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제 3회 방송분입니다.> NEWS AFTER SERVICE 태풍 매미... 그 이후 해마다 계속되는 태풍 피해, 올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초강력 태풍 '매미', 피해규모 사상 최대 5조 4천억 원, 이재민 3천 가구, 언론은 연일 태풍의 위력과 그에 따른 피해 보도를 쏟아냅니다.   - 엄청난 피해가 났습니다. - 제 15호 태풍 '루사'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 태풍의 중심권... - 순간 최대 풍속... - 엄청난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태풍이 물러간 뒤 이번엔 성금모금보도가 줄을 잇고, 정부는 수재민을 돕기 위한 대책들을 연일 언론을 통해 발표했지만 태풍이 지나간지 석 달, 하루 밤 새 휩쓸고 간 태풍보도가 넘쳐난 데 비해 수재민들에 대한 복구실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든데, 정부 보상금과 언론이 거둔 국민 성금은 과연 제대로 전달됐는지 피해 복구는 정부의 공헌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뉴스 A/S에서 현장을 확인해드립니다. ⊙ 이상호 기자  : 취재팀이 재해현장에서 가져온 물건들입니다. 부서진 컴퓨터와 우산, 그리고 응급구호세트 등인데요. 사실은 아직도 피해지역에는 이 컴퓨터와 같이 부서진 집들과 도로들이 즐비합니다. 태풍 '매미'가 벌써 3개월 전의 일이니까요. 생활에 바삐 쫓기시는 분들에게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겠는가 하실 수도 있겠지만 태풍 피해현장은 지금도 버젓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경남 거제의 바닷가 와현 마을, 이 마을 김복만 할아버지는 태풍 '매미'로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이 모두 휩쓸려갔습니다. 집터에 덩그러니 놓인 1.5평 컨테이너에서 겨울을 나야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도 걱정이지만 그보다는 당장 비가 새는 천장이 더욱 걱정입니다. ⊙ 김복만 (81세, 피해주민)  : 집이 제일 걱정이지... 추워지고 겨울 되면... 추워서 그게 제일 걱정이지... 이 마을 70여 가구 중 태풍피해를 입은 건 절반 가량인 30가구, 당장 거처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나마 컨테이너가 지급된 건 한달 전, 그것도 지역 종교 단체가 도운 덕택이었습니다. ⊙ 윤부임 (72세, 피해주민)  : (컨테이너)조차 없을 때는... 진짜로 추운데서 밥 해먹고... 바람은 불지... 이제 못 살겠다고... 그래도 이렇게 살아야지 뭐... 거제시는 그럼 그동안 뭘 했을까, 임시거처를 마련해주기는커녕 우선 지급하겠다던 복구비 540만원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 박우악 (77세, 피해주민)  : 우리 이재민들에게 500만원이 더 들어올 거라고 한 돈이 지금 안 들어왔는데 줄 돈을 이때까지 우리 백성에게... 이재민들한테 안 준단 말이야. 정부와 지자체의 늑장 지원은 경상도는 물론 전라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양식 어민들의 피해가 컸던 전라남도 여수입니다. 곳곳에 지난 태풍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위로금 같은 건 나왔는데 그 선지급하는 거 빨리 해줘야 될텐데... 준다준다 말만하고... 이곳에서도 선지급 후정산의 정부방침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내일 모레가 벌써 12월인데 저 컨테이너에는 난방장치라도 제대로 돼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정부가 이번엔 정말 다르게 복구하겠다 라고 공헌했는데 역시 거짓말한 셈이 된 꼴인데 선지급 되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 이상호 기자  : 이번에도 맨날 하는 얘기지만 인력 탓을 하고 있는데요. 중앙정부나 시에서 나온 공무원 한 두 명이 수백 가구 이상 되는 피해주민들에 대한 조사를 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내용도 사실 정확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피해지역에 저희가 직접 찍어온 사진인데요. 집이 이 정도로 무너졌으니 사실상 전파라도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보실까요? 단지 침수판정을 받고 단 돈 200만원이 지급된 상태입니다. ⊙ 신강균 기자  : 만약 자기 친인척들의 집들이 저렇게 부서졌다면 저런 집들에 대해서 침수라고 판정을 엉터리로 내릴 수가 있었을지 도무지 궁금한데 어의가 정말 없네요. ⊙ 이상호 기자  : 태풍 피해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정부의 피해복구 노력이 얼마나 무성의했는지를 잘 알 수가 있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이 같은 무성의에 결국 분노로 폭발하기도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2년 연속 태풍피해를 입은 강원도주민들도 분통 터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강원도 정선의 이재민 조봉수씨, 조씨는 정부 복구비를 선지급해준다는 언론 보도를 믿고서 집을 지었다가 큰 낭패를 보고 있습니다.