧과 대등한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 안동만 / 국방부 연구개발실장  : 매그넘 권총탄이 더 무겁고 더 관통력이 셉니다. (MBC와) 같은 5m 존경... NIJ 규정이 5m인데 거기서 실험을 해서 다른 헬멧과 대등한 성능을 나타내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번에도 일부 언론들은 국방부의 보도자료 대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 연합뉴스 / 8.27  : 권총, 소총에 대한 방호능력은 오히려 우수하다고 밝혔다. 국산 헬멧은 주먹 크기의 함몰이 생겨 안전보장이 힘들다는 지적은 헬멧 재질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국방부의 주장이 마치 확인된 사실인 양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YTN 뉴스 / 8.27  : 매그넘 권총탄, 그리고 파편탄을 통해 신형 헬멧의 성능을 실험한 결과 모두 국방부 방탄기준을 충족시켰고 매그넘 탄환에는 일부 함몰이 됐지만 인체에 치명상을 주지 않는 범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회견에 이어 국방부는 헬멧의 충격 실험에 나섰습니다. 공개실험에 앞서 국방부는 전 날 자체 실험한 결과라며 미군 헬멧과 한국군 신형 헬멧을 공개했습니다. 한국군 신형 헬멧의 표면이 멀쩡한 데 반해 USA라고 크게 표시된 미군 헬멧은 상당히 함몰된 상태였습니다. ⊙ 김희재 대령 / 육군사관학교 교수  : 미국 군에 납품되는 헬멧 제품을 실험해 보면 미군의 헬멧도 이와 같이 변형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변형이 어느 정도 되느냐 하는 문제지...   이상하게 여긴 취재팀이 집요하게 사실 확인을 요구한 결과 담당자는 이 미군헬멧이 사실은 한국 업체가 미군 납품용으로 만들었던 불량품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즉 가짜 미군 헬멧이라는 거였습니다. - 미군 헬멧도 아닌데 왜 USA라고 써놓으셨어요? ⊙ 안동만 / 국방부 연구개발실장  : 아니, USA로 수출한 거라는 건데 왜 그래요. - 그럼 미군 헬멧이 아니지 않습니까? 미군 헬멧 아니라니까. - 그런데 아마 여기선 미군 헬멧, 한국 헬멧, 이렇게 비교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그 실험한 미군 헬멧이 어디 있습니까? 있다니까, 보여준다니까 그래요. - 있다면 왜 여기다 공개하지 않고 다른 한국에서 만든 미국으로 수출하는 헬멧을 기자들한테 내놓으셨어요?   몰라, 내가 왜 그랬는지...   - 기본적으로 한국군 헬멧보다 미군 헬멧이 약하다고 기자들한테 보여주려고 일종의 현혹시킨 것 아닙니까? 누가 현혹 시켜요. 현혹은... - 진짜 미군 헬멧 주십시오, 어디 있습니까? 숨기지 마시고주십시오. ⊙ 신강균 / 진행  : 마치 미군이 만든 헬멧인 것처럼 기자회견에서조차도 거짓을 하고 있군요? ⊙ 이상호 기자  : 더구나 미국으로 납품하려다가 반품된 제품이었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불량품으로? ⊙ 이상호 기자  : 네. ⊙ 신강균 / 진행  : 몇 달 전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당시에 대부분의 언론들은 파병해야한다, 안 된다 라고 하는 문제에만 집중을 했고 우리 군이 처하게 될 위험에 대해서 경고를 하고 대비책은 얼마나 철저한지를 직접 점검해본 언론들은 드물었습니다. 이상호 기자, 우리 사실은...의 보도가 기존의 언론보도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특히 국방부가 아주 당혹스러워 하고 있죠, 지금? ⊙ 이상호 기자  : 예, 문제는 이 같은 국방부의 은폐 기도가 윗선으로부터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께 보시죠. 가짜 미군 헬멧이 들통나자 서둘러 현장에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이영환 국방부 획득실장, 예비역 소장으로 군의 군수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최고 사령탑입니다. ⊙ 이영환 / 국방부 획득실장  : 가짜 헬멧을 가지고 기자들에게 사기 쳤다는 거 책임질 수 있어?   - 기자들한테 방금 그거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보여드린다니까. - 그런데 왜 실험하지 않고 옛날에 한국군이 만든 미군 헬멧 유사한 걸 올려 놓고 기자들을 현혹하냐고요. 누가 현혹을 해. 시험장에 와서 말해야지. - 거짓말이 더 나쁜 것 아닙니까? 무슨 거짓말을 해. 