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7일 '사실은' 보도] 방금 보신 헬멧은 이라크로 파병된 우리 자이툰 부대의 장병들에게 지급된 헬멧과 같은 규격의 것입니다. 형편없이 함몰된 저런 헬멧이 이라크 전쟁터에서 우리 장병들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을지 정말 걱정되는 장면입니다. 이라크로 보낸 우리 장병들이나 휴전선을 지키는 우리 국군들에게 지급된 방탄 장비들이 과연 제대로 것인지 먼저 뉴스 애프터 서비스부터 보시겠습니다. 지난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헬기 강하하다 간첩의 총격에 사망한 장병을 기억하십니까? - 머리를 맞았더라고... 눕혀놨는데 머리를 붕대로 싹 감았더라고... - 옛날에 구형 철모 쓴 것만도 못한 상태에서... 당시 총격 부위로 놓고 벌어졌던 뜨거운 논란, 7년 후에서야 밝혀진 총격 후의 진실, 하지만 여전히 형편없는 방탄 헬멧의 성능,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방탄장구 납품 업체와 국방부 유착설, 안전을 위해 조용히 떠났다는 자이툰 부대의 방탄 장비는 과연 안전한 것일까. 구멍 뚫린 방탄정책의 전말을 뉴스 애프터 서비스 해드리겠습니다. 구멍뚫린 방탄정책 ⊙ 이상호 기자  :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지급된 방탄 자켓입니다. 이 방탄 자켓 앞뒷면에는 이렇게 소총의 탄알을 막아낼 수 있는 방탄 판이 이렇게 삽입이 됩니다. 뭐니뭐니 해도 현장에서 가장 긴요한 방탄장구는 바로 이  방탄헬멧일 겁니다. 이 헬멧이 바로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지급된 방탄 헬멧인데요. 이 헬멧은 과연 소총의 총탄을 막아낼 수가 있을까요? 헬멧이 총탄에도 뚫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사실은 지난 8년 전 대간첩 작전 당시부터 제기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96년 9월 18일, 강릉 무장간첩침투사건, 한국전쟁 이후 두 번째 규모의 무장 간첩이 침투해 오면서 전군이 대간첩 작전에 동원됐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49일 동안 소탕 작전을 펼쳐 침투 간첩 26명 가운데 25명을 사살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우리 군의 피해도 컸습니다. 군인 9명을 포함해 1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故 이병희 중사는 첫 번째 전사자였습니다. ⊙ MBC 뉴스데스크 (96. 9. 21)  : 네, 오늘 작전에서 특전사 이병희 중사가 공비의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특전사 소속이던 이병희 중사는 간첩상륙 직후 강릉 외곽 칠성산 정상부근에서 발견된 간첩의 은신처를 수색하기 위해 헬기 강하를 시도했습니다. 선도에 서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던 이 중사는 멀리서 들려온 총성과 함께 밧줄에서 떨어졌습니다. 병원으로 후송된 이 중사는 출혈과다로 곧 숨지고 말았습니다. ⊙ 한겨레21 / 98. 4. 30  : 이 중사는 이마에 두 발의 총을 맞으면서도 방아쇠를 당겼던 셈이다. ⊙ 한국 / 96. 9. 22  : 무장공비가 쏜 총알은 이 중사 헬멧 아래 뒷머리에 맞았다. ⊙ 조선 / 96 9. 22  : 조준사격에 맞은 이중사의 뒷머리에서 피가 튀었다. 오른 쪽 어깨에서도 피가 흘렀다. 사고 이후 신문들은 저마다 이중사의 피격소식을 전하며 각각 다른 부위에 총상을 입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과연 이 중사는 어디에 총상을 입었던 것일까. - 아드님 시체는 혹시 보셨어요? ⊙ 유화순 / 故 이병희 중사 어머니  : 여느 때는 안 보여주더라고요. 안 보여주다가 영결식 날 아침에 보여주더라고... 그런데 머리를 붕대로 싹감았더라고 머리를. 철모 쓰고 다 했다는데도 어떻게 머리를 맞았더라도. - 철모를 썼는데 머리를 맞아요? 그럼. 전투하러 갔으니까 다 갖추고 갔지. 이 중사는 다른 곳이 아닌 머리에 총상을 입었고 당시 머리엔 헬멧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헬멧이 뚫렸다는 얘기인데 어떻게 헬멧이 뚫릴 수 있는지 어느 누구도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 강창희 / 당시 한나라당 의원  : 이 헬멧이 200m에서 AK47총에 관통됐다는 얘기를 들었대요. 이 헬멧은 사실상 우리의 두부를 적의 탄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관통되는 헬멧을 장착, 장비하고 우리 군이 언제까지 안전하게 전투행위를 할 수 있겠는가, 7년 뒤인 지난해 육군본부에 대한 국감장에서 당시 강창희 의원은 이병희 중사사건을 최초로 공식거론하기에 이릅니다. 