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2003년 11월 21일, 제2회 방송분 NEWS AFTER SERVICE      <지방 청와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는가?> 80년대 초 국민 위에 군림하던 독재정권은 정부 곳곳에 대통령을 위한 전용시설을 지었다. 부산, 광주, 대구, 그리고 제주 등 전국 6개 도시에 속속 들어선 지방 청와대, 독재권력을 숭배하던 철조망들은 높은 담장과 삼엄한 경비, 오랜 군사정권을 청산하고 문민정부 시대를 연 김영삼 대통령은 지방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언했다. - 이른바 지방 청와대가 지역 주민에게 돌아갑니다. - 지방청와대가 일반에 개방이 돼서, - 지방청와대의 공공 사용에 대해 이쪽 광주시민들도 반기는 표정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환영 속에 잠시 열렸던 지방청와대의 문은 다시 닫히고 각 지역의 도지사와 시장이 대통령 대신 그 자리를 직재했다. 차지했다. 선거 철이면 지방 청와대를 시민에게 되돌리겠다는 공약이 난무했는데, 과연 이 약속들은 지켜졌는지 뉴스 에프터 서비스가 점검해드립니다. 서슬 퍼렇던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사실은 전국의 대통령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이 건물들을 지방의 청와대라고 불렀습니다. 겨우 1년에 단 한번도 쓸까말까한 이 건물을 짓고 또 유지하기 위해서 수백억 원의 돈이 들어갔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은 이 주요시설에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럼 전국의 지방 청와대를 한번 살펴볼까요? 보시는 것처럼 모두 6곳의 지방 청와대가 있었습니다. 축구장 넓이를 기준으로 비교할 때 많게는 두 배에서 세 배까지 되는 엄청난 규모로 지어진 것들입니다. 이중에서 약속대로 민간에 반환된 것은 단 두 개에 불과합니다. 먼저 전주의 지방 청와대입니다. 방송인인 로봇 할리씨가 외국인을 위한 학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0년 동안 겨우 네 번에 걸쳐서 대통령이 묵어갔다고 하는 이 광주의 지방 청와대, 하지만 이 지방 청와대는 이제 곧 시민의 품으로 돌려지게 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 나머지 지방청와대, 대구, 부산, 창원, 제주의 지방 청와대가 바로 문제입니다. 먼저 대구의 지방 청와대는 지금 경상북도지사가 관사로 쓰고 있었습니다. 한 때 문화예술회관으로 쓰였는데요. 도청 안에 있다 이유로 도지사의 관사로 바뀐 것입니다. 관사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요지부동입니다. 이곳은 제주도 지방청와대입니다. 다른 곳과 비슷하게 84년에 지어졌는데요. 가장 오랜 기간인 96년까지 만 12년 동안이나 지방 청와대로 쓰였습니다. 휴양지인 만큼 대통령들의 방문이 잦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우근민 지사 부부가 살고 있는데요. 법규상 민간에 공짜로 넘겨줄 수 없도록 돼 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다음은 경남 창원에 지어진 지방 청와대, 상암동 축구장의 1.5배에 가깝습니다. 이곳 역시 아직 경남도지사 관사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 들어가시면 안 돼요. 하지만 지역 주민단체들의 끈질긴 요구에 밀려서 최근 관사 반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절반에 달하는 46.8%의 시민이 관사 반환을 요구했고 경상남도는 3개월 이내에 관사를 개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김혁규 지사 / 경상남도  : 1월 말 이내로 관사를 비우기 위해서 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확실하게 믿어도 되겠습니까? 그렇죠. 그건 뭐 믿고 안 믿고 저는 그런데 대해서 공인으로서는 명확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 신강균 기자  : 그리고 부산의 지방청와대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하던데...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부산 역시 안상영 시장이 살고 있었는데요. 한번 가 보시겠습니다. 부산 지방 청와대는 대지가 5500평에 달하고 연 건평도 400평이 넘습니다. 상암구장 세 배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아직 반환되지 않은 지방 청와대 가운데 가장 큽니다. 안산영 시장은 지난 해 선거 당시는 물론이고 당선 이후 취임사에서까지 관사 개방을 약속했습니다. 시민들도 이를 크게 반겼습니다. ⊙ 부산시민  : 대지 넓잖아요. 공원 같은 데 좋을 텐데, 마땅한 게 있나, 안 그래도 녹지가 많이 부족하지 않나...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부산시민  : 높은 사람들 속을, 봉황의 뜻을 참새가 어찌 압니까? ⊙ 부산시민  : 선거 때 되면 고개도 숙이고 손을 흔들고 가지만.. - 선거 당선되고 나니까... 다시 되고 나면 다 그렇지 않습니까? 관사는 아직도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 잠깐만 문 좀 열어주세요. 관사 내부를 들여다볼 수조차 없을 정도의 높은 담과 철조망, 부산시장의 관사는 아직도 80년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 계세요? 인근 빌딩에서 내려다보이는 관사는 대단했습니다. 비싼 정원수가 심어진 드넓은 정원에 인공호수까지, ⊙ 박주미 의원 / 부산광역시  : 입구에서부터 본가까지 들어가는 게 한참을 가요. 걸어서 가면 우리 그때 차를 타고 들어갔는데 집 안에서부터 끝까지, 제가 걸어가겠다고 하니까 너무 멀어서 못 걸어간다고 차 타고 가야 된다고. 객실임 아니고 호텔의 연회장처럼 해놨어요. 이 으리으리한 관사에 도대체 몇 명이나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날이 저물자 관사 안에서 단 한 곳에서만 불빛이 새어나옵니다. 