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아예 그림의 떡이라는 거죠. ⊙ 정봉수 (피해주민)  : 후행정을 해줘야하는데 선행정을 자꾸 하니... 집 지어놓고 집 놔두고 도망갈 사람이 있어...? 느림보 정부보다 더 미운 건 먼 산 바라보고 있는 속수무책의 지하철입니다. - 지자체에서 어떤 보상이 있나? ⊙ 정선군청 관계자  : 그건 없죠... 단, 지자체에서는 부대적으로 몇 억이 수반되는 부분도 있죠. 그건 보상의 차원이 아니고... 쌀을 응급복구라고 해서... 군 예산을 세워 가지고 쌀을 지원해준다든가 이런 부분들이 있어요. 일부 주민들은 군청이 나서지 않아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똑같은 피해를 봤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최규철 (정선읍 수해대책위 공동위원장)  : 하천 시설물로 인해서 주민들이 피해를 보니까 전적으로 다 없애 달라고도 했는데 군 당국에서는 계속 그걸 복구하려고 하고 있고... 피해 주민들은 정선군에 대한 소송은 물론 감사원 감사청구까지 낸 상태입니다. ⊙ 신강균 기자  : 오죽하면 군민들이 군을 상대로 소송을 냈을까요? 군에서는 뭐라고 그러던가요? ⊙ 이상호 기자  : 일단 군 측은 피해 주민들의 항의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피해 원인규명을 위해서 일단 용역을 준 상태입니다. ⊙ 신강균 기자  : 또 용역입니까? 아니, 지난 번 지방청와대 때도 용역을 핑계삼아서 빠져나갔는데 공무원들은 툭 하면 용역을 주는데 말이죠. 도대체 용역 준 결과는 언제나 나옵니까? ⊙ 이상호 기자  : 글쎄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그리고 국민성금이 지금 문제인데 국민성금은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습니까? ⊙ 이상호 기자  : 사실은 많은 시청자들이 그런 질문을 해오고 계신데요. 정작 언론이 시원하게 보도해드린 적은 없습니다. 우선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귀를 기울여봤습니다. - 공평하게 갔다고는 하지만 그걸 누가 믿어요. - 모든 국민들이 자기가 성금 같은 건 잘 내는데 그게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알려진 게 없으니까 그런 데서 상당히 불안한 마음을 갖고 내죠. 태풍 피해 보도 직후 언론사들은 저마다 국민성금 모금 레이스에 들어갑니다. 신문도 사세 과시를 위해 성금모금을 동행합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각 언론사가 거두는 성금은 전국 재해구호협회로 모입니다. 지난해 태풍 '루사' 이후 시사매거진 2580은 구호협회가 성금을 마치 정부 세금처럼 사용하고 있는 실태와 성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집중 고발했습니다. 보도 이후 구호협회는 국민성금을 세금으로 전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성금이 세금에 섞여 나갔나? ⊙ 김진호 (재해구호협회 사무국장)  : 법이 그렇게 돼 있어요. - 그 때 당시에 법을 바꿀 거라고 했잖아요. 아직 행자부가 그걸 더 검토해서... 내년도부터 바꾼다고 했으니까... 그 때도 올해부터라고 했는데...   국민성금을 성금으로 되돌려주는 일, 성금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일에 대해 행자부는 정말 관심이나 있는 걸까, 행자부 최고 관리자는 대뜸 성금도 세금이라고 말문을 엽니다. ⊙ 방기성 (행정자치부 방재관 국장)  : 일종의 세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책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글쎄,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 국민성금을 사실상 법정에서 나라의 법으로 지급하는 세금들과  혼용해서 쓰고 있는 것 아닌가? 별로 인터뷰하고 싶지 않으니까... 딴 데 가서 알아보슈. - 한 말씀만 해주세요.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 계속 그럴 거야? 국민들은 자신들의 성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 신강균 기자  : 딴 데 가서 알아보라고... 코 흘리게까지도 전화를 꼭꼭 눌러서 천원, 이천원씩 모아서 만들어진 게 국민성금인데 그 국민성금을 대하는 저 공무원의 태도, 정말 무성의하군요? ⊙ 전유성  : 무섭네요. 한마디로... 카메라 딱 막고 '계속 그럴 거야'? 그러는데 굉장히 겁나네요. ⊙ 이상호 기자  : 언론들이 그동안 저런 예민한 질문을 던지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겠습니다만 일반 국민이 묻더라도 친절하게 답해야 하는 게 공무원 아니겠습니까? ⊙ 신강균 기자  : 그렇죠. 그나저나 저렇게 해서 거둔 성금 제대로 국민들한테 전달이 되고 있나요? ⊙ 이상호 기자  : 그런데 말이죠. 정말 이런 소중한 성금이 너무도 무성의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하는 실례가 또 있습니다. 