한국군의 방호장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한 겁니다. ⊙ 조재토 / 당시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  : 지금 강창희 의원께서 말씀하신 것이 다 맞습니다. 이게 96년도에 대간첩 작전 시에 적격탄에 맞아 가지고 사망한 예가 있었습니다. ⊙ 강창희 / 당시 한나라당 의원  : 제가 묻는 것은, 몇 년도에 파악을 했어요? 관통된다는 것을 언제 알았냐고요? ⊙ 조재토 / 당시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  : 아까 말씀하신 대로 96년도입니다. 사고 이후 7년 동안 육군 측은 관통사실을 알고서도 이 헬멧을 계속 병사들에게 지급해온 셈인 겁니다. ⊙ 강창희 / 당시 한나라당 의원  : 그럼 96년도에 이걸 알았는데 금년(2003) 12월부터 신형 헬멧이 보급된다는 거죠? ⊙ 조재토 / 당시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  : 예, ⊙ 강창희 / 당시 한나라당 의원  : 그러면 8년 동안은 이거 다 옛날에 구형 철모 쓴 것만도 못한 상태에서 8년 동안 육군에서 방치할 수 있는 거예요? ⊙ 조재토 / 당시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  : 그래서 육군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서 ROC(성능수준)를 요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ROC의 총격을 보완하고 각 부대의 시험을 거쳐 가지고 02년도 12월에 기술시험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형 방탄 헬멧은 이 미군용 등 외국군 사용제품과 비교할 때 방탄 성능은 동일하고 중량은 국내 개량품이 가볍게 개발이 돼서 금년(2003년) 말부터 군에 보급할 예정입니다. ⊙ 신강균 / 진행  : 헬멧이 총탄에 뚫려서 사망했다, 정말 충격적인 사실인데요. 헬멧이라면 군인의 목숨을 지키는 제1호 장비인데 권희진 기자, 저 사건이 있었던 8년 전 당시에 이 중사가 헬멧이 뚫려서 사망했다 라고 보도한 기사를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혹시 제가 잘못 봤나요? ⊙ 권희진 기자  : 그건 아닙니다. 그때는 그런 기사 자체가 나오지 않았었죠. 당시에는 대간첩 작전을 하다가 몇 명이 죽었다 라고 하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고요. 어느 언론도 장비의 결함 때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취재한 적이 없습니다. 국방부 역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 신강균 / 진행  : 사건이 나고 7년이 지난 지난해 국회에서 국방부 군수참모가 마지못해 시인을 한 것 같은데 그때도 크게 문제가 안 됐고 아직까지도 국방부가 이런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라고 하는 이런 기사는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맞습니까? ⊙ 권희진 기자  : 그렇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이상호 기자, 헬멧이 뚫린다, 참 믿기 어려운 얘기인데 대간첩 작전에서 사망했다 라고 하는 이 중사가 썼던 헬멧은 과연 어떤 것입니까? ⊙ 이상호 기자  : 아마도 신 앵커께서 군 생활하실 때는 철모가 외피로 되고 플라스틱 하이버가 안에 들어가 있는 이중 철모, 그런데 이 중사가 썼던 헬멧은 그보다도 한 층 성능이 좋아졌다고 하는 이른바 나일론 헬멧입니다. 이 나일론 헬멧은 현재 전군이 착용하고 있는 바로 그 헬멧입니다. ⊙ 신강균 / 진행  : 제가 80년대 초에 군 복무를 할 때는 말씀하신 대로 이중철모를 썼는데 설사 총탄이 철모를 뚫었다 하더라도 안에 있는 하이바가 막아준다, 라고 해서 굉장히 안정감을 느꼈는데, 그런데 이중철모보다 더 강하다고 하는 나일론 헬멧이 뚫렸다는 얘기죠? ⊙ 이상호 기자  : 네, 그래서 저희도 믿기가 힘들어서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방탄 제품의 성능은 국제적으로 미국 법무성 산하의 사법 연구소, NIJ가 정한 기준에 따라 책정됩니다. 이번 자이툰 부대원들에게는 NIJ 기준의 LevelⅡ 2 헬멧이 지급됐습니다. LevelⅡ 헬멧은 357매그넘 권총과 9mm 권총탄까지 막아낼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을 말합니다. 공인된 장소가 아닌 일반 실탄 사격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취재팀은 그보다 조금 느슨한 조건, 즉 5m 거리에서 보다 낮은 탄속으로 자체 사격시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실험 대상은 우리 군이 한국전쟁 이후 줄곧 착용해온 이중철모, 이병희 중사가 작전 수행 중 착용했던 나일론 헬멧, 미군 방탄 헬멧, 그리고 수출용으로 제작된 신형 방탄 헬멧, 마지막으로 자이툰 부대에 지급된 것과 같은 규격의 헬멧 등 모두 다섯 가지였습니다. 