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114회, 탤런트 홍석천씨 인터뷰 기사] 소수자에 대한 언론의 폭력 언론이 사회적인 약자나 소수자들의 성향을 흥미위주로 기사화 함으로서 대중의 욕구에 영합한다면 그것은 언론의 정도를 크게 벗어나는 행동입니다. 3년 전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혔던 탤런트 홍석천씨는 당시에는 말 할 것도 없고 방송 복귀를 선언한 최근까지도 스포츠 신문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들이 겪는 비애, 홍석천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같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석천씨는 지난주 한국언론재단이 기자들에게 인권교육을 하는 현장에 강사로 초빙돼 신문들이 자행하는 인권침해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고 합니다. ⊙ 홍석천 / 탤런트  : 제가 과연 솔직하게 얘기했을 때 기자 분들인데 비슷한 기자 분들인데 과연 제 입장에서 이해를 해주실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이분들은 굉장히 저보다 더 많이 화를 내시고 울분을 터뜨리시더라고요. 홍석천씨는 지난 달 자신이 방송에 복귀했을 때 폭탄선언 운운하면서 자신을 짓밟은 스포츠신문의 폭력에 아직 분을 삭히지 못합니다. - 제가 동성애자라는 게 어느 사회에나 다 있는 사람들인데 그걸 굳이 연예계에 국한해서 알려고 할 필요도 또 사회, 문화, 정치, 종교계 다 있다 그랬더니 그럼 종교계도 있느냐, 내가 아는 사람이 하나가 있어요. 그래서 그 친구하고 나하고는 굉장히 친한 친구다 라고 했더니 어떤 신문기자는 ?홍석천 종교지도자와 사귐?, 이렇게 써놨어요. 전화를 해서 항의를 했더니 제가 그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종교지도자와 사귀었다고... 내가 언제 그렇게 얘기했느냐 그랬더니 친하시다면서요? 친한 친구라면서요.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그래서 그러면 기자 분은 친구들하고 다 사귀나요? 제가 이렇게 얘기했어요. 제가 따졌더니 잘못했다 미안하다 잘못 판단한 것 같다 사과를 그냥 얘기를 하더라고요. 항의하고 사과는 받았지만 또 한번 흥밋거리로 전락한 이미지는 수습할 길이 없었습니다. - 그러나 기사는 이미 다 나갔고 보통 일반 독자들은 저한테 길거리 가면 방송복귀 축하해요. 근데 그게 누구예요? 다 폭탄선언 하셨다면서요? 종교지도자 누구예요? 연예인 동료 분 누구예요? 다 물어봐요. 저는 연예인이면서 또 소수자이기 때문에 또 다른 것 같아요. 제 마음을 아주 갈기갈기 찢어놓은 기사들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법에 호소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사회 분위기는 홍씨를 또 한번 좌절하게 만들었습니다. - 정말 고소를 해서 정정을 받아야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의 인권은 완전히 무시당한 거니까 언론에 많이 피해를 받았던 동료 분들한테 선배 분들한테 조언을 구하면 선배님들은 그러세요. 껄껄하고 그냥 웃어넘겨라, 그런 말들을 때는 더 마음이 아파요. 지난 2000년 동성애자임을 밝힌 이른바 커밍아웃 당시 스포츠 신문이 그에게 사용한 언어폭력을 그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 나한테 확인 없이 ?난 호모다? 이렇게 썼어요. 만약에 그게 ?난 게이다?라고 했으면 내가 덜 화났을 거예요. ?난 호모다?라는 말을 쓰셨더라고요. 난 호모다 이러면 우리 듣는 입장에서는 난 깜둥이야, 이런 것과 똑같거든요. 홍콩의 영화배우 장국영씨가 자살했을 때에도 신문은 그를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 장국영이 올 초에 죽었어요. 저한테 기자 분이 계속 물어보는 거예요. 팬 입장에서 굉장히 슬프다,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내 우상이었는데 그래서 그럼 그것이 홍석천씨의 첫사랑이냐, 그래서 아니다, 무슨 첫사랑이냐, 내가 만난 적이 없는데 제가 우는 슬픈 표정을 만들기 위해서 분위기를 일부러 더 만들어서 그 사진을 찍어서 1면 톱에 실어버린다던가. 사회적 소수자로 홍석천씨는 연예인과 신문의 관계를 단호하게 표현했습니다. - 사실은 이런 인터뷰하는 것도 상당히 저한테 부담이 되는 거지만 쓰레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쓰레기는 늘 썩고 또 냄새를 피우고 그래서 파리가 꼬이고 물론 본인에 대한 좋은 기사도 활동기사들을 많이 써주면 써줄수록 자신의 상품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그 단물을 포기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 입장에서는 그것에 길들여지다 보면 본인들의, 연예인 스스로한테도 대단한 피해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거라는 그런 가능성이 크게 내포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단물만 계속 먹다보면 거기에 중독돼서 나중에 이것이 정말 단물인지 쓴 물인지 잘 모르거든요. 언론은 여성이나 장애인, 그리고 성적 소수자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자 개인의 가치관을 드러낸 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으로서 그들의 존엄이 지켜보도록 감시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일 것입니다. 홍석천씨의 성적 성향에 대해 계속 폭력적인 기사를 써내는 기자들, 조만 간에 큰 코 닥칠지도 모르겠는데요.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