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30일 방송분> ⊙ 뉴스데스크 / 4.9  : 전두환씨의 비자금으로 보이는 뭉칫돈 100억 원이 또 발견되었습니다. 핵과 총선에 묻혀버린 전두환 비자금 사건, 총선이 끝나자 5공 청산과 전씨 일가의 비자금 환수 문제가 다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자 여대야소의 17대 국회 탄생, 특히 5공 청산을 주장해온 민노당은 전두환 비자금 환수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나서는 등 검찰 수사를 압박하고 있다. - 전두환 비자금은 반드시 회수가 되어야 됩니다. 지금까지 검찰이 밝혀낸 전두환 비자금은 모두 370억 원, 이 중 일부가 전씨 친인척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고 검찰 수사는 전방위 전씨 친인척 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5공 당시의 리틀전두환으로 불리며 실세 중에 실세로 군림했던 동생 전경환,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기부금을 끌어 모아 새마을 왕국을 건설했던 그는 전씨 일가의 대표적인 비자금 금고였다. - 새마을이라면 안 되는 게 없다... 전두환 비자금의 또 다른 지갑으로 주목되고 있는 전경환, 사실은의 취재 결과 그는 최근까지 수 백 억 대의 자금을 굴리며 천문학적인 액수의 미국 채권까지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은의 전두환 비자금을 찾아라 시리즈 제5편, 본격적인 검찰수사가 재계된 전씨일가의 비자금 의혹, 그 중심에 서 있는 리틀 전두환, 새마을 왕국의 황제 전경환의 숨겨진 베일을 뉴스 A/S에서 벗겨드립니다. 전경환, 전씨 일가의 또다른 지갑? ⊙ 이상호 기자  : 지금까지 사실은에서는 전씨 일가의 비자금을 찾아라를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해드렸습니다. 진정한 5공 청산을 바라는 국민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대선자금 수사에 밀려서 소극적이던 검찰도 수사팀을 확대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는데요. 투입된 검사만 2명에서 7명으로 크게 늘렸습니다. 전두환씨에게 돈이 29만원 밖에 없다면 당연히 가족들에게 비자금이 흘러 들어갔을 것이 뻔한 데도 이 당연한 국민적 질문에 검찰은 그동안 답변을 피해왔는데요. 그러던 검찰이 이제 전씨 일가 전체로 수사를 확대한다고 합니다. 함께 지켜볼 일입니다. 5공의 황태자 리틀 전두환 등으로 불리던 전두환씨의 동생 전경환, 80년 당시 대통령 경호실에 근무하던 그는 박정희의 사망 사실을 가장 먼저 형 전두환에게 알려주어 군사 쿠데타에 기여한 인물입니다. ⊙ 11대 대통령 취임식  :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형의 집권 이듬해인 81년 그는 새마을 운동 중앙본부라는 곳을 만들어 실권자인 사무총장 자리에 앉습니다. - 잘 살아보자는 국민운동입니다. 새마을운동을 전면에 내세운 전경환, 관직없는 제2인자, 그의 위세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81년 새마을 운동 중앙본부 출범 당시 정부출현금은 4억 원, 하지만 그가 부임하고 난 직후 정부는 10배가 너는 42억 원을 지원합니다. 입법, 사법, 행정부 위에 새마을부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전경환은 군 출신 인사를 대거 기용해 조직을 키우고 한번에 1억 원이 넘게 든 체육행사를 연이어 개최하는 등 자신의 위세를 과시했습니다. ⊙ 추이홍 / 당시 피해자협의회 대표  : 공무원들이 설치는 날은 반드시 전경환씨가 오더라고요. 대통령이 뜨는 것 같이 그렇게. 군수나 면장이나 공무원들은 완전히 사병화, 새마을 운동의 재정자립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국민기금 조성운동, 전경환은 400억대 기금을 거둬 이중 100억 원 대의 이자수익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새마을 성금 조로 기업체에도 손을 뻗쳐 1천 5백 억 원에 달하는 돈을 거둬들였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가운데 상당액은 건물이나 땅을 구입하는데 유용되거나 비자금으로 탈바꿈 됐습니다. 새마을 군수가 외국산 소고기를 대거 수입하면서 생긴 소 값 파동, 농민 자살까지 속출하는 사태로 이어진 이 파동은 전경환의 새마을 본부에 대한 여론을 크게 악화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새마을 본부는 전경환씨 재임기간인 7년 동안 모두 7천 명에 달하는 새마을 지도자를 해외연수 보냈는데 이들로부터 받은 참가비 4억 7천만 원을 돌려주지 않고 유용한 사건은 전경환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5공 당시 새마을 운동 본부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위의 새마을운동본부였습니다. 그리고 5공 때의 새마을 본부는 과거의 농촌 살리기 운동과 많이 달라서 아주 탈이 많았죠? ⊙ 권희진 기자  : 네, 5공 때 새마을운동은 전국적인 조직망을 활용해 군부독재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또 이 조직은 군부독재를 등에 업고 온갖 이권에 개입해 막대한 비자금을 끌어들이는 창구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저런 일석이조가 없었겠군요? 