먼저 최근까지 사용돼 온 이중철모, 먼저 화력이 강한 매그넘 권총으로 실시한 사격 시험에서 철모는 완전히 관통되고 말았습니다. 이번엔 베레타 권총으로 화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9mm 권총탄을 쏴봤습니다. 이중철모는 9mm 권총탄에도 맥없이 뚫리고 맙니다. ⊙ 박종길 / 前 국가대표 사격감독  : 100% 관통했습니다. 저도 해병대에서 10여년 동안 간첩작전도 하고 했는데 이런 철모가 관통된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완전히 철모 두 겹, 하이바 두 겹을 완전히 뚫고 관통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아하고 놀랄 일입니다. 다음은 강릉 무장공비침투 때 故 이병희 중사가 착용했던 나일론 헬멧, 현재 전 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헬멧입니다. - 여기 뚫렸네요? 이렇게, ⊙ 박종길 / 前 국가대표 사격감독  : 네, 관통했습니다. - 이거 쓰고 있으면 어떻게 돼요? 이런 것 쓰고 있으면? 철모를 관통했는데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죠. 방탄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볼 수 있죠. 전투나 작전 시에는 크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철모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정말로 뚫리는군요. 지금 텔레비전을 보시고 계신 많은 장년층들은 군대 생활하실 때 이 철모가 자신들의 생명을 지켜준다고 다들 생각하셨을 겁니다. 어이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성능을 개량시켰다 라고 하는 이 나일론 철모도 관통됐죠? ⊙ 이상호 기자  : 예, 뚫렸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총알이 이쪽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찢어져서 두 겹이 뚫린 셈입니다. 그런데 이상호 기자가 했던 저 실험, 정말로 실험 기준을 제대로 적용해서 한 실험입니까? ⊙ 이상호 기자  : 물론 국제규격의 실험과는 좀 다르죠. 국제규격의 실험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NIJ 규격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 규격보다도 저희가 조금 더 느슨한 기준으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저희 나름대로의 실험 기준을 정해서 대상 헬멧에 균등한 조건으로 실험한 겁니다. 문제는 지금 실제 권총의 실험결과를 보셨는데 실제 전장에서는 권총이 아니라 AK 소총과 같은 소총이나 총화기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바로 문제죠.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앞에서 봤듯이 나일론 헬멧에 문제가 있어서 국방부가 7년 동안이나 연구한 끝에 신형 헬멧을 개발했고 그 신형 헬멧을 이라크에 파병한 자이툰 부대에게 지급했다, 그렇게 지금 돼 있는데 그러면 신형 헬멧은 설마 문제가 없겠죠? ⊙ 이상호 기자  : 그래서 저희가 그 신형헬멧도 역시 마찬가지 방법으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이번에는 국내 업체가 오랜 연구기관을 거쳐 새로 개발했다는 신형 헬멧들의 방탄능력을 실험해봤습니다. 먼저 한 국내업체가 케블러와 투론이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 헬멧입니다. 우리 군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주로 수출용으로 만든 것입니다. ⊙ 박종길 / 前 국가대표 사격감독  : 방탄은 됐습니다만 함몰은 막지 못했군요. 심한 함몰상태입니다. 소총일 경우에 거리와 각도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자칫하면 이 경우도 소총 같은 경우는 견디지 못하고 많은 손상을 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관통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관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보급된 것과 같은 규격의 신형 헬멧, 7년여의 기간을 거쳐 개발된 이 헬멧은 지난 2월부터 군부대에 일부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원도 이 헬멧을 지급 받았습니다. 