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데스크 / 1999.6.30  : 안타까운 죽음이었습니다. 오늘 새벽 화성군 청소년 수련원에서 불이 나 잠자던 유치원 생 등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5년 전 유치원 생 19명의 어린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수련원 화재사건. ⊙ 뉴스데스크 / 1999.6.30  :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떨어져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합니다. ⊙ 뉴스데스크 / 1999.7.2  : 씨랜드 수련원은 건축에서부터 시설관리에 이르기까지 비리와 허점 투성이었습니다.   관련된 17명 구속으로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유족들의 항변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데... - 모기향으로 죽은 게 아니야. 모기향에서 불이 날 수가 없어요. 이게 다 가짜라니까요... - 공무원들은 (형을) 산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전부 집행유예... 무죄를 받으니까... - 우리나라가 도대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가, 우리나라가 너무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나라라는 걸 알았어요. 씨랜드 참사 이후 5년, 끝나지 않은 유가족들의 통곡을 뉴스 애프터 서비스 해드립니다. ⊙ 이상호 기자  : 씨랜드 화재 참사로 숨져간 19명의 어린이들입니다. 당시 예닐곱 살의 유치원생들이었으니까 살아 있다면 지금쯤 초등학교 5학년생쯤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번 세상을 떠난 이 어린이들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당시 화재가 났던 씨랜드 수련원의 모형입니다. 겉으로는 철근 콘크리트 건물처럼 그럴싸해 보이지만 이렇게 뚜껑을 열어보면 물건을 담으라고 만든 컨테이너 박스를 이렇게 얼기설기 엮어서 만든 형편없는 가건물이었습니다. 특히 이 301호 컨테이너 박스 한 곳에만 사고 당일 모두 18명의 어린이들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불이 나자 좁은 양쪽에 입구 외에 달리 탈출구가 없었던 컨테이너 박스 속의 어린이들은 야속한 어른들을 원망하면서 불길 속에서 하나 둘 그렇게 숨져갔던 것입니다. 99년, 6월 30일 새벽 1시 41분, 경기도 오산 소방서로 걸려온 숨가쁜 전화한통. ⊙ 당시 신고 전화 녹음 내용  : 여보세요, 여기 씨랜드... 여보세요. - 여보세요. 침착하시고... 수련관인데요. 빨리요. 수련원이에요. 소방차가 도착했을 땐 수련원 건물은 벌써 걷잡을 수 없는 화염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수련원 건물은 이미 엿가락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 목격자  : 소방차가 와도 손을 못 대더라고. 진화에 손을 못 대더라고요. 컨테이너 건물 안에는 대부분 예닐곱 살의 유치원 어린이들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 뉴스데스크 / 1999.6.30  : 오늘 희생된 예닐곱 살짜리 어린이들은 바다에 간다고, 그리고 모래성을 쌓는다고 한껏 가슴이 부풀었지만 그 길이 이 세상 마지막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해맑은 웃음으로 아침에 집을 나선 아이들은 한 줌 재로 돌아왔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쌍둥이 자매도 있었습니다. 이 자매는 일곱 번째 생일을 앞두고 부모 곁을 떠났습니다. ⊙ 고 석 / 故 가현, 나현양 아버지  : 가현아 생일 축하하고 나현이도 생일 축하하고 다음에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가현아, 나현아 촛불 끄란 말이야. 촛불 끄란 말이야. 가현아, 나현아... 할머니가 선물 주려고 했는데... 국가대표 하키 선수였던 김순덕씨. 김씨도 어린 아들을 잃었습니다. 김씨는 이 땅이 싫다며 국가대표 때 받은 훈장을 모두 반납하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 김순덕 / 故 김도현군 어머니  : 훈장 자체가 가보였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는 쓰레기라고 생각했어요. 내 아들이 왜 죽어야 됩니까. 우리 애들이 왜 죽어야 돼요... ⊙ 희생자 유가족  : 내가 어떻게 보내. 내가 어떻게 보내냐고... 엄마... 23명의 희생자 가운데 19명이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죽음은 비단 유가족들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의 슬픔이었습니다. ?씨랜드 참사 추모시 중...? 여섯 살이잖니 두 손으로 셈하기에도 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 엄마와 3더하기 3은 6아직 일곱 여덟 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 하룻밤만 잔다더니 여직 그 곳에서 놀고 있니. 아이야! 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 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주는 이 엄마말고 누가 있더냐. 