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4회] 뉴스 에프터서비스    - '꺼지지  않은 불씨,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 - 화재 신고요, 동인천, 인현동 1번지요. - 빨리 와요. 빨리 와요. - 동인천 라이프 타운 2층이요? 지난 99년 세상을 온통 떠들썩하게 했던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 사망자 57명에 부상자는 8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모두 인근 학교의 청소년들, ⊙ 박재훈 / 호프집 화재 피해자  : 나가지 말라고 문 잠갔어요. 엄청난 임명피해의 이면에는 업주와 경찰, 단속 공무원 사이에 추악한 거래가 있었다. - 이번 화재 참사의 뒤에는 역시 이 호프집 사장과 경찰 사이에 검은 거래가 있었습니다. - 경찰에 상납해온 돈과 출처가 적힌 비밀장부가 공개됐습니다... 분노한 여론에 급기야 경찰청장이 경질되고... - 이제는 우리 한국 경찰도 부정부패 비리와의 연결고리를 결연히 끊고, 국민을 상대로 한 공헌은 이어졌는데, 관련 공무원들은 제대로 처벌됐는지 피해자 보상 약속은 지켜졌는지 ?사실은?에서 당시 뉴스를 에프터 서비스해드립니다. 꺼지지  않은 불씨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 고등학교 1, 2년 생이던 창두와 효정이, 그리고 같은 학교 친구들입니다. 꿈도 많고 웃음도 많던 이 57명의 학생들은 하지만 한날 한시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함께 떠났습니다. 과연 이 학생들에게는 무슨 잘못이 있었을까요, 이 학생들은 학교 가을 축제를 마친 뒤에 딱히 갈 곳이 없자 마침 학교 앞에 있던 호프집 정확히 말해서 콜라텍에 갔다가 변을 당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마치 이 학생들이 불량 청소년이었던 것처럼 폄하하거나 나아가 학교측은 장례도 채 끝나지 않은 이 학생들을 무더기로 모조리 퇴학시키고 맙니다. 그렇다면 불은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불은 실내 공사 중이던 지하 노래방에서 담뱃불로 시작이 됐습니다. 불이 나자 연기가 계단을 통해서 2층으로 올라갔고 당시 2층 콜라텍에는 150명 가량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게 지배인은 대피하려고 하는 학생들을 가로막습니다. 문을 걸어 닿고 돈을 내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그때 불은 2층까지 올라왔고 놀란 지배인은 혼자서 자기만 아는 가게 비상구를 통해 대피합니다. 덩그러니 콜라텍에는 학생들만 남게 된 것입니다. 사고 당시 인현동 호프집은 불법영업 중이었는데요. 무허가 상태로 한 동안 장사를 하다가 결국 적발돼서 아예 영업장 폐쇄명령이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업주 정성갑이 내놓고 불법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관할 경찰은 물론 단속 공무원들의 비호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노주인 / 건물주  : 학부형들이 하루에 한 두 번씩, 내지는 하루에 세 번도 신고가 된 걸로 알고 있었어요. 계속 이렇게 되면 안 되겠구나, 저도 신고를 했었죠. - 그런데요? 했는데 관계기관에서 그냥 왔다만 가는 거예요. 그때 그 당시 단속만 확실히 해줬으면 이런 많은 희생자들이 안 났었던 거지. 참사 직후 언론은 일제히 정성갑과 경찰, 단속 공무원 사이의 밀착 실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 관할경찰서 경찰관이 사장 집에 공짜로 세 들어 살았는가 하면 호프집을 수리하는데 전경들이 동원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이들은 제대로 처벌을 받았을까, 먼저 경찰, 당시 정성갑으로부터 돈이나 대가성을 받고 단속을 하지 않았거나 또 수사를 무마해준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모두 15명, 이들 중 아예 정성갑의 집에 얹혀 산 이모 경위 등 세 명만이 해임됐고 나머지는 모두 가벼운 징계에 그쳤습니다. 이 경찰관은 화재가 나기 얼마 전 미성년자 출입신고를 받고도 단속을 하지 않고 심지어 정성갑에게 단속 정보까지 알려준 혐의를 받았습니다. - 아이들 희생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하는지?   ⊙ 당시 사건 연루 경찰관  : 허허.. 그거 물어보러 왔습니까? 지금. - 자체 징계는 받으셨나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징계를 받던 안 받던, 그건 내부에서 하는 거니까... 당시 관련됐던 경찰관들은 여전히 대부분 대민 단속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관할구청을 찾았습니다. 업소폐쇄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정성갑으로부터 돈까지 받은 사람이 무려 다섯 명, ⊙ 중구청 관계자  : 경찰에서 수사권이 다 있으니까 그쪽에서 조사를 하니까 경찰서 직원들은 관련이 안 된 줄 알았지. 나중에 알았지. 우리는... 우리 직원들만 관련된 줄 알았지... 공무원들 진짜 불쌍한 놈들만 혼나는 거지 뭐... 이들의 비리행위는 화재를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 않고 또 뇌물액수가 크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선고유예나 벌금형만이 내려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당시 사건 연루 공무원  : 공무원들이 솔직히 무슨 죄가 있습니까... 