이 헬멧은 과연 이라크 우리 병사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 박종길 / 前 국가대표 사격감독  : 함몰됐다면 소총 M16 요즘 개발된 총으로는 충분히 이  이상으로 함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리에 따라서 다를 수가 있겠지만 적중거리에서는 충분히 이보다 더 함몰될 가능성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관통될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군의 헬멧은 과연 어떨까, ⊙ 박종길 / 前 국가대표 사격감독  : 균열만 있지 총알이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함몰도 안 됐고 겉에 손상만 입었지 실탄이 안에까지, 내부까지 침투는 안 돼있고 있고, 이거는 상당히 양호한 철모입니다. 매그넘 탄 가지고도 이 정도로 견딘다면 양호한 철모라고 봅니다. ⊙ 신강균 / 진행  : 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관통되진 않았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우리 자이툰 부대 장병들에게 지급된 헬멧과 같은 규격의 이 신형 헬멧이 이 정도로 함몰이 됐다면 이 안에 있는 머리에 손상을 입힐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관통되진 않았지만 안전하진 않다 라고 하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군요? ⊙ 이상호 기자  : 그렇죠. 더구나 현장에서 쓰이게 될 AK 소총 등 경·충화기들, 그 위험은 훨씬 클 게 불을 보듯 뻔한 거죠.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미군의 헬멧은 조금 스친 자국이 있을 뿐입니다. ⊙ 이상호 기자  : 균열이 좀 외피가 발생을 했죠..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이상호 기자, 국방부는 이 신형 헬멧이 함몰된다는 사실을 알거나 우리 자이툰 부대를 보냈는지, 그 대목이 정말 궁금해집니다. ⊙ 이상호 기자  :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취재를 해 보니까요. 국방부는 저 헬멧들에 대해서 직접 총격시험을 해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저희 취재가 진행되자 그때서야 부랴부랴 총격시험을 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결과는 아직 통보를 받지 못했습니다만, 여하튼 국방부는 우리 군의 헬멧이 미군 헬멧에 비해서 성능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관통 실험조차 해보지 않고 보냈다, 참 기가 막힌 얘긴데 그런데 이런 헬멧이 어떻게 납품되고 실전에 배치될 수 있는지 국방부 관계자들은 만나봤습니까? ⊙ 이상호 기자  : 예, 많이 만나봤는데요. 일단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씀을 종합을 하면 우리 군의 헬멧은 총알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다 라는 얘기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국방부는 과연 방탄헬멧이 총알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국방부는 아예 총탄으로 관통 실험조차 해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김재훈 중령 / 국방부 획득실  : 저희는(신형 방탄 헬멧의) 품질 보증을 하는데 실제 실 사격을 안 했고 이건 파편 방지용으로 돼 있기 때문에 파편탄을 가지고 실험을 합니다. - 그러면 실제 총탄 가지고는? 그건 실험을 안 합니다. 전장에서 쓰게 될 헬멧을 총탄 관통 실험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국방부 측은 애초에 총탄을 방어할 목적이 아니라 주로 파편을 막기 위해 헬멧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김재훈 중령 / 국방부 획득실  : 일반 국민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지금 세계적인 추세가 헬멧이라고 그러면 실제 총알을 갖다 방탄할 수 있는 이런 헬멧은 없습니다. 탄을 갖다 파편에 의한 사망률이 많기 때문에 그것을 방어하기 위한 이런 헬멧을 지금 개발하고 있는 겁니다. - 원래 총알을 막을 수 있는 헬멧을 만들 생각이... 그걸 하려고 하면 굉장히 무게가 무거워집니다. 헬멧이. - 미군 철모는 어떻습니까? 미군 철모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그럴까, 우리 군의 철모는 총알의 충격에 크게 함몰된 반면, 미군 철모는 충격을 분산해 냅니다. 찌그러지지도 않았습니다. 철모가 총알에는 뚫려도 된다는 국방부의 생각, 전문가들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 자이툰 부대에다가 공급한 헬멧, 이전에는 다 방탄 헬멧이 아니라는 거거든요? (국방부에서) 파편 헬멧이라고 주장하는데? ⊙ 군사전문가  : 그건 자기네들 입장이고요. 