너를 반겨 안아 주는 이 할머니더냐, 할아버지더냐... 그래, 아이야 엄마 없다 울지 말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 분 손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 살아남은 아이들에게도 그 때의 기억은 지울 수 없는 악몽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때 살아 남은 이현이는, 다른 방에 있다가 운 좋게 화를 면했습니다. 이현이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병원신세를 지고서야 겨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이범숙 / 김이현 어머니  : 얘는 처음에 혼자 못 잤어요. 한 2, 3년 그랬어요. 문을 못 닫고 열고 자고... - 이현이는 왜 문을 못 닫고 잤어요? ⊙ 김이현 / 생존 어린이  : 집에 불이 날 것 같아 가지고... ⊙ 이범숙 / 김이현 어머니  : 지금도 뜨겁고 이러는 건 못 참고 냄새 그 왜 타는 냄새 있죠. 그런 것에 민감해요. 그래서 엄마,1씨랜드 냄새 난다고... 이젠 초등학교 5학년으로 껑충 자란 이현이, 5년 전의 사고가 누구 때문에 일어났는지를 아는 나이가 됐습니다. ⊙ 김이현 / 생존 어린이  : 이제 다시는 이런 일 안 생겨서 더 이상 슬프게 죽는 애들... 그런 거 없게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 신강균 / 진행  : 씨랜드 참사 유가족들의 통곡, 어느덧 5년이 지났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겨서 비명에 가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한다는 이현이의 주문, 우리 모두 가슴에 새겨둬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방학을 맞아서 많은 어린이들이 요즘에 캠핑이나 수련회를 떠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계절이면 더욱더 당시의 사고를 저희가 되새겨야겠죠. ⊙ 신강균 / 진행  : 5년 전 사고 당시에 조사를 둘러싸고 참 말이 많았었는데 사고 뒤처리는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 이상호 기자  : 일단 사고원인, 쟁점이 크게 됐었죠. ⊙ 신강균 / 진행  : 그게 중요하죠. ⊙ 이상호 기자  : 전기누전이었다, 모기향에 의한 발화였다, 말들이 많았는데 만약에 전기누전으로 드러날 경우에 건축 인허가를 관련했던 공무원이라든가 한전, 뭐 소방 당국 관계자들, 줄줄이 엮어 들어갈 갈 판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더욱더 관심을 모았었는데요. 유가족들은 지금도 전기누전에 의해서 화재가 났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화재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왔었는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사고 직후 수련원 측은 화재원인이 시설의 문제가 아닌 유치원 선생님들이 피운 모기향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이틀만에 역시 모기향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감식결과를 전격적으로 내놓았습니다. 유가족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 희생자 유가족  : 어제 임시 발표한 것을 100% 믿지 않습니다. ⊙ 희생자 유가족  : 처음부터 다시 해 이거 다 필요 없어. 필요 없어. 이어 검찰도 모기향에 의한 참사라며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유가족들은 당국의 수사결과에 수긍하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MBC ?PD수첩?은 유가족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과연 모기향으로 불이 날 수 있는지 실험까지 했습니다. 실험결과 국과수나 검찰의 발표와는 달리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 이상희 / 유가족측 변호사  : 너무 성급히 국과수에서 화재의 원인을 발표했다는 거죠. 사실 그 모기향 외에도 다른 가능성들이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그 가능성에 대해게 좀 더 치밀한 조사를 하지 않고... 당시 유가족이나 언론들은 전기누전 때문에 화재가 났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참사가 일어나기 2년 전인 97년부터 씨랜드는 전기안전공사로부터 무려 세 차례나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 한상희 / 당시 한국전기안전공사 경기지사  과장 : 저희가 3차 점검을 나가서 확인한 결과 또 계속 안 돼서 3차 부적합 통지서를 발부한 사실이 있습니다. 