바꿔 얘기하면 공무원들이... 모든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를 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죠. 사실... 중구청은 이들 중 세 명에게는 견책, 나머지 두 명에게는 감봉 1개월에 경징계를 내렸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시청 단속 부서에 책임자로 영전한 상태였습니다. ⊙ 신강균 기자  : 57명이 죽고 81명이 다쳤는데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네요. 당시 피해자 가족이나 국민들이 납득하기 상당히 어렵겠어요.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화재 당시 수십 페이지 짜리 비리장부가 발견이 됐었고 그런가 하면 거액이 전달됐다는 하는 제보도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결국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공무원들이 받았다고 확인된 뇌물액수는 고작 1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10만원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호프집 주인 정성갑씨는 어떻게 됐습니까? ⊙ 이상호 기자  : 정성갑씨는 업무상 과실 치사 등의 혐의가 인정돼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입니다. ⊙ 신강균 기자  : 업무 상 과실치사, 57명의 5년형... ⊙ 전유성 / 시청자 대사  : 저는 궁금한데요, 그때 그 아이들이 나가려고 할 때 막고 있다가 자기가 먼저 도망한 사람 있었죠? 그 사람은 그 이후에 어떻게 됐습니까? ⊙ 이상호 기자  : 호프집 매너저 이모씨 말씀이신데요, 그 양반은 3년형을 선고받았으니까 지금은 버젓이 사회를 활보하고 다닐 겁니다. ⊙ 신강균 기자  : 책임자 처벌은 좀 부족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피해보상은 제대로 됐겠죠? ⊙ 이상호 기자  : 글쎄요, 그 부분은 더 문제가 심각했는데요. 함께 보시죠. 인천시는 사고 직후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여론이 잠잠해지자 인천시는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다시 고압적인 자세로 돌변했습니다. 화재는 분명 정성갑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이 제대로 불법영업을 단속하지 않는 바람에 버젓이 영업을 하다 난 것입니다. 하지만 인천시는 불법영업을 한 것과 불 난 것이 무슨 상관이냐며 보상을 미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천시 관계자  : 화재가 난 장소가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해서 화재가 난 건 아니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 불을 내진 않았지만 불법영업을 하도록 방치하지 않았습니까, 인천시에서... 방치했다는 것은 너무 확대되는 것 아닐까요? 인천시는 참사의 책임을 심지어 학생들에게 돌리는 짓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법원은 정성갑에 대한 재판에서 호프집 창문이 석회와 페인트 등으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업소 관계자가 아닌 학생들은 창문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고 확정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인천시는 아직도 유리에는 그저 벽돌모양의 필름만 붙여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습니다.   ⊙ 노익환 / 부상대책위 위원장  : 안 막혔다, 벽돌모양의 선팅으로 돼 있었고 3mm의 겹유리로다 유리창이 돼 있었다, 그걸 우리 아이들이 깨고 나올 수 있었는데 못 깨고 그 안에, 이렇게 1심에서 우리가 그것 때문에 졌거든요. 사실은. 부상자 가족들은 치료비 일부만을 지급 받은 채 기나긴 소송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사망자 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망자 한 사람 당 1억 8천만 원을 일괄적으로 보상하겠다고 발표한 뒤 인천시는 싫으면 소송을 하라고 버텼습니다. 그나마 추모비 건립과 장학재단 추진 약속에 유족들은 마지못해 보상금을 받았지만 더 이상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장학사업은 이루어졌나요? ⊙ 최재수 / 유가족 대책위  :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분들은 그 사건이 유가족들하고의 관계에서 보상 문제가 해결된 이후로는 완전히 말이 사라져버렸고, 추모비 건립 또한 예산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채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 이금우 / 유가족 대책위  : 우리 서민들이 어디 관공서 문 두드리기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인천 예를 들어서 시장을 만나려고 한 건 벌써 6개월, 한 1년 만에 만났습니다. 