이 넓은 집안에 시장과 부인만이 살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오후 외출 길의 시장부인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 부산시장 부인  : 어디서 오셨어요? 왜 그래요? 예산이 나와서 관사가 준비가 돼야 나가는 거고 저희가 여기서 어거지로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고 그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 다음에 예산이 나와서 하면 될 거예요. 괜히...   나갈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시장 사모님의 말대로 정말 나가서 살 때가 없는 겁니까? ⊙ 이상호 기자  :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확인해 보니까 부산시는 모두 세 채의 아파트형 관사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두 채가 현재 비어있는 상황인데요. 전임시장의 경우도 일반 아파트에서 거주를 하면서 시정을 봤습니다. ⊙ 신강균 기자  : 지금 부산시장이 살고 있는 관사의 건평만 해도 400평이 넘는다는데 그렇게 큰 저택, 도무지 상상이 안 가는데요. ⊙ 이상호 기자  : 예, 그래서 저희도 관사 안을 들어가 보려고 시도를 했습니다만 실패를 했습니다. 그래서 어렵사리 설계도를 입수했는데요. 먼저 1층을 보시면 말이죠. 265평이나 됩니다. 일반 호텔에서 볼 수 있는 대연회장이 있고 대식당이 있고 거실 응접실 대기실까지 했습니다. 침실만 해도 하나 둘 셋 네 개가 되죠. 말씀드린 대로 이 집에 사는 식구는 단 두 명입니다. 이 층을 보시겠습니다. 2층은 2층보다 좀 작지만 137평이나 됩니다. 일반 30평이라고 하면 방 세 개에 거실 하나가 달려 있는데요. 이 정도 되는 평수에서 일반인들이 살고 있는 거죠. ⊙ 신강균 기자  : 30평짜리 아파트... ⊙ 이상호 기자  : 그렇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관사를 유지하는데만 경비나 관리인의 월급을 빼고 1년에 1억원 육박하는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산시장은 과연 관사를 반환할 의사는 있는 걸까, - 시장이 되면 나가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 부산시 간부  : 그것도 잘 모르겠다...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행사장으로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그럼 그동안 과연 어떤 행사를 치렀을까 안상영 시장의 취임 이후 지금까지 치른 행사는 모두 여섯 건, 석 달에 한번씩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대부분은 시청 간부들의 모임이나 간담회 정도였습니다. - 실질적인 이용사례가 전무한 실정이네요? - 2002년도는 좀 적었습니다. - 2003년도도 마찬가지잖아요. - 네... 네...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부산시는 지난해 만들어둔 관사개방 추진위원회를 8개월만에 소집해서 처음으로 관사를 구경시켰습니다. 이들은 관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향후 용역을 맡게 됐는데요. 아직 업체 선정조차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 박주미 의원 / 부산광역시  : 몇 천만 원 들어서 용역을 한다라는 것은 안 나오겠다는 얘기보다 더 심한 게 아니냐 라고 했는데 어쨌든 시간 끌기 식의 시간을 1년 동안 버리긴 했죠. 지난해 부산시 관사 시설비로 책정된 예산은 1억 6천만 원, 안산영 시장은 곧 나가겠다는 관사의 커튼을 2200만원을 들여 바꿨는가 하면 천 3백만 원을 들여서 유리온실까지 만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관사를 돌려주겠다 라고 몇 번이나 공언을 했는데 관사반환추진 위원회까지 만들고 또 아주 많은 금액의 용역비까지 교사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네요. ⊙ 이상호 기자  : 말씀하신 것처럼 반환의지가 부족하다 이렇게 밖에 볼 수가 없겠는데요. 앞으로 시장의 자력으로 자의대로 반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뇌물수수 혐의로 현재 구속돼 있는 상태고요. 부산지역 공무원 노조들은 시장의 불신임을 가결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 신강균 기자  : 그렇다면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부산지역 언론들은 계속 감시를 했습니까? ⊙ 이상호 기자  : 언론을 흔히 냄비에 비유하지 않습니까? 끊다가 이내 잦아들고 마는데요. 부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저희 확인결과 부산 MBC와 조선일보, 그리고 부산CBS, 그리고 대한매일 등 4개 언론사는 이미 안 시장의 구속이 사실시되는 시점에서 안 시장을 쫓아서 유럽여행을 공짜로 다녀온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기자들이 부산시장의 외유, 외국방문을 공짜로 쫓아갈 정도라면... ⊙ 이상호 기자  : 물론 취채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여행이죠. ⊙ 신강균 기자  : 전유성씨께서는 저희도 사실은 이번 취재 때 지방에 있는 청와대를 처음 들어가봤거든요. 전유성씨는 지방 청와대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 전유성  : 그 말 자체는 오늘 여기서 처음 들었어요. 전에 청남대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지방 청와대다 하는 얘기는 사실은 여섯 개까지 있다라는 것은 처음 들었고 또 부부가 산다, 두 명이 산다라는 얘기는 깜짝 놀랄 일이고... ⊙ 이상호 기자  : 저희뉴스 A/S는 방금 보신 것처럼 한번 거론된 이야기들은 끝까지 확인 취재하는 코너입니다. 뉴스 A/S를 원하시는 분들은 저희에게 제보를 주시면 저희가 끝까지 확인 취재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