그러나 이영환 실장은 이내 발언 수위를 낮춥니다. ⊙ 이영환 / 국방부 획득실장  : 책임질 수 있느냐 내가 물은 거지.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사람 사이의 관계인데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다면 우리가 꼭 숨기고 감춰놓고 하는 것처럼 그런 인상을 주기 때문에... - 철저하게 확인해 가지고 있는 그대로 쓰겠습니다. 가짜 미군 헬멧을 내놓으면서까지 국방부는 자체 실험결과 공개를 꺼리고 있었습니다. - 실험하셨다고 지금 보도자료를 내셨는데 실험 결과를 좀 보여저것십시오. ⊙ 남대연 / 국방부 대변인  : 바빠. - 왜 공개를 못합니까? 보여줄게. 갖고 와서 오늘 갖고 왔으니까 오전에... - 자체 실험에서 미군 헬멧보다 우수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실험 결과를 좀 보여주시죠.   실험결과의 공개를 거부하던 국방부는 매그넘이라는 총 자체가 이라크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를 취재하고 온 한 기자에 의해 이내 제지당합니다. ⊙ 김희재 대령 / 육군사관학교 교수  : 세계에서 어디도 군용으로 매그넘 탄 사격하지 않습니다. ⊙ 이라크 현지 취재기자  :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거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거기는 정규전이 아니라 게릴라전입니다. 지금. 매그넘 총도 아까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천불주고 (매그넘 총을) 파는 것도 봤고 근처에 널려 있어요. 취재진의 거듭된 요구에 밀려서 국방부는 남대연 대변인은 매그넘 권총으로 사격했다는 문제의 진짜 미군 헬멧을 마지못해 공개했습니다. ⊙ 남대연 / 국방부 대변인  : 어제 실험한 건데요. 매그넘 탄 이건데 보시죠. 아까 (MBC 실험은) 별로 표시 안 났는데 바깥에 구멍이 뚫리면서 내부 변형이 일어난 거죠. - (미군헬멧이) 이렇게 뚫렸으면 더 센걸로... (탄속이) 417m/s네, 이거는 우리는 350m/s인데... 우리 매그넘은 260 및 m/s예요. 더 센 걸로 쐈네. 같이 보여주셔야죠. 그러면. 국방부는 스포츠탄보다 탄속이 빠른 실제 매그넘탄을 사용했고 그 결과 미군 헬멧에도 약간에 함몰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총탄으로 실험했다는 한국군 신형헬멧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분명 관통됐거나 미군헬멧보다 더 함몰이 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실랑이 끝에 국방부는 마침내 사실은...의 실험결과 대로 신형헬멧의 성능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 한국 헬멧은 안 보여주실 거예요? ⊙ 남대연 / 국방부 대변인  : 인정하죠. 제가 인정하죠. - 아니, 보여주십시오. 비교대상이 필요하죠. 같이 실험에 사용된 한국 헬멧도 보여주십시오. 인정했습니다. 저는...   그렇다면 이라크 현지, 우리 병사들의 안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실험실을 빠져나가는 획득실장에게 물었습니다. - 소총탄으로 여태까지 관통실험 안 하셨는데 그 이유가 뭡니까? 한국군 실험편을 공개하지 않으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이영환 / 국방부 획득실장  : 나는 실험자가 아니고 나는... 전체적인 모든 것을 지금 돌아가는... 어떻게 하는가를 보러 왔지.... - 이라크에 있는 우리 한국군, 우리 사병들 안전하겠습니까? ⊙ 신강균 / 진행  : 신형 헬멧이 왜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겁니까? 이것도 혹시 관통된 나일론 소재로 만든 나일론 헬멧 아닌가 궁금합니다. ⊙ 권희진 기자  : 방탄 소재 중에서 가장 가볍다고 하는 다이니마 라고 하는 신소재로 만든 헬멧이죠. ⊙ 신강균 / 진행  : 다이니마? 다른 나라들도 그런데 이 다이니마 라는 소재로 헬멧을 만듭니까? ⊙ 권희진 기자  :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가 확인을 해봤는데요. 대부분의 나라는 이 미군 헬멧에 들어가는 케블라라고 하는 소재 만든 헬멧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다이니마라고 하는 소재로 헬멧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다이니마 라고 하는 소재를 고집한다? ⊙ 권희진 기자  : 예. ⊙ 신강균 / 진행  : 유일하게 그 소재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 권희진 기자  : 왜 고집을 하고 있는지 취재해봤습니다. 