그런 입장이고요. 관공서를 가더라도 지금 그렇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자기들이 불을 내지 않았으니까 공무원들은 책임이 없다, 그리고 학생들은 벽을 뚫고 나오지 못 했으니까 죽은 학생들 탓이다 라고 하는 얘기죠?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관리감독 권한이 있다고 해서 뇌물이나 향응을 받고 그리고 죽은 책임은 학생들이 지고 참 편리한 상황인 것 같은데, ⊙ 전유성 / 시청자 대사  : 황당하죠. 사망자 부모님들 정말 가슴 아프시겠네요. 그래서 뉴스 A/S가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 신강균 기자  : 인천의 인현동인가요? 많이 변했습니까? ⊙ 이상호 기자  : 네, 다시 가보니까 크게 변하진 않았었는데요. 이번 기회에 인현동 당시 화재 현장을 비롯해서 인천지역 일대를 이번 기회에 함께 다시 한번 점검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4년이 지난 지금 인천 인현동 거리에 더 이상 화재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 호프집 화재 사건 어디서 났는지 몰라요? - 어디서 났다는 건 아는데... 없어졌잖아요... 그 장소... - 모르세요? 바로 여긴데... 불이 난 건물은 새로 단장해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요. 불이 시작된 지하실은 임대가 되지 않아서 비어 있었습니다. 참사가 났던 2층에는 노래방이 새로 들어서 있었는데요. ⊙ 노래방 주인  : 장사 안 되죠. - 그동안 건물이 버려져 있었던 거예요? 저희 어제 매상보세요. 금요일 날 이것밖에 안 되요... 사고 당시 엉뚱하게 가해자로 몰렸던 건물주는 지난 4년이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고 회고합니다. ⊙ 노주인 / 건물주  : 단속을 하라고 할 적엔 정성갑이와 관계가 되니까 단속을 못하고 피해를 보니까 그때서 또 건물주인 부동산 다 압류하고 이런 식의 관계 공무원들이 일을 한 거죠. 인근 상인들은 사고 이후 손님이 줄었다고 울상입니다. 경찰과 공무원들의 단속이 모두 이곳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 인근 상인  : 실질적으로 미성년자 여기는 없어요. 여기는. 미성년자들 몰린 데는 그런 데는 안 하고 쓸데없는 데 여기 점잖게 장사하는 데 이런 데만 하냐, 사고는 공무원들이 다 해놓고 뒤처리는 상인들만 죽이는 거죠. 요즘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인현동 근처 유흥가입니다. 업소마다 청소년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에게까지 버젓이 술을 팔고 있습니다. ⊙ 호프집 주인  : 제가 그건 인정할게요. 검사를 안 해 가지고 그거는 내가 확인은 하는데 제가 이 손님들을 못 봤어요. 못 봐 가지고 바빠 가지고... 이번엔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이 일대 PC방과 레스토랑 등 업소에 화재 방비시설을 확인해봤습니다. 비상구는 막혀 있는 곳이 상당수였습니다. 비상시 유도 등은 꺼져 있거나 고장났는가 하면 화재 경보등이 아예 안 보이는 곳도 많았습니다. 사고가 났던 인현동 외에 인천지역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찾는 부평지역입니다. 웬만한 유흥업소마다 청소년들이 넘쳐 갑니다. 이중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고 있는 업소를 확인한 뒤 경찰에 직접 신고를 해봤습니다. 약 20분만에 늑장 출동한 경찰, 이어 느림보 단속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낌새를 눈치 챈 아이들은 이미 뒷문으로 도망쳐버린 뒤였습니다. ⊙ 출동 경찰관  : 한 바퀴 돌면서 나이 어린 사람들만 찍어 가지고 다 (단속) 할 수는 없잖아요. - 단속하고 있는 와중에 다 나가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둘이서... 뒷문이 있는지 어떻게 알아... 우리가 막을 수는 없잖아. 단속은 여전히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사람들 사이에 인현동의 기억은 잊혀져가고 있었습니다. 인천 호프집을 태운 저주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전유성씨, 지금 이 사태, 에프터 서비스 보셨는데 착잡하신 느낌이 드는가봐요?   ⊙ 전유성 / 시청자 대사  : 도로교통표지판 중에 사고가 많이 난 곳은 ?사고 다발지역?이라는 표지판을 붙여놓지 않습니까? 그쪽으로 가면 조심하라고. 그런 사고가 난 곳에 그런 표지판 정도가 하나씩 붙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공무원 네 명, 상납비리로 처벌된 지역? 이런 식으로 표지판들이 곳곳에 붙어 있으면 아마 지나가던 사람들이 조금씩은 경각심을 갖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요. ⊙ 신강균 기자  : 아주 훌륭하신 방비책 같습니다. ⊙ 전유성 / 시청자 대사  : 즉흥적으로 생각했습니다. ⊙ 이상호 기자  : 참사가 터지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또 같은 사고가 다시 터져 나오는 이 후진국형 관행, 이제는 중단돼야 할 것입니다. 망각의 관행이 깨지는 날까지 저희 뉴스 A/S는 계속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