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101회, 2003/6/20 이상호 기자의 디디어 속으로 - 미디어 비평은 지난 주 서울시장의 나팔수로 전락한 서울 교통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교통방송 뿐 아니라 전국 7개 도시에서 방송되고 있는 지역 교통방송의 문제는 한층 더 심각했습니다. 오늘 이상호 기자의 미디어 속으로에서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교통방송의 문제점을 추가로 고발하고 왜 이런 문제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지 그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다봤습니다. 이상호 기자, 지난 주 이 시간에는 저희가 서울시의 교통방송이 서울시의 정책만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고발했는데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 이상호 기자  : 예, 그렇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지속적으로 한 결과 교통방송이 서울시 산하조직이기 때문에 인사라든가 예산문제가 얽혀 있어서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는가 라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취재결과 더구나 방송독립을 가늠하는 편성권까지도 사실상 시장에게 예속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교통방송 TBS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들여다봤습니다. 교통방송 TBS는 서울시 교통계획과가 관리하는 기구로 서울시 산하 사업소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매일 교통방송의 보도, 방송내용을 일일이 모니터해서 시장에게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주 방송이 나가자 교통방송 편성 국장은 반론 차원에서 보도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 이공기 / TBS 편성국장  : 시행과정의 문제점 때문에 학자라든지 주변에 반대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정책 사업자체가 부당한 사업은 아니거든요. 근데 전제 자체가 마치 정책 사업이 부당한 것인데 해서 마치 정책 사업방송이 많이 나가면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논리적 귀결이 그렇게 되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 그는 서울시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장의 나팔수라는 표현이 너무 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습니다. - 취재팀이 입수한 TBS 방송 청취 보고인데 대변인을 통해서 시장한테 일일이 보고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편성의 독립권이 보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저희들이 간섭받고 안 받고 떠나서 서울시 소속으로 있는 한은 그냥 방송이다, 간섭 병약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피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 어떤 대안을 직원들은 가지고 있습니까? - 공사형태로 가지 않으면, 형식에서 자유롭지 않으면 공정성, 간섭 관계없이 계속적으로 이런 논란은 있을 걸로 생각됩니다. 보도의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위상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는데요. 방송의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사실은 최근 청계천 관련 프로그램을 문제삼아 서울시 측이 TBS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인 사건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감사를 받은 해당 PD는 연락을 끓은 상태였는데요. 당시 방송은 서울시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소개한 게 문제가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감사는 물론 조사한 사실 여부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청 조사과 직원  : 교통방송에 보내면서 4명씩이나 보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구요. 우리가 직원들이 4명씩이나 갔다는 걸 내가 모를 수도 있는 것이고, TBS 교통방송의 인사와 예산, 편성권까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이명박 시장을 어렵게 만나볼 수가 있었습니다. - 지금 내부 직원들은 시장께서 전향적으로 ?공사화?를 추진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던데? - 그건 지금 방송에 이야기할 일이 아니지... 그 사람한하고 이야기 할 얘기지. 방송에 이야기 할 게 뭐가 있어.   - 교통방송이 홍보 도구화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글쎄, MBC가 이렇게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 묻는 이유를. 나는 그대로 전혀... 취재결과 서울시는 최근 이른바 방송편성위원회 설치를 위한 조례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것은 TBS의 방송독립 추진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 신강균 기자  : 서울의 교통방송의 문제도 결국 서울시가 공영방송을 마음대로 쓰고 있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지역의 교통방송도 유사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합니다만. ⊙ 이상호 기자  : 예, 그렇습니다. 지역 교통 방송 TBN은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 안전관리공단에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TBN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상위조직, 여기서는 경찰청인데요. 경찰청이 방송을 마음대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복마전이란 말을 실감하게 됐는데요.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지역 교통방송 TBN은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원주, 전주 등 7개 지역에서 방송되는 교통방송 네트워크입니다. 각 지역방송의 주장은 전원이 경찰 간부 출신으로 대부분 퇴직 직후에 본부장으로 부임해온 사람들입니다. ⊙ TBN 관계자  : 퇴직하고 2년 동안 임기가 2년이니까 2년 동안 그냥 여기서 노후관리하고 나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죠. ⊙ TBN ○○ 본부 본부장  : 난 전반적인 건 잘 몰라요. 