국방부가 매그넘 권총으로 실험했다는 우리군 신형 헬멧의 실험결과를 얻기 위해 사실은 취재팀은 정식으로 국방부에 정보공개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한참만에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비공개 방침을 통보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을 뿐입니다. - 공개를 하겠다는 겁니까, 안 하겠다는 겁니까? ⊙ 국방부 공보실 관계자  : 공개를 안 한다고 말씀드렸고요. - 국민적 관심사인데 공개할 수 없나요? 실험을 했다고 언론에까지 나왔는데요? 여보세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국방부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출입 자체를 아예 거부당했습니다. ⊙ 국방부 위병실 관계자  : 저희들이 안 들여보내려고 한 게 아니라 공보과에서 이렇게 지침이 내려오는데... - 뭐라고요? MBC 기자 분한테 말씀드렸답니다. 저희는 공보과 지침을 받고... 하는 수 없이 취재팀은 이미 공개된 국방부의 자료와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조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군의 신형 헬멧이 총격에 크게 함몰되는 이유는 뭘까. ⊙ 김희재 대령 / 육군사관학교 교수  : 우리는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이겁니다. ⊙ 남대연 / 국방부 대변인  : 이건 재질이 연성이기 때문에 함몰되면서 이것이 충격을 흡수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가벼운 소재, 즉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다이니마 라고 하는 첨단소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작전 중이던 우리 군의 헬멧이 소총에 관통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국방부는 방탄성능이 강화된 신형헬멧 개발에 나서면서 이때 미군헬멧보다 300g 더 가볍게 만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국방부의 경량화 요구에 부합하는 소재가 유일하게 다이니마입니다. 20년 간 우리 군의 헬멧을 사실상 독점 납품해온 K사, 이 K사가 바로 다이니마를 독점적으로 수입하고 있었습니다. ⊙ 방탄제품 납품업자 A  : 다이니마 원공급 업체는 한국에 있는데 그 업체가 K사하고 독점계약이 되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다이니마를 하고 싶어도 사용을 못했죠. 결국 다이니마가 헬멧 소재로 결정됐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다이니마를 소재로 헬멧을 만드는 나라는 몇 개 국이나 될까. 놀랍게도 단 한 나라도 없었습니다. 세계 유일의 다이니마 헬멧, 이 국산 신형 헬멧의 납품가는 25만원, 그런데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미군의 새 헬멧을 60불에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다이니마가 비싼 만큼 가볍기는 하지만 열에는 무척 약하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 방탄제품 납품업자 B  : 열에 약하다는 문제 때문에 이라크에 파병되면 (헬멧) 내부 온도가 80℃로 올라가면 이게 서로 이완 돼 버립니다. 그럼 방탄효과가 아예 없어져 버리죠. - 그런 고려도 없이 방탄판을 이 소재로 결정했단 말입니까? 그렇죠. - 사막에서 녹아버리는데? 네. - 아예 녹아버리네요? 녹아서 불이 붙어 버리잖아요. K사가 취재팀에 제시한 자료입니다. 이라크의 낮 최고기온이 복사열을 합쳐 섭씨 90도로 예상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실제 이라크와 유사한 상황에선 어떤 변화를 보일까, K사가 제시한 온도와 비슷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우나 안에 신형헬멧을 놓고 1시간 반 뒤에 상태를 확인해봤습니다. 작은 압력에도 외형이 찌그러질 정도입니다. 인근 사격장에서 매그넘 총알로 사격을 해보았습니다. 헬멧이 크게 함몰됩니다. 지난 주 실험한 것보다 함몰 정도가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측정 결과 함몰 기준치 12mm의 5배에 달하는 59mm가 들어간 걸로 나타났습니다. - 지난번보다 더 찌그러진 것 같은데요? ⊙ 박종길 / 前 국가대표 사격 감독  : 그렇습니다. 