그리고 저 막강한 조직과 권력을 이용해서 전경환씨가 개인적으로 많은 비리를 저질러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 이상호 기자  : 그렇죠. 독재자로서 황제였던 형이 수천억 원을 챙겼는데 정권의 황태자였던 동생 전경환씨는 또 얼마나 많이 챙겼겠습니까?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영종도 아시죠? 영종도에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사람도 바로 전경환씨였습니다. 제비가 많다는 뜻의 섬 영종도, 이곳에서 새마을연수원 건립을 핑계로 저질러진 부정 축재의 검은 손은 결국 전경환과 그의 형의 다리를 부러뜨린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 추이홍 / 당시 피해자협의회 대표 : 5공 비리 1호입니다. 그리고 나서 줄줄이 터진 거죠. 5공이. 지난 83년 전경환은 새마을장학회를 만듭니다. 그는 이 장학회 명의로 영종도 일대 국유지 74만 평을 무상 불하받았는데요. 이 기회를 이용해 전경환은 연수원 주변의 사유지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전경환은 자신의 측근과 온갖 수단을 동원해 40만 평에 달하는 농민의 땅을 시가의 절반이하로 싼값에 사들입니다. ⊙ 추이홍 / 당시 피해자협의회 대표  : 어느 날 면장, 군수들이 저를 불러요. 그래서 면장실에 갔더니 얘기하는 거예요. 안 팔면 토지수용을 내린다. 불이익이 갈테니까 빨리 합의 매매를 해라, 땅을 빼앗긴 농민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그들은 아직도 억울해 하고 있습니다. ⊙ 추이홍 / 당시 피해자협의회 대표  : 법에 호소해도 법에서도 시원치 않고 관에 가서 얘기해도 말을 안 듣고요. 영종도 일대 토지매입을 끝낸 전경환은 한 술 더 떠 영종도 앞바다를 불법 매입하기 시작했는데요. 9백만 평에 달하는 바다를 허가도 받지 않고 매립하다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지만 아무도 그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 정일귀  / 당시 옹진군수  : 아무도 터치를 못하는 거예요. 전경환이 하는 일에 대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그런 사정이 안 됐어요.   전경환의 무소불위의 권력은 형이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88년 3월 영종도 사건이 불거지면서 터진 이른바 새마을본부 7대 의혹 사건, 전경환씨는 마침내 구속 수감되기에 이릅니다. 그가 받은 혐의는 새마을 본부 공금 70억 원을 횡령했다는 것이었는데요. 5.5공화국으로 불리던 약체 노태우 정권은 전경환 구속을 통해 5공 비리를 척결했다는 명분을 챙기게 됩니다. 전경환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는데요. 구속 3년만인 91년 노태우 대통령은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경환 씨를 특사로 풀어주고 맙니다. 출옥이후 전경환씨의 행보는 다시 바빠졌는데요. 각종 이권사업에 뛰어들은 한편 최근까지 호시탐탐 정계 진출을 시도해 왔습니다. ⊙ 전경환씨 측근  : 전경환을 추적했어요. 그때 당시 전경환이 대구에서 국회의원 나간다고 했어요. 연수원은 지금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활발한 수익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80년대 당시 이 연수원을 소유했던 새마을 장학회는 지도자 육성재단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이사장도 전경환씨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연수원 측은 지금은 전경환씨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지도자 육성 재단의 이사명단을 보면 전경환씨의 측근은 물론 동서까지 버젓이 등재돼 있습니다. 아직도 정경환씨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그런가 하면 5공 당시 100억 대 정부예산을 끌어다 써서 문제가 됐던 새마을 신문 역시 아직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정경환씨는 새마을 신문의 지분 51%를 소유한 대주주였습니다. ⊙ 신강균 기자  : 5공 독재가 청산됐다고들 하는데 아직도 전씨 일가는 건재합니다. ⊙ 이상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전씨는 이번 총선에서도 고향이죠. 경남 합천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조카인 전재용씨 비자금 사건이 터지니까 여론이 악화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살짝 꼬리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경환씨는 지난 91년 가석방된 이후에 국내외를 무대로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서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해 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승원 건설, 여러 개 사업채를 이끌던 이 회사는 지금은 퇴락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회사의 비극은 지난 98년 이 회사 승원표 회장이 전경환씨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승 회장은 전경환씨측인 전씨 명의의 신탁재산 160억원과 시티은행의 미국 CD를 보여주며 10억 원을 며칠만 빌려달라고 요구한 것에 선뜻 응한 게 화근이 됐다고 후회합니다. ⊙ 승원표 / 피해자  : 이런 것을 가지고 와서 나보고 이걸 내놓으면서 보름만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준 것뿐이에요. 