어떤 헬멧이 펑크가 났는지 그거는 저도 확인을 해봐야 되는 건데,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 알고 있어요. 경기도에 있는 방산회사 K사입니다. 이곳은 지난 70년대부터 무려 20여년 동안 군납 헬멧을 사실상 독점 납품해왔습니다. 나일론 헬멧으로 불리는 우리 군의 헬멧을 개발해서 납품해온 업체가 바로 이곳입니다. 역시 이번 신형 헬멧 사업권도 따내서 다른 한 개 업체와 함께 신형 헬멧을 국방부에 공급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7년 동안의 연구 개발을 거쳐 이 회사가 만들었다는 게 우리 군의 신형 헬멧, 이 헬멧은 지난해 3월 자이툰 부대 창설에 맞춰서 1000개가 우선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헬멧은 방탄 기능은 차치하고 제품의 기본적인 완성도조차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 K방산회사 관계자  : 여기서 (폐인트)가 벗겨지죠. 벗겨지고... 다음에 여기 이런 부분이 깨끗하게 붙어 있는데 조금 뭐랄까, 조금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어요. K사 측은 방탄 성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결과 헬멧은 기본적인 접착상태조차 불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김재훈 중령 / 국방부 획득실  : 헬멧의 표면 상태를 보는데 헬멧이 여러 겹을 갖다가 붙여 놓은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여러 겹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뜨면 안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접착력을 보는 겁니다. 접착 상태가 좀 나쁘다던가, 안에 공기가 차 있다던가 그러면 가운데가 뜨는 효과가 나옵니다. 결국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국방부는 K사가 납품한 헬멧 전량으로 수거해서 업체에 되돌려줬습니다. K사는 1억 2천여만원의 배상금을 물었습니다. 결국 자이툰 부대에는 K사와 공동으로 헬멧을 개발했던 또 다른 업체의 제품이 공급됐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K사가 만든 것과 같은 규격의 헬멧이어서 여전히 이라크 장병들의 안전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헬멧을 돌려 받은 K사는 수정, 보완을 거쳐 다시 그 제품을 국내용으로 군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이상호 기자, 이번에 자이툰 부대에 지급된 헬멧이 저 K사에서 생산한 겁니까? ⊙ 이상호 기자  : 아닙니다. 지금 자이툰 부대에서 쓰고 있는 헬멧은 E모사의 제품인데요. ⊙ 신강균 / 진행  : 다행이군요. ⊙ 이상호 기자  : 예. 그런데 그것도 좀 아닌게요. 자이툰 부대원들의 헬멧을 직접 가져올 수가 없어서 저희가 K사 제품으로 실험을 하긴 했는데요. 하지만 E사와 K사는 공동으로 지난 5년 동안 이 신형 방탄 헬멧의 연구와 개발 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니까 납품만 달리했지 같은 규격의 같은 성능의 제품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이런 문제가 있는 헬멧을 20년 동안이나 독점 납품했다, 10년도 아니고 20년씩이나 독점했다. 무슨 비결이 있었습니까? ⊙ 이상호 기자  : 아무래도 분단상황에서 방산업체가 흔히 그래왔습니다만 대부분 독점사업이었습니다. 이 K사는 헬멧 외에도 그동안에 다양한 군납제품들을 독점 생산해온 중견 기업이었는데요.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4년 전에 저희 시사매거진 2580에서 군납회사의 수십억원대의 비자금 조성방법과 로비 실태에 대해서 고발한 게 기억나시죠? ⊙ 신강균 / 진행  : 그랬었죠. ⊙ 이상호 기자  : 그때 그 회사가 바로 지금의 K 회사였습니다. 그 보도 이후에 어떻게 이 업체가 건재할 수가 있었는지 저희가 뉴스 A/S해봤습니다. ⊙ 시사매거진2580 ?무늬만 국산? (99. 2. 28)  : 이해할 수 없는 군납체계와 방위산업체들의 교묘한 가격 부풀리기 수법을 파헤쳤습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모 방산업체, 다연장 로켓폭탄도, 수류탄 신관, 방탄모 등을 생산하는 중견 방산업체입니다. 당시 2580이 입수한 K기업의 회계 서류는 군납품 가격을 부풀리기 위해 철저하게 이중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조달본부 직원들 선물, 국방부 관계자 식대, 심지어 장성출신 동호회의 골프 회동 비용까지 모조리 제조 경비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 K방산업체 前 직원 (시사매거진2580 ?무늬만 국산? (99. 2. 28))  : 로비거든요. 그런 거를 주로 예비역 장군 이런 분들이 방산업체에 많이 계세요. 