열을 받은 상태라서 그런지 상당히 함몰이 크게 되어 있고 권총 가지고 이랬으니까 아마 위력이 센 소총탄환이라면 지금보다 더 큰 함몰을 가져올 상태입니다. 여기 보십시오. 헬멧 내부의 1/3 정도가 함몰 돼서 안으로 들어왔지 않습니까. 더위가 극심한 사막 지형에서 방탄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우려가 사실로 확인된 겁니다. 같은 조건으로 실험한 미군 헬멧의 경우 열에도 방탄성능이 그다지 저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상호 기자  : 헬멧과 머리 사이의 여유공간이 12mm라는 거거든요. 근데 저희 실험 결과 59mm가 안으로 들어왔으면, ⊙ 신강균 / 진행  : 이 안에 두부까지 완전히 충격이 그대로 전달된다. ⊙ 이상호 기자  : 상상하기도 끔찍합니다. ⊙ 신강균 / 진행  : 그렇죠. 그렇다면 결국엔 뜨거운 사막 조건에서 방탄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라고 하는 게 실험이 말하고 있는 거죠? ⊙ 권희진 기자  : 예, 실험 결과대로라면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커보입니다. 현장에서의 성능에 대한 고려사 사실상 최우선 돼야되지만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정작 중요한 안전문제가 도외시 된 셈이죠. ⊙ 이상호 기자  : 그와 관련된 기사가 월스트리트 저널에도 떴는데요. 한번 잡아주시겠습니까? 미군이 일선 병사들에게 보급한 가볍고 작지만 탄탄한 실형 헬멧이 이라크 전에서는 적합하지 않아서 미군 병사들의 희생이 늘었다 하는 분석이 나왔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미군에서도 기존에 케블라 헬멧을 가볍게 만들었다가 큰 낭패를 지금 보고 있는 겁니다.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이상호 기자, 지금 저대로 라면 신형 헬멧이 적탄에도 뚫릴 수 있다 라고 하는 얘기인데 방탄 장비에는 헬멧만 있는 게 아니고 또 다른 여러 가지 장비가 있을 텐데  다른 장비는 괜찮나요? ⊙ 이상호 기자  : 방탄 헬멧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방탄복입니다. 이번에 자이툰 병사들에게 지급된 것과 같은 규격인데요. 이 방탄복에도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까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개인회사로는 처음으로 국방부의 무기거래업체로 등록된 주식회사 커머디펜, 그동안 대기업이 독점해온 무기거래시장에 뛰어들어 국산무기의 해외수출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입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지 시장공략에 힘쓰고 있는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합니다. 문제의 신형 헬멧을 만든 K사의 방탄복을 수출하려다 문제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 박형근 / (주) 커머디펜 특수 사업부장  : 테스트를 하는데 결과가 안 좋게 나왔습니다. 업체들이 자체 내에서 테스트를 하는데 실험실 정도의 수준의 테스트 밖에 안 돼요. 외국 같은 데서 원하는 건 필드 테스트까지 다 마친 걸 원하거든요. 커머디펜 측에 따라면 파키스탄 경찰청과 방탄복 납품협의를 마치고 방탄 성능 테스트를 치르게 되었는데요. 테스트 기준은 AK소총 47년 식으로 15m 거리에서 사격을 해서 관통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키스탄의 주요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사격시험이 시작됐습니다. 한발, 두발, 방탄복이 힘도 못 쓰고 뚫려버리자 당황한 커머디펜 측은 사격 거리를 20m로 멀리 잡아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 나머지 두 발도 모두 방탄복을 뚫어버렸습니다. ⊙ 박형근 / (주) 커머디펜 특수 사업부장  : 뚫렸는데... 관통이 된  거기에다가 어떤 얘기를 붙일 수가 없는 거니까 그거는 진짜 그냥 황당한 경우죠. 그건. 문제의 방탄복에 들어있던 방탄판입니다. 