노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노경진 기자  : 제 옆에 놓여진 물건들은 전국 재회구호 협회가 수재민들에게 지원한 긴급 구호물품입니다. 이 큰 상자, 즉 1종이 입을 옷과 이불가지들 그리고 옷가지들이 되겠고요. 그리고 이 작은 상자가 2종으로 밥 지어먹을 취사도구가 되겠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수재민들에게 이런 물품들을 지급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실물을 본 건 전 처음인데 전유성씨 보신 적 있습니까? ⊙ 전유성  : 저도 처음인데요. 이렇게 구체적으로 면도기라든가 칫솔, 치약, 이렇게 된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숟가락, 젓가락에 수세미까지 아주 잘 챙겨주신 것 같은데... ⊙ 신강균 기자  : 그런데 이 물건들은 누가 사서 수재민들한테 주는 겁니까? ⊙ 노경진 기자  : 재해구호협회가 국민들이 모아준 성금으로 구입을 해서 수재민들에게 나눠준 겁니다. ⊙ 신강균 기자  : 그렇다면 수재민들한테 들어가는 이 세트가 무슨 문제가 있길래 성금을 무성의하게 썼다고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 거죠? ⊙ 노경진 기자  : 한마디로 더 싸게 구입을 할 수 있는데 비싸게 구입했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습니다. 재해구호협회에서는 열 가지 물건이 들어있는 이 1종 세트를 8만원에 구입을 했다고 하고 있고요. 그리고 2종 세트는 4만원에 구입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 재래시장에 가서 개개 물품법인가격을 확인했는데... - 1900, 이거 저가 모델이거든요. 최고 8천 원 이상은 못 줄 것 같은데요. 이런 것은 못 팔아요. 시장을 돌면서 1종에 들어간 물건의 가격을 하나하나 확인해보니 담요와 속옷 등 9가지는 그리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 운동복의 가격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운동복은 한 세트에 두 벌씩 들어가는데 재해구호협회는 3만 4천 원에 샀다고 합니다. - 오천원 짜리야 이거... 그런데 도매상들은 두 벌에 단 돈 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 신강균 기자  : 운동복 두벌에 단돈 만원만 들이면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재해구호협회가 3만 4천 원에 주고 샀다고요? ⊙ 노경진 기자  : 그렇습니다. ⊙ 전유성 : 그렇게 되면 2만 4천원을 더주고 산 거네요. ⊙ 노경진 기자  : 그런 셈이죠. ⊙ 전유성  : 숟가락은 또 판매할 수 없다고 하네요. ⊙ 신강균 기자  : 이런 숟가락, 도매시장에서는 팔지도 않는 숟가락을 수재민들한테 줬을 때는 따로 주문을 했다 라고 하는 얘긴데 그렇다면 어떤 얘기가 되죠? ⊙ 노경진 기자 : 그러니까 재해구호협회에서는 1종 세트를 8만원에 샀다는 얘긴 데요, 직접 발품을 팔아서 샀다면 5만원 정도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결론이 나는 거죠. ⊙ 신강균 기자  : 노경진 기자가 확인을 해봤더니 이 정도 물건, 열 가지 물건을 사는데는 도매가로 5만원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 라고 하는 얘기네요. ⊙ 전유성  : 그러면 이게 무슨 바가지를 썼든지 아니면 중간에 누가 돈을 떼어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러거든요. ⊙ 신강균 기자  : 재해구호협회에서는 그럼, ⊙ 전유성  : 재해구호협회가 제 발음으로 무슨 재고협회처럼 들려서 무슨 재고를 산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요. ⊙ 신강균 기자  : 재해구호협회는 그럼 이 물건을 어떻게 구입을 했습니까? ⊙ 노경진 기자  : 재해구호협회에서는 구민들이 직접 구입을 한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협동조합에 아예 맡겨서 일임을 해서 그쪽에서 구입을 했다고 합니다. ⊙ 신강균 기자  : 그렇다면 재해구호 협회에서 자기 돈으로 자기 물건을 사기 위해서 했다면 이렇게 사진 않았겠죠? ⊙ 전유성  : 당연하죠. 가서 깎기도 하고 그랬겠죠. 더 달래기도 하고 그랬을  텐데 저도 사실 돈 냈거든요. ⊙ 신강균 기자  : 그러셨어요? ⊙ 전유성  : 예. 방송 진행자들 내라고 그래 가지고 방송 끝내자마자 가서 냈는데 이렇게 쓰여졌다고 하니까 참 화 나네요. ⊙ 신강균 기자  : 수재민들을 돕는 일, 일도 많고 바쁘실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 두 푼씩 모아서 만들어드린 국민의 성금, 쓰시는데 조금 더 신중하셔야될 것 같습니다. ⊙ 이상호 기자  : 성금을 내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는데 궁금증이 풀리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언론이 자신들의 뉴스를 에프터 서비스 할 때까지 저희 뉴스 A/S는 계속될 겁니다. 많은 제보와 또 뉴스에 대한 궁금증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