유족들은 재조사를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안병희 / 유가족측 변호사  :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이라고 할 경우에 처벌의 대상이나 처벌의 폭, 또 관련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관리 감독 소홀,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더 커질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건을 축소시키기 위해서 모기향불로 인한 화재발생으로 그렇게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하는 그런 의구심을... ⊙ 이경희 / 故 재혁군 아버지  : 씨랜드 동력전선이 아닌 일반 전기가 들어가 있고 수련원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할 때는 집 부근 220V 전기가 180V까지 용량이 떨어져 형광등 불이 켜지지 않고 선냉장고 모터가 돌아가지 않을 때가 있어 전기 누전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적이 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족들은 모기향 때문에 불이 났다는 당국의 수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 이경희 / 故 재혁군 아버지  : 그러면 부모들이 바라는 게 뭐겠어요. 과연 우리 자식들의 어떻게 희생이 됐는가를 부모들이 알 권리가 있는 거예요. 그게 제대로 됐는지... ⊙ 신강균 / 진행  : 당국의 발표대로 화재의 원인이 쓰러진 모기향 때문이었다 라고 치더라도 어떻게 저렇게 큰 화재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 권희진 기자  : 작은 불씨하나 때문에 저렇게 큰불이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창고만도 못한 이 건물의 구조 때문이었습니다. 컨테이너 박스를 겹겹이 쌓아서 건물을 만들었기 때문에 불이 나자마자 컨테이너 박스들이 구겨지듯이 아래쪽으로 무너져 내린 거죠. 게다가 이 박스들을 인화성이 강한 스티로폼과 합판으로 덧씌워놨기 때문에 불이 순식간에 번졌던 겁니다. ⊙ 신강균 / 진행  : 그런데 여기서 더욱 궁금한 것은 도대체 그런 건물이 어떻게 수련원 용도로 허가가 났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관련공무원들의 책임도 클 것 같은데 공무원들 책임 규명, 제대로 됐습니까? ⊙ 권희진 기자  : 직접적인 증거는 부족하지만 일단은 화인이 모기향으로 공식 발표됐죠. 그러면서 처벌을 받아야 될 공무원들의 범위가 상당히 줄어들었고요. 당시 6명의 관련 공무원이 구속됐는데요. 그 이후 어떻게 됐는지를 취재해봤습니다. 씨랜드는 원래 양어장이었던 곳으로 수련원 허가가 날 수 없었던 곳이었습니다. 부대시설이 소방법 위반혐의로 적발된 데다 소방설비조차 갖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수련원으로 용도 변경되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습니다. ⊙ 당시 허가 공무원  : 중간에 설계변경을 한 번 했는데 바뀌는 부분은 별로 없었어요. 청소년 수련원 설치 허가인가 먼저 득해야 돼요. 먼저 득하고 허가증을 청구해서 규모나 내부 칸막이나 그런 건 다 똑같아요. 이렇게 청구가 됐기 때문에 사실 큰 생각 없이 용도를 바꿔준 거죠.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분노했고, 단호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수사당국도 건축주와 공무원들의 유착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당시 수사 관계자  : 설계 사무사, 건축주, 공무원 이들이 전부 야합이 된 부분이기 때문에 계속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든지 그 다음에 불법 관계, 이런 것들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양어장이었던 곳을 청소년 수련원으로 변경해주고, 컨테이너 가건물을 철골구조물이라며 건축허가를 내준 곳은 다름 아닌 화성군이었습니다. 검찰은 당시 화성군 사회복지 과장과 건축과장, 그리고 수련원장과 유치원 원장 등 열 여섯 명을 구속했는데 이 가운데 여섯 명이 인허가와 관련된 공무원이었습니다. 이들 가운데 양어장에 청소년 수련원을 허가해준 사회복지과장 강모씨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확인결과 강씨는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화성시가 운영하는 시사편찬위원회의 상임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 화성시청 문화관광과 직원  : 공무원 뭐 5급 수준에 준한다는 그런 기준 규정이 있는데... - 사무관 대우를 계속 받는 거군요? 보통위원회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뽑을 때 5급 7호봉에 상당하는 대우를 해준다 뭐 이런 규정을 하고 있죠. - 예산도 시 예산에서 당연히 들어가는... 네, 시 예산에서... 그리고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구속된 서신 면사무소의 이모 계장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건축허가 담당인 화성군 건축과장 이모씨 등 나머지 네 명의 공무원들은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수련원장 박모씨는 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6월 만기출소 했고, 유치원장 천모씨도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화성시의 수련원 인허가업무를 맡았던 부녀복지계장 이장덕씨. ⊙ 이장덕 / 당시 화성군청 부녀복지계장  : 그 당시에 업무 담당자로서 허가 처리를 안 했으면 이런 상황이 없었을 텐데, 전 죄인입니다. 