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세요? 충격적인 사진 작품이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사진작가 김아타(金我他) 씨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다는 구미 쪽에 더 많이 알려진 작가랍니다. 그제 밤 그를 만나 늦게 까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가 재미있는 생각의 소유자라는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헤어지는 마당에 그의 사진집을 얻었습니다. 집에 도착해 그의 사진집을 펼친 순간 저는 놀랬습니다. 한마디로 파격적이었습니다. 엄청난 힘과 도전정신, 반전에 대한 전략..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었습니다. 사진집을 덮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펼쳐들고 호남대 윤진섭 교수가 적은 김아타論을 읽어보았습니다. 흠... 윤 교수의 평가는 저의 직관이 제시한 판단과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습니다. 김아타의 문제의식과 시도, 그리고 윤 교수의 해석은 제게 다음과 같은 고민거리를 남겼습니다. 이 가을이 가기전 김아타씨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인간자유 획득에 대한 전망을 해체적 문법으로 접근해 구해보고자하는 시도의 유용성은 인정하지만 그 방법 자체가 전망을 던져줄 것이라고 하는 또 다른 기계론적 기대 역시 너무 나이브(naive)한 것은 아닌가? - 김아타가 사회적 억압을 상징하고, 현존으로 부터 '소외(격)' 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오브제로서의 아크릴 박스는 그 자체가 작품 속에 작가가 지나치게 개입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폭력' 장치 아닌가? 좋은 말로 '밑줄 긋기'라고는 할 수도 있지만, 작가와 작품이 독립적으로 조응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정작 작가와 관객 사이의 소격에 실패하고 있다. 다시말해 작품을 작가가 사(私)유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위 질문에 이어, 의도된 상황 설정 그리고 치밀하게 '조작'된 미장센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극단적으로 개입한 모든 조건들이 역시 작가의 작품 사유화로 이어지는 연속적 구조 아닌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아타는 '광기가 없으면 밧줄을 끊고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니코스 카찬키차스의 언명이 규정하듯 처럼 '해체를 통해 진정한 자유'를 찾으려는 우리시대 대가를 이룰 중견임은 분명해 보인다. - 앞서 제기한 고민거리들은 어쩌면 나의 지나친 억지다. 그의 전략을 이해못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타의 작업이 한창이던 90년대, 우리는 데리다의 텍스트 분석이 지향했던 전복적 전략에 이미 동의했던 세대가 아닌가. 조작된 결과물로서의 사진 - 그 사진의 전복을 통한 '저 너머'의 진실 찾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런 아타의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된다. - 나 아닌 너 - 그의 이름 아타(我他)가 지향하 듯 - 우리는 그의 여정이 빚어내는 사진의 성과 만큼, 더 완성된 자유를 희망할 수 있을 것 임을 안다.