총탕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커머디펜 측은 이 사건으로 거액의 수출협상이 무산된 것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는 등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실탄 사격에서 관통된 방탄복이 고스란히 자이툰 부대에도 공급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박형근 / (주) 커머디펜 특수 사업부장  : 근데 그 회사 제품이 한국군에 납품이 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 같은 동일 제품이요? 동일 제품이 납품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회사 쪽으로 기무사나 이런 쪽에서 지금 조사가 들어간 걸로 알고 있거든요. 문제의 방탄복을 만든 K사의 서울 본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총알을 막아야 할 방탄복이 왜 뚫렸을까. K사는 총알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즉 국내에서는 방탄복의 성능평가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AK소총에 납탄을 사용하고 있는데 파키스탄 실험대는 물렁한 납 대신 철심이 들어 있는 스틸코어탄을 사용했기 때문에 뚫린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 K사 관계자  : 총알의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풀메탈자켓이라는 게 있고 스틸코어란 게 있습니다. 그래서 스틸코어탄으로 관통됐다는 걸 우리가 가자고 왔습니다. 미국 NIJ 규정으로 봤을 때는 꼭  FMZ탄을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 FMZ탄이 보통탄입니까? 예, 보통탄 종류입니다. K사는 문제의 방탄판을 국내로 가져와 다시 실험한 결과 이번엔 뚫리지 않았다며 샘플을 공개했습니다. 뚫리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럼 이때 사용된 탄알은 물론 납탄이었습니다. ⊙ K사 관계자  : (방탄판을) 가지고 와서 직접 사격을 해 가지고 FMZ탄으로 사격을 해 가지고 그게 관통이 안 된 걸 직접 눈에서 보여줬습니다. 총알까지도 확인시켜 가지고 이게 관통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죠. 그렇다면 이라크 현지의 저항 세력은 과연 어떤 총과 총알을 사용하고 있을까, 국방부 해당 부서에 취재한 결과 이라크 저항세력은 바로 AK 소총에 철심이 박힌 스틸코어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김희재 / 육군사관학교 교수  : 이라크군들이 가지고 있는 총이 틀리거든요. 보통 AK47이죠. 보통은 그게 납탄인데, 이라크 파평 군(저항세력이) 가지고 있는 것은 납탄이 아니에요. 납탄하고 철갑탄하고 중간정도 (스틸코어)인데... 그렇다면 K사는 이라크 현지에서 방탄복을 뚫는 스틸코어탄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역시 확인결과 스틸코어탄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K사 관계자  : 우리는 미군 협력업체 요원이 가끔 들어와요. 이라크도 방문하고 그런 사람이 우리 회사 와서 저한테 그 얘기를 9월, 10월에 들었어요. - 어떤 내용?   거기는 탄속이 한국에서 갖고 있는 그와 같은 탄을 쓰지 않는다. 스틸코어라는 철을 넣어 가지고 탄속이 강한 총알하고 총을 사용한다고 제가 얘기를 들었어요. 결국 K사는 문제의 방탄복이 뚫릴 줄 알면서도 공급한 것입니다. 언론은 이 같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동안 방탄복의 성능 과시에 앞장서온 게 사실입니다. ⊙ 문화 / 03.12.18  : 신형 방탄 조끼는 7.62mm 기관총 공격도 견뎌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 신강균 / 진행  : 철심탄이라는 말이 나오고 납탄이라는 말이 나오고 해서 많이 혼란스러우실텐데요.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철심탄이 사용되고 있는 전장에 철심탄이 뚫리는 방탄복을 입혀서 내보냈다 하고 하는 얘깁니다. 결론을 요약하면. 그렇죠?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지금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 구멍이 철심탄 스틸코어탄에 뚫린 자국입니다. 국내에서 실험해 봤더니 막았다 하는 구멍이 바로 이 구멍입니다. 열어보면 이렇게 막아낸 탄환이 있죠? 이게 바로 납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납이 무른 성질이 있기 때문에... ⊙ 신강균 / 진행  : 뚫지 못하고... 그런데 철심탄은 이렇게 관통을 했다. ⊙ 이상호 기자  : 관통해버린 거죠. 