이 계장은 상사인 강모 사회복지 과장과 수련원 측의 압력을 받아 결국 소방차 진입도로도 확보돼 있지 않은 씨랜드에 수련원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 놨습니다. 씨랜드의 허가신청을 막지 못한 과오를 고백한 이장덕 계장은 책임지지 않는 공직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던졌습니다.   ⊙ 이장덕 / 당시 화성군청 부녀복지계장  : (강 과장이) 수시로 불러다가 담당자하고 저하고를 불러서 많은 야단도 치시고 많은 모독을 저도 겪었습니다. 어느 때는 폭력배로 보이는 사람이 저를 처치하겠다고 그런 목적으로 한 번 사무실에 들어 왔었고 그 후에도 또 왔었고 그래 가지고 저도 생명에 대한 위협도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양심선언 이후 이장덕씨는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이씨는 현재 대학원에서 장애인과 노인을 돕기 위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이장덕 / 당시 화성군청 부녀복지계장  : 저도 사실 괴롭고 또 얘기하기가 여러 가지로 불편해요. 뭐 (세상이) 달라졌다 해도 또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은 사람들은 안 바뀌는 거고... 제가 어떤 다시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아요. 그때 상황 다시 생각하면 지금도 무서워요. ⊙ 신강균 / 진행  : 결국 기소된 공무원 여섯 명 가운데 네 명은 무죄, 그리고 나머지 두 명도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그런데 당시 비리를 양심 고백했던 공무원은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 자리를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아까 유죄판결을 받았다 라고 하는 사회복지과장, 강모과장이 화성시에서 운영하는 시사편찬위원회, 시의 역사를 편찬하는 위원회에 근무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공무원입니까? ⊙ 이상호 기자  : 공무원은 아닙니다만 준공무원에 해당이 되죠. 시에서 운영하는 단체의 상근위원으로서 전에 받던 예우, 대우를 고스란히 받고 있었습니다. 씨랜드 사건을 포함한 화성시의 부끄러운 역사를 과연 그가 어떻게 기록할지 대단히 궁금한데요. 문제는 항상 터지면 관련자 처벌이다, 문책이다, 하지만 여론이 잠잠해지면 모두 다 잦아들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것들이 공직 사회의 책임의식을 떨어뜨리는 주요원인일 테고요. 바로 저희 뉴스 A/S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할겁니다. ⊙ 신강균 / 진행  : 어쨌든 저런 씨랜드 참사 같은 나쁜 사고가 다시 재발돼선 안 될텐데 이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들의 수련원 시설 관리 이런 게 제대로 되고 있습니까? ⊙ 이상호 기자  :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 아직도 소중한 목숨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철저하게 저희가 다뤄야겠죠. 저희 뉴스 A/S 취재인력 전원을 투입해서 전국의 청소년 수련원의 화재 등 안전시설 현황을 현장 점검해봤습니다.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터엔 5년 전 참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컨테이너 잔해는 모두 치워졌고 현장엔 수영장 터만 남아 있었습니다. 씨랜드는 문을 닫았지만 전국에는 수백 개의 청소년 수련시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들 시설의 안전상태는 믿을 만 한 것일까. ⊙ YTN 뉴스 / 7.23  : 교회 수련회 캠핑을 하고 있던 어린이 1명이 숨졌습니다. 하마터면 제2의 씨랜드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이곳은 과천 청소년 자연캠프장입니다.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이 운영하는 텐트나 천막형 수련시설입니다. 백 여 개의 텐트가 빈틈없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텐트촌 안에는 베니어판으로 만든 가건물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화장비는 텐트촌 어디에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 이거는 텐트가 아니네요? ⊙ 과천 캠프장 관리요원  : 예. - 이건 가건물 아니에요? 이건 서울시 교육청에서 지은 건데... 글쎄... 그렇게 위험하다고는... - 여기에 그러면 소방 장비 같은 게 있습니까? 소화기 같은 거요? 사무실에 소화기 다 있습니다. - 사무실이 여기서 얼마나 멀죠? 아까 거기가 사무실이에요. -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소화기) 비치를 해놓으셨네요. 청소년들이 잠을 자는 천막촌엔 소화기가 없고, 이곳으로부터 100m나 떨어진 관리사무소에 있다는 것입니다. 충남 공주에 있는 학생수련원입니다. 이곳에도 40여 개의 천막이 세워져 있습니다. 한 곳에서 7~8명이 잠을 잘 수 있습니다. 합성수지로 된 천막 천장에는 전기 시설까지 가설돼 있습니다. 