모르는 사람이 해달라고 했으면 안 줬죠. 그리고 나서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 가지고 돈을 찾아주고 해준다고 하면서 한 일년을 끌은 거예요. 전경환이가. 승 회장이 전씨 측에 건네준 10억 원 짜리 당좌수표는 결국 타인에게 넘어가서 지급제시가 됐는데요. 꿔 준 돈을 받지 못한 승 회장의 회사는 결국 예금부족으로 부도처리되고 맙니다. 이후 승 회장의 사업체는 그 여파로 줄줄이 도산되고 결국엔 가지고 있던 집마저도 경매에 넘겨지고 맙니다. ⊙ 승원표 / 피해자  : 대통령 동생인데 대통령 동생이 이런 거 이렇게 써주면서 부도내겠냐... 그 양반(전경환) 때문에 빌딩 두 개가 날아갔죠. 집 날아갔죠. 제주도의 조그만 농장 있는 것까지 압류가 지금 들어왔어요.   돈을 받기 위해 전두환씨에게까지 탄원서를 보내봤지만 허사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검찰에 고발도 해봤지만 이 역시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승 회장은 검찰이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 승원표 / 피해자  : 세 군데(고발장을) 가져갔는데 다 되돌려 받았ㄷ. 그래서 인천에 제가 가져갔어요. 한 보름 있더니 좀 만나재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그러니까 ?이거 결제가 안 됩니다? 그러는 거야. 전경환을 불러들이려면 윗사람 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도장을 안 눌러 줍니다. 정말 비참하죠. 대한민국 이럴 수가 있느냐, 엄연한 법치국가인데... 취재진은 승 회장이 지목한 당시 검사를 직접 만나 봤습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사건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 당시 담당검사  : 저는 그 사건에 대해서 기억이 잘 안 나거든요. 솔직히... 그런데 이 사건 관련해서는 제가 공식적으로 어떤 할 얘기도 없고... 전화를 안 받겠습니다. 받아도 ?죄송합니다? 하고 끊겠습니다.   하는 수 없이 형사고소를 포기한 승 회장은 지리한 민사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재판이 2년 만에 끝났습니다. 결과는 승소, 피고 전경환 등은 원고에게 약정금 10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전경환씨 등은 돈이 없다며 승 회장을 피했습니다. 승 회장은 수소문 끝에 전경환씨 명의로 된 종로구의 고급 주택 한 채를 어렵게 찾아내 경매에 붙였습니다. 경락대금은 5억 원, 하지만 이마저도 승 회장의 몫은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국가가 나서서 전경환씨가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 경락대금을 모조리 가져가 버린 것입니다. ⊙ 승원표 / 피해자  : 나중에 재판하다 보니까 나왔는데 국고 (세금추징)가 110억이니까 당신한테 한 푼도 줄 수가 없다.   승 회장에 따르면 전경환씨가 탈루 했다는 세금은 110억 원 대, 세금 관련 규정에 따르면 5천만 원 이상을 체납하면 출국금지 대상자입니다. 하지만 전경환씨는 아직도 버젓이 국내외를 다니며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끝난 일이라며 승 회장이 들려준 전경환씨의 목소리, ⊙ 승원표 / 피해자  : 난 지금 사업체 무너진 거는 둘째로 하고 지금 내가 감방에 들어가 앉아 있어야 되니까 내가 지금 안타까워서 얘기하는 거예요. ⊙ 전경환  : 내가 어제 영국에 갔다가 지금 00으로 들어왔습니다만 이렇게 보니까 제가 빨리 들어가려고 생각했던 게 아무래도 조금 더 시간이 늦어지고 아무래도 내가 들어가야 모든 게 해결이 되니까 회장님께서 조금 더 기다려주셔야 되겠는데요. ⊙ 신강균 기자  : 전경환씨는 돈을 갚아라 라는 판결이 난 게 바로 지난 2000년 일입니다. 나라가 받을 세금이 있는데도 재산압류도 하지 않고 출국금지도 시키지 않고 영락없이 누가 봐주는 건데 말이죠. 그리고 피해를 봤다는 승 회장 말대로  라면 전경환씨가 적어도 수 백억 원 대의 비자금이 있다는 것 아닙니까? ⊙ 권희진 기자  : 네, 바로 그 비자금을 이용해서 전경환씨는 바로 얼마 전까지 필리핀을 거점으로 국내외를 오가면서 엄청난 액수의 채권을 사들였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필리핀 현지에 직접 가서 자세한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 이상호 기자  : 지금 권 기자가 말한 채권이 바로 이겁니다. 이 채권에는 전경환씨 비자금의 비밀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 필리핀 현지와 국내외 취재를 통해서 자세한 내막을 a/s 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