혼동스러우실 것 같아 가지고 정리해봤는데 이게 바로 한국에서 실험용으로 쓰이고 있는 납탄입니다. 납의 유해성분 때문에 이른바 살상용이긴 하지만 물렁물렁하기 때문에 관통력은 낮습니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스틸코어탄, 철심이 들어가 있는 것인데요. 아주 강한 재질이죠. 황동으로 이 안이 총알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미군 내에서는 민간에게 판매 자체가 관통력이 너무 높기 때문에 금지돼 있습니다. 관통력은 납탄의 30%가량, 치명적이죠. ⊙ 신강균 / 진행  : 다시 확인합니다만 작년 9월에 이미 이라크 현지에 스틸코어탄이 사용되고 있다, 철심탄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총알에 뚫릴 수 있는 방탄복을 납품했다 하는 얘기죠? ⊙ 이상호 기자  : 예, 하지만 저희가 취재가 시작되니까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서 그랬는지 이런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이게 70겹입니다. 다이니마를 겹겹으로 70겹을 쌓아놓은 것인데요. 이라크로 보내는 방탄복의 방탄판에는 세 겹을 더 씌웠다. ⊙ 신강균 / 진행  : 뜨거운 사막조건에서는 이 방탄복도 방탄성능이 훨씬 더 떨어질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 권희진 기자  : 그렇죠. 그래서 저희가 헬멧의 경우처럼 방탄복의 성능도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이번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처음으로 지급된 신형 방탄복, 기존 방한복이 파편 방어용이었던 반면 신형 방탄복은 국제 규격에 소총탄 방어용입니다. 방탄조끼는 파편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방탄 조끼 안에 앞뒤로 소총탄을 막는 방탄 판이 들어가면 방탄복 세트가 완성됩니다. 그렇다면 방탄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네덜란드 DSM사에서 다이니마 원단이 들어오면 원단을 가로세로 방향으로 엇갈리게 90겹으로 겹칩니다. 이것을 프레스로 강하게 누르면 딱딱한 판이 만들어지는데 이 판을 일정 크기로 잘라 외피를 싸면 방탄판이 완성됩니다. 결국 방탄판은 원단을 단순 가공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업체관계자  : 다이니마 같은 것은 사실 개발도 아닙니다. 이거 같은 경우는 그냥 외국에서 사 가지고 일반 프레스로 누르는 거예요. 천을 사 가지고 프레스로 누르는 거예요. 이건 개발도 아니에요. 그냥... 제조사가 밝힌 이라크 상황과 유사한 고온조건의 방탄판을 1시간 반 가량 노출시켰습니다. 열에 약한 다이니마의 특성상 이내 흐물흐물 해집니다. 손쉽게 휘어질 정도로 방탄판이 변형됩니다. 외피를 벗기고 방탄판 내부를 살펴보니 다이니모 원사층이 쉽게 분리됩니다. 방탄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권총사격을 가해봤습니다. 탄속이 그린 스포츠탄인데다 재질이 무른 납탄인 탓에 반쯤 박히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탄속이 두 배 이상, 철심이 있는 총탄에 대해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려됩니다. ⊙ 신강균 / 진행  : 이번에 이상호 기자와 권희진 기자가 실험한 화면을 보니까 겨우 성능이 저 정도인데 어떻게 해서 국방부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는지 의문이 드는군요? ⊙ 이상호 기자  : 외국의 경우에는 실험실 테스트 외에도 현장에서 필드 테스트를 병행하게 돼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이번에도 필드 테스트는 안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실험 테스트를 했다는 데요. 납탄으로 했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실제 전장 터에서 전장에서 사용되는 총알 말고? ⊙ 이상호 기자  : 이라크에서는 철심탄이 쓰이고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그리고 자이툰 부대에게 이미 지급된 방탄장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하루빨리 조사하고 대처해야 귀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즉각적인 수사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