그런데 소화기는 40여 개 천막 가운데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 임성빈 / 공주 소방서 소방교  : 비가 온다든지 그럴 경우에 습해 가지고 여기서 누전이 된다든지 빗물이 새 가지고 서로 합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 천막 부분이 합성수지 비닐종류로 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수련원은 충남 교육청 산하기관입니다. 천막 사이도 채 1미터가 안 될 정도로 촘촘히 붙어있습니다. 한 곳에서 불이 나면 곧바로 옮겨 붙을 형편입니다. ⊙ 임성빈 / 공주 소방서 소방교  : 활활 탔을 경우에 아마 몇 미터 떨어진 데도 아마 착화 발화될 정도로 화기가 엄청 셉니다. 그래서 순식간에 전소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전국의 학생 수련시설을 총괄 관리하는 곳은 교육부의 시설기획담당관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이 현장 확인한 과천과 공주의 청소년 수련원에 천막 숙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 천막 같은 경우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금 되어 있습니까? ⊙ 교육부 관계자  : 그렇죠. - 저희가 가보니까 실제로 건물들이 이렇게 (천막으로) 되어 있거든요. 지금? 이쪽에서 안전을 갖다가 담당을 하고 계시다면 전국적으로 이 정도 내용은 지금 파악을 하시고 여기에다 어떤 대책이라든가 어떤 개선책이라든가 이런 게 나와야 되는 거 아닙니까?   글쎄요... 저희들한테는 천막이라고 보고된 사항이 없으니까... 가락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던 이경희씨, 평범한 가장이던 그였지만 씨랜드 참사로 아들을 잃은 뒤 특별법인 아동안전법의 입법운동에 나서는 한편 천호동의 어린이 안전공원의 운영에도 열심입니다. 문득 힘들어질 때면 추모비를 돌아보는 게 이씨의 유일한 위안입니다. 안전공원 내부에는 화재대피 요령 등을 가르치는 시설도 있지만 다른 한편엔 나쁜 어른들을 닮지 않도록 스스로에 다짐하는 곳도 있습니다. ⊙ 이경희 / 故 재혁군 아버지, 어린이 안전재단 부대표  : 비교평가해서 어느 게 좋은 건물이고 나쁜 걸 비교하는 거죠. 그래서 아이들이 커서 이러한 건물을 짓더라도 좀 제대로 지어야 되지 않느냐... - 어른들이 다 불법 건축하고... 그렇죠. - 위험한 건축물들 만드는데... 너희들은 그러지 마라... 그렇죠. 그런 설명을 해주는 거죠. 선생님이... 이씨를 비롯한 씨랜드 화재참사 희생자 유족회는 지금까지 꾸준히 어린이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화재원인에 대한 조사나 책임자 처벌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지만 그 날의 교훈을 잊을 수는 없습니다. 바로 가슴에 묻은 아이들이 아직도 엄마, 아빠를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신강균 / 진행  : 사실 시간상으로 5년의 세월이 흘러서 세인의 관심에선 많이 사라졌지만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들의 마음은 정말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이상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그동안 피해 유가족들을 다양하게 만나서 그 이후에 어떤 삶들이 흘러갔는지 넓게 들어보려고 했는데 하나 같이 언론 기피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언론이 씨랜드 사고의 핵심을 제대로 짚고 지속적으로 보도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감을 가지고 계셨는데요. 저 역시 5년 전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 입장에서 이제 그만한 또래의 아이를 가진 아버지의 입장에서 다시 이 사건을 취재해 보니까 정말 부모의 입장을 새삼스럽게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그런 언론의 보도가 절실한 것 같고요. 저희로부터 반성을 해야될 것 같았습니다. ⊙ 신강균 / 진행  : 방송 시작되기 전에 씨랜드 사건 이후 그래도 많은 부분이 개선된 점이 있지 않겠느냐 라고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안전불감증 아직도 여전한 것 같아요. ⊙ 권희진 기자  : 저희가 돌아봤더니 씨랜드 사건 이후 실제로 안전관리기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서 보신대로 여전히 적지 않은 수련 시설들이 소방문제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런 곳에서 안전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해봤더니 공통적인 대답들이 설마 불이 날 리가 있겠느냐 라는 것이었겠죠. ⊙ 신강균 / 진행  : 설마? ⊙ 권희진 기자  : 예, 안전문제에 관한 인식이 아직도 상당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 이상호 기자  : 설마 하는 정신자세, 참 문제인데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정으로 여전히 시청자 뉴스 소비자 주권 회복을 위한 뉴스 A/S는 계속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