나는 경찰 하다가 와서 방송 자체도 잘 모르고 몇 달 되지 않아. (인사문제)에 대해 얘기 할 정도가 못 돼요. - 각 지역 본부장님들이 경찰이시더라구요. 다들 모른다던데요? 세월이 좀 지나야 알지... 우리는 관리, 관리하는 사람들이지. 방송이나 언론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이들은 군대식 관리방식으로 방송현업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TBN 관계자  : 모든 방송국의 본부장이 지금 거의 경찰 출신들이구요. 간부, 정보과장이나 이런 사람들 보면 다 경찰 출신이에요. 총무과장이나 총무국장들도 거의 경찰 출신이 거의 많죠. 마인드가 안 맞으니까 불협화음이 있고 우리는 방송을 하고 싶은데 방송 환경은 경찰서, 전혀 방송에 대해서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거예요. TBN의 전체인사를 관장하고 있는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측은 경찰간부의 지휘 통솔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주장합니다. ⊙ 이용상 /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총무이사  : 방송의 기술적인 측면만을 가지고 근무하는 사람은 아니고 행정과 그 관리능력, 직원들에 대한 지휘 통솔, 이런 걸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 지휘관을 한 사람들이 와서 하는데 큰 문제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총무이사 자신 역시 몇 달 전까지 전북 경찰청장을 지낸 경찰 간부 출신입니다. 고위직이 낙하산 인사라면 TBN의 중·하위직은 정치권과 경찰의 정실인사로 멍들고 있습니다. 방송 행정직은 물론 기자나 PD의 선발을 모조리 공채가 아닌 계약직이나 특채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요. 지난 97년 이후 부산, 광주가 한번 공채를 실시한 것을 제외하고는 어느 지역에서도 단 한번 공채가 실시된 적이 없습니다. 이른바 빽과 줄, TBN을 지배하는 법칙이었습니다. ⊙ TBN 관계자  : 당구장 주인하다가 온 사람이 PD로 오질 않나, 또 전혀 방송에 대해 전무했던 어디 무슨 보좌관 했던 사람이 기자를 하고 있고, ⊙ TBN 간부  : 나이 45, 6, 7 이렇게 돼 가지고 방송국에 와서 CD가 뭔지 처음 만져봤다는 사람이 어떻게 PD를 합니까. 한 지역 교통방송의 경우 경찰 간부가 인사담당책임자로 부임하면서 자신의 아들은 물론 조카, 처제 등 친인척 7명을 무더기로 자신이 일하는 교통방송에 취직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속칭 빽과 줄에 의해서 인사가 결정되다 보니 학력 미달자나 비리혐의에 연루됐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 두 번이나 비리사실과 연루가 돼 가지고 그만둔 걸로 알고 있는데 또 다시 TBN에 들어오시게 된 계기는 어떻습니까? - 하지마... 낙하산 인사와 정실인사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본인 역시 학력 조작 의혹을 받았던 공단이사장 박금성씨를 찾았습니다.   - 이사장님 유럽에 출장가셨습니다.   ⊙ 신강균 기자  : 방송은 사람이 만드는 것인데 방송인력을 채용하는 절차가 저렇게 엉망이고 또 인사가 이렇게 제멋대로라면 도대체 교통방송에서는 방송을 어떤 내용을 내보내고 있습니까? ⊙ 이상호 기자  : 방송을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마디로 교통정보를 곁들인 경찰방송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경찰 방송? 교방송이 아니고요? ⊙ 이상호 기자  : 열악한 물론 환경 속에서도 넉넉지 않은 인력으로 열심히 일들은 하고 있지만 현재의 운영 방식으로는 방송 내용 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방송 내용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대구 TBN 6.7  : ...지방 경찰청 18경사 조순형 경사 나와 있습니다. 대구 TBN의 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에서는 한 시간 내내 경찰이 직접 출연해서 교통상담을 벌입니다. 그런가 하면 인천 교통방송의 경우 프라임 타임인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경찰의 활동상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인천 방송은 주요 보직 모두를 경찰출신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 TBN 관계자  : 대부분의 간부들이 경찰인 상황에서 매일 경찰 홍보를 몇 건을 했는지 하루에... 경에 미담이 얼마나 나갔는지를 일일이 다 보고를 해야 되고, 그런 상황에서 경찰청이라든지 지방청장들이 언론 매체들을 이용하고 싶어한다거나 홍보수단으로 사용하고 싶어한다면 얼마든지 악용할 소지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경찰 홍보에 치중한 방송내용은 그러나 법에 규정된 자체 시위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역 TBN마다 명목상에 심의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자기가 직접 심의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한 교통방송이 경찰 홍보방송으로 전락해도 견제할 수 있는 어떠한 장치가 없는 셈입니다. 방송 기술과 운영 시스템의 미숙도 문제인데요. 최근 인천과 전주 TBN에서는 한시간 가까이 방송이 잇따라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이용상 /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총무이사  : 거기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조사해서 조치를 했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경찰이 운영하는 방송, 뭐 경찰이라고 해서 방송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겠습니다만 TBN은 엄연히 지상파 방송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상호 기자  : 예, 그렇습니다. ⊙ 신강균 기자  : 그렇다면 어떤 조직이나 단체도 방송을 사유화해서는 안 될 텐데 말이죠. ⊙ 이상호 기자  : 물론입니다. 방송이 공적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독립적인 공사화가 필요하다, 이런 지적이 TBN에서도 나왔습니다. 사실 이번 서울시 교통 방송은 설립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또 지역 교통방송의 경우는 설립 6년 만에 처음으로 조직 내부의 문제점이 저희 미디어 비평을 통해서 파헤친 셈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취재에 들어가자마자 전국 곳곳에서 교통방송의 내부비리를 고발하는 제보가 빗발쳤습니다. 저희들은 이런 제보 내용들을 철저히 추적해서 그 결과 올바른 대안이 모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도할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신강균 기자  : 이상호 기자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