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명품'이라.. 며칠 전 저희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한 네티즌이 저를 지칭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명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부정적 이미지가 엇갈리며 묘한 느낌을 들었지만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횟수로 9년째.. 나름대로 고집해온 제 기자질에 대한 애교있는 '평가'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다른 한편으로 씁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 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고발기자로서 갖게되는 여러가지 생활의 불편 때문일 것입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아마 가족에 대한 미안함일 것입니다. 새벽 퇴근에 새벽 출근은 물론 철야를 밥먹듯 하는 아빠. 번듯한 옷한벌 제대로 사주지도 못하면서도 이것저것 조심하라고 간섭하는 남편. 사방 감시의 눈이 번득이는데 불편함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아내와 아이들.. 지금껏 참 잘 견뎌주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잘난' 고발기자 생활 이제 좀 그만하라고 성화십니다. 험한 취재일도 그렇지만 남 원한살 일을 하지 않는게 좋다는 거지요. 다른 기자들 처럼 양복입고 근사하게 국회나 어디서 리포트하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이래저래 전 죄인입니다. 피고발자들의 협박이나 항의가 높아질 때면 제 자신 보다 혹시 제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나 없을지.. 괜시리 마음이 갑니다. 그러다 보니, 公私간에 제 가족에 대한 이야기나 사진을 어디에 올리지 않는 것이 몸에 배게 되었지요. 언론인 홈페이지 대상까지 받은 아빠의 이 잘난(?) 홈피 어디에도 그래서 제 아들은 물론 아내의 사진 한장 없는 거지요.   그래서 오늘.. 큰 맘 먹고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고발기자의 가족사진 입니다. 제 아내와 등에 업힌 둘째, 그리고 마지막 놈이 제 첫째 아들이랍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언젠가 이해해줄 날이 있겠지요. 사진 보다 더 까맣게 타들어가던.. 아빠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