그런 분들이 모여 가지고 골프도 하시고 식사도 하시고 그러시거든요. 그런가 하면 가짜 세금계산서를 끊거나 인건비를 부풀리는 수법 등을 동원해 최소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온 사실도 보도됐습니다. ⊙ K방산업체 前 직원 (시사매거진2580 ?무늬만 국산? (99. 2. 28))  : - 그 통장은 부장님 개인 통장이란 말씀이십니까? 부장님 월급이 몇 억씩 됩니까? 부장월급이 몇 억씩 될 리가 없죠. - 비자금 조성이 지금 어느 정도라고 보고 계신가요? 최소 매출액의 20% 정도는 비자금으로 조성되지 않을까... 150억이면 30억 정도... - 150억의 30억 정도? 2580의 보도 이후 K기업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 졌을까, 군 당국의 당시 K기업에 대한 조치 내용을 물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기업의 전 직원으로부터 당시 구속 조치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 K방산업체 前 직원  : 그때 ?2580?에서 할 때 6개월 뒤에 감사원 감사나 이런게... 군에서 다시 감사를 했어요. 우리 업계에서는 웃기는 얘기다라고 하는 게 그렇게 ?2580'에서 대대적으로 때렸는데 그러면 최소한 검찰에서라도 조사가 이루어지든지 감사원에서 특감이 이루어지든지 해야하는데 국방부 감찰부에서 특별감사를 했어요. 그렇게 큰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군에서 감사오는 게 넘어가지 않겠습니까?   군 고위직이 관련된 사건을 군이 조사를 맡으면서 대충 무마됐다는 얘깁니다. 실제 확인 결과 비자금 조성 규모와 로비 의혹 등 당시 제기된 문제는 대부분 축소되거나 덮였고 사법기관을 통한 본격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K사의 전 직원은 보도 이후에도 과거의 관행이 상당 부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 K방산업체 前 직원  : 실제 100명이 근무를 하지 않고 30명이 근무한 것을 100명이 근무한 걸로 가짜로 공장에 근로자들을 만들어 놓고 국방부에 신고를 했고, - 언제요? 90년 초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 지금도요? 제가 알기로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 기업에게 보도 이후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 K방산업체 관계자  : (2580방송이) 나가자마자 이제 국방부 조달본부에서 TF를 구성해 가지고 6여명의 인원이 나와서 5년 치의 저희 자료를 전부다 실사를 했어요. 그래서 당시 29억 원을 쉽게 말해 환급조치가 이루어져 가지고 ?회사는 29억 원을 환수하라? 이런 최종 결론이 나왔어요. 그리고 지금은 관련된 어떤 공무원들이 과거처럼 금전 준다고 해서 받고... 지금은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비자금 가운데 29억 원을 되돌려줬다. 조달본부에 조사까지 받았다는데, 하지만 조사를 벌인 조달본부 역시 관련 직원들이 K사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던 당사자였습니다. 취재결과 K회사의 경우 사장은 군장성 출신이고 부사장은 군수참모를 지낸 장성 출신, 그밖에 상당수가 군 간부를 지낸 사람들입니다. ⊙ 신강균 / 진행  : 제조 경비에 접대비까지 포함돼 있다. 권희진 기자, 이 헬멧, 한 개당 납품 가격이 얼마입니까? ⊙ 권희진 기자  : 25만원 전후이죠.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헬멧을 만들라고 준 돈은 어떤 돈입니까? ⊙ 권희진 기자  : 당연히 우리 국민들이 낸 세금이죠. ⊙ 신강균 / 진행  : 국민들이 낸 세금이 헬멧을 제작하는데 제대로 다 쓰였다면 훨씬 더 좋은 성능의 헬멧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 보는데 어떻습니까? ⊙ 이상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저희 뉴스 A/S팀에서는 이번 헬멧말고도 각종 방탄 장구들에 대해서도 안전성 여부를 실험 조사해봤습니다. 사실 자이툰 부대에 대한 보도통제가 지금 내려진 상태 아닙니까? 하지만 우리 장병들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저희는 과감하게 보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방탄 장구에 대한 내용은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A/S 해드리겠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군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인하고 보강하는 것